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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관광객의 한국 방문, 무조건 반길 일인가 이성재
  • 기사등록 2017-11-01 12:22:18
  • 수정 2017-11-01 12:3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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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31일, 한중 양국 정부가 양국간에 관계 개선 관련한 협의문을 발표했으며 다음달 10~11일에는 베트남 APEC에서 한중 정상회담을 열기로 합의했다. 일부 언론은 “양국간의 사드문제가 ‘봉인’되고 전략적 동반자시대의 새로운 장이 열렸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사드(THAAD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로 인해 얼어붙었던 한중관계가 급속히 완화되며 중국인의 한국 관광이 재개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중국 최대 온라인 관광티켓 예매 사이트인 씨트립(Ctrip, 携程)에서 사라졌던 한국 관광상품 소개가 다시 회복되는가 하면 중국 항공사들도 그간 중단했던 한국행 노선의 운항을 재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예기치 않았던 사드 사태로 인해 지난해 기준 약 60%의 관광객 감소세를 보이며 풍비박산이 난 관광업계에 이 같은 소식은 그간 지속된 암흑의 터널을 뚫는 한 줄기 빛이자 사막의 오아시스와도 같다.


다만 여기서 한때 관광업계의 큰손인 중국 관광객의 한국 방문을 무조건 반길 일인지를 짚고 넘어가고 싶다.


업계에서는 사드 이후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곳으로 관광 면세점과 숙박업소, 대형식당, 전세버스, 사후면세점, 중국어통역안내사, 그외 유관업체들로 예상하고 있다. 그런데 실제로는 저가 중국 관광객을 보내는 중국의 아웃바운드 여행사, 그리고 모든 체류비를 부담하고 여행객을 받은 한국의 인바운드 여행사인 경우가 많다.


아웃바운드 여행사는 저가로 관광객을 모집하고 인바운드 여행사는 손님을 받고 그에 따른 손실금을 채우기 위해 상상을 초월한 상술을 동원한다고 한다. 한국의 소형여행사나 신생여행사 또는 무자격 가이드에게 모든 체류비를 부담케 하고 추가로 3~4만원의 윗돈을 받고 여행객을 넘긴 후 자체 운영하는 사후면세점과 단체식당, 숙박 등을 이용하게 한다. 이 같은 운영방식으로 해당 여행사는 막대한 이익을 챙긴다.


이 같은 구조 속에서는 손실금을 보존하기 위해 바가지나 다름없는 원가대비 소비가가 높은 상품을 강매할 수 밖에 없으며 제공하는 식사와 숙소 모두 퀄리티와 서비스가 엉망이고 관광은 뒷전으로 밀려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또한 중국 고객 유치를 위해 모든 면세점과 일반쇼핑몰이 과다한 쇼핑수수료를 지불할 수 밖에 없다.


이 같은 저가관광으로 인한 최종 피해자는 대한민국이다. 돈만 벌면 된다는 저가관광 상술에 한국을 방문한 중국 관광객은 한국여행 중 받은 수모와 자존심에 상처만 받고 돌아가고 이는 한국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로 돌아간다.


사실 타이완(台湾)에서는 가이드가 중국 저가관광객들이 쇼핑을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감금하는가 하면 홍콩에서는 쇼핑을 하지 않는 관광객을 폭행해 사망한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 같은 사건 후 여행사 단속이 심해지자 해당 여행사들은 한국을 대안으로 선택했다는 말이 들리기도 한다. 한국 역시 무자격 가이드로 인한 여러 형태의 범죄 발생률이 늘고 있는만큼 안전지대는 아니다.


(사)제주특별자치도 관광통역안내사협회는 다음과 같은 잘못된 관광산업을 염려하고 있다. 중국 관광객을 안내하고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소개하는 자부심을 갖고 있는 우리 회원들은 사드 사태로 인한 중국 관광객 감소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오히려 이를 계기로 한국 관광 패러다임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수 있길 희망하고 있으며 오히려 또 다시 이 같은 사태가 반복되는 것이 국가적 재앙이며 이를 방관하는 정부와 관련 기관은 망국 행위를 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한다.


사드 이전의 중국 관광객은 저가관광, 일명 마이너스 투어(숙박, 차량, 안내, 식사 무료 제공 조건) 중심에서 개별관광객이 꾸준한 증가 추세를 보여왔다. 관련 부문의 통계에 따르면 이들은 단체관광객(저가관광)의 절반 수준인 연간 400만명을 넘어섰다.


저가 여행사는 결코 이 같은 상황을 놔두지 않았다. 저가항공 발권, 저가숙박 제공 등의 편법을 이용해 개별관광객마저 저가관광객으로 전락시켰다.


여행은 열심히 최선을 다해 살아온 자기 인생의 보상이며 여행을 통해 자연의 아름다움을 감상하는만큼 감동과 힐링이 있어야 한다. 감동과 힐링이 있어야만 양국민간의 문화적 이해와 함께 신뢰가 쌓이며 진정한 우호가 생겨나고 이를 기반으로 한류가 지속되고 수출이 늘어날 수 있다.


하지만 저가관광이 또 다시 판치게 된다면 한국의 이미지는 계속해서 실추될 수 밖에 없고 이는 양국민간의 감정 악화로 이어져 한류가 외면받게 될지도 모른다. 저가관광으로 늘어난 여행객 숫자를 관광산업 발전으로 착각한다면 이는 사막의 신기루를 보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래프 상승은 있어도 국격은 추락하고 이로 인한 한국경제의 발전과 미래는 더 큰 손해를 입게 될 것이다.


현재의 저가관광은 주범인 한국교포 중국인이 운영하는 한국 내 인바운드 여행사가 만든 저급한 상술에 불과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광산업에 이바지한 공로가 크다며 상까지 줬다고 하는 현실은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 또한 저가여행사 중 일부는 중국교포들도 있지만 굴지의 여행사도 어쩔 수 없다는 현실을 내세워 저가관광에 동참하고 있다는 것도 가슴 아픈 현실이다.


우리 정부는 더 이상 저가관광을 방관해서는 안 된다. 저가관광은 결과적으로 엄청난 국익 손실을 초래하는 매국행위나 다를 바 없으며 양국민의 신뢰와 우호관계 증진이 이뤄져야만 양국 경제 발전의 지속성을 담보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한국을 싸구려 저가 여행국가로 만들고 국민간 신뢰와 국격을 떨어뜨리며 국가경제를 망치는 ‘매국노’ 여행사를 발본색원해 더 이상 발 붙일 수 없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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