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21 통신=최세영 ]
사진제공=손덕화
잔설이 채 녹기도 전, 남녘에서 들려오는 꽃소식에 상춘객들의 마음은 벌써 양산 원동으로 향하고 있다. 경남 양산시 원동면 일대는 해마다 3월이면 낙동강 변을 따라 피어나는 하얀 매화와 들녘의 싱그러운 미나리 향이 어우러져, 오감을 자극하는 봄의 성지로 변모한다.
원동 매화는 단순히 아름다운 경치를 넘어, 지역의 역사와 궤를 같이한다. 낙동강 유역의 온화한 기후와 풍부한 일조량 덕분에 원동은 예부터 매화나무가 자라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특히 영남대로의 주요 길목이었던 이곳은 과거 선비들이 한양길에 오르며 시 한 수를 읊던 운치 있는 장소로도 유명하다.
사진제공=손덕화
무엇보다 원동 매화를 전국적인 명물로 만든 것은 ‘기찻길과 강, 그리고 꽃’의 조화다. 원동역을 중심으로 구불구불 이어지는 철길을 따라 핀 매화는 낙동강의 은빛 물결과 어우러져 장관을 이룬다. 일제강점기 시절부터 식재된 노거수들이 포함된 매화 단지는 세월의 깊이를 더하며, 매년 수많은 관광객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한다. 특히 순매원 일대의 정취는 사진작가들 사이에서도 최고의 출사지로 꼽힐 만큼 그 역사적·경관적 가치가 높게 평가받고 있다.
매화 향기에 취했다면 다음은 입안 가득 봄을 만끽할 차례다. 원동의 또 다른 주인공은 바로 ‘미나리’다. 원동 미나리는 배내골에서 내려오는 맑은 지하수와 깨끗한 토양에서 재배되어 특유의 아삭한 식감과 진한 향이 일품이다.
동의보감에서도 미나리는 ‘갈증을 풀고 머리를 맑게 하며, 술 마신 뒤의 열독을 제거한다’고 기록되어 있을 만큼 탁월한 효능을 자랑한다. 원동 미나리는 크게 세 가지 효능으로 요약된다.
첫째는 강력한 해독 작용이다. 체내에 쌓인 중금속과 독소를 배출하는 데 탁월하며, 간 기능을 활성화해 피로 회복과 숙취 해소에 도움을 준다. 둘째는 혈관 건강 개선이다. 풍부한 식이섬유와 칼륨 성분이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체내 나트륨 배출을 도와 고혈압 등 성인병 예방에 효과적이다. 셋째는 면역력 강화다. 비타민 A, B, C가 골고루 함유되어 있어 환절기 면역력을 높여주고 노화 방지에도 기여한다.
원동 여행의 백미는 식도락에 있다. 이곳에서는 갓 수확한 미나리를 불판 위에 삼겹살과 함께 구워 먹는 것이 통과의례처럼 여겨진다. 삼겹살의 고소한 기름과 미나리의 향긋함이 만난 ‘미나리 삼겹살’은 원동을 찾는 이들이 반드시 맛봐야 할 별미로 자리 잡았다.
양산시 관계자는 “원동은 매화의 역사적 정취와 미나리의 건강함이 공존하는 특별한 곳”이라며, “차가운 겨울을 이겨내고 돋아난 미나리처럼, 많은 시민이 원동의 싱그러운 봄기운을 통해 일상의 활력을 되찾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꽃으로 눈을 즐겁게 하고, 미나리로 몸을 맑게 하는 양산 원동. 이번 주말, 기차 소리와 꽃향기가 가득한 원동에서 가장 먼저 봄의 시작을 맞이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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