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에 불을 질렀다가 경찰에 긴급체포된 20대 남성이 1일 구속됐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지난달 25일 오후 7시40분쯤 여의도순복음교회 5층 복도에 불을 지른 혐의(현존건조물방화)로 긴급체포된 A씨(28)를 이날 구속했다고 밝혔다. A씨는 몰래 교회 5층으로 올라가 복도에 불을 지른 뒤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불은 출동한 구조대에 의해 25분 만에 진화됐지만 A씨가 지른 불로 소방경보기가 작동했고, 건물 안에 있던 교인 450여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빚어지기도 했다.

현장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를 살펴보던 경찰은 A씨가 화재 현장을 지난 후 3분 만에 연기가 피어올랐고, 그가 2시간 전부터 화재 장소를 배회하다가 불이 난 직후 도주한 정황을 포착하고 추적 이틀 만인 27일 오후 4시55분 그를 긴급체포했다.

A씨는 "예배를 보러 갔다가 내부 지리를 몰라 4층에 올라갔을 뿐 불을 지르지 않았다"고 범행을 부인했지만, 경찰 조사에서 A씨는 2013년 이미 여의도순복음교회에 신자등록을 했던 사실을 확인됐다.

경찰은 A씨가 수년 전부터 정신이상 증세를 보였고, 체포 이후에도 줄곧 영어로 진술하는 등 정신이상 증세에 의한 범행 가능성을 두고 수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방화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며 "불을 지른 동기와 방화 방법을 조사 중이다, 현장에서 유증반응이 없어 인화성 물질을 뿌린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