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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 경고에 '수뇌부 싸움' 사과한 경찰 - 수사권 조정 앞두고 최후통첩 - 이 청장·강 교장 "깊이 반성" - 경찰들 "유례없는 일… 창피하다" 윤영천
  • 기사등록 2017-08-14 09:5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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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13일 열린 경찰 지휘부 화상회의에서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왼쪽 세 번째)과 이철성 경찰청장(왼쪽 두 번째), 강인철 중앙경찰학교장(오른쪽 끝) 등 지휘부가 `경찰 SNS 문구 삭제지시` 의혹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국민 여러분 죄송합니다. 차렷, 국민께 대하여 경례."


13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9층 무궁화 회의장.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구령을 부쳤다. 경찰 제복을 입은 5명이 취재진 카메라 앞에 고개를 숙였다. 이철성 경찰청장(치안총감)과 강인철 중앙경찰학교장(전 광주지방경찰청장·치안감)·박진우 경찰차장·김정훈 서울청장·이주민 인천청장(이상 치안정감) 등 경찰 최고 수뇌부들이었다.


김 장관은 이날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9층 무궁화회의실에서 열린 전국 경찰 지휘부 화상회의에 전격 참석해 “경찰에 대한 질타로 국민 여론이 들끓고 있다”며 경찰 지휘부를 질책하면서 모두발언을 시작했다. 이어 “오늘 이후 이번 일의 당사자들은 일체의 자기주장이나 상대에 대한 비방·반론 등을 중지해 달라”고 밝혔다. 행안부 장관이 외청 기구인 경찰청 내부 갈등 해결에 직접 나선 건 이례적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전례 없는 일을 보게 됐다. 너무 창피한 마음"이라고 했다.


최근 강 학교장은 지난해 11월 광주지방경찰청장으로 근무할 당시 이 청장이 광주를 ‘민주화의 성지’로 표현한 광주경찰청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폄훼하고 삭제를 요청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청장이 전화 통화 사실 자체를 부인하면서 진실 공방으로 번져 논란이 됐다. 


김 장관은 모두발언을 마친 뒤 이 청장과 강 학교장에게 발언 기회를 줬다. 이 청장은 “이번 일을 자성의 계기로 삼아 성숙하고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한 뒤 일어서서 90도로 고개를 숙였다. 강 학교장은 “다시 한 번 우리 경찰이 국민의 우려를 사는 일이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강 학교장이 고개를 숙이지 않자 김 장관은 “국민들 앞에 사과하라”고 요청했고 강 학교장은 일어나 고개를 숙였다. 


김 장관은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경찰이 거듭나는 걸 전제로 경찰에 다시 한 번 기회를 달라”며 경찰 조직을 끌어안는 모습을 보였다. 대국민 사과문 발표 후 김 장관을 비롯해 이 청장, 강 학교장 등 경찰 지휘부 5명은 다시 고개를 숙여 국민에게 사과했다.


최근 불거진 이 청장 경질설은 김 장관의 방문을 계기로 일단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 장관은 경찰청을 떠나며 ‘이날 방문을 현 지휘부에 대한 재신임으로 해석해도 되느냐’는 질문에 “결국 국민들에게 달린 것이다. 최소한 경찰이 더 이상 흔들리게 해서는 안 되겠다는 절박감 때문에 온 거니까 그렇게 받아들여 달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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