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네이버 db
[뉴스21 통신=추현욱 ] 미국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 주가가 단기 조정을 보인 가운데, 시장의 관심은 차세대 AI 칩 ‘베라 루빈(VeraRubin)’을 중심으로 한 메모리 공급망 경쟁으로 옮겨가고 있다.
차세대 칩에 탑재될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를 둘러싸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간 주도권 경쟁이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6일(현지시간) 미국 증시에서 엔비디아는 전 거래일 대비 3%가량 하락한 177달러대에서 거래를 마쳤다. 장중 182달러선까지 올랐다가 오후 들어 낙폭을 키우는 흐름을 보였지만, 시가총액은 여전히 약 4조달러 수준을 유지하며 AI 반도체 시장의 핵심 기업으로서 영향력을 이어갔다. 시장에서는 단기적인 주가 변동과 별개로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칩 전략이 글로벌 반도체 산업 전반에 미칠 파급력에 주목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기존 AI 가속기 ‘호퍼(Hopper)’ 아키텍처 기반의 H200 칩 일부 생산을 줄이고, 차세대 아키텍처인 ‘베라 루빈’ 기반 제품 준비에 생산능력을 배분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미국 정부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 승인 절차가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H200 출하가 지연된 것이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콜렛 크레스 엔비디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달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미국 정부가 일부 H200 제품의 수출을 승인했지만 아직 관련 매출이 발생하지 않았다”며 “추가 승인 여부도 불확실하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현재 약 25만개 수준의 H200 칩이 생산된 뒤 재고로 쌓여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엔비디아가 차세대 제품에 무게를 두면서 메모리 업계의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H200에는 5세대 HBM3E가 탑재되지만, 차세대 베라 루빈 칩에는 6세대 HBM4가 적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글로벌 HBM 시장을 이끄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간 공급 경쟁이 새로운 분수령을 맞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HBM4 시장 점유율은 SK하이닉스가 54%, 삼성전자가 28%, 마이크론이 18% 수준으로 전망된다. 다만 마이크론의 기술 성능이 상대적으로 뒤처진 것으로 알려지면서 초기 물량 상당 부분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배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엔비디아향 HBM4 물량의 최대 70%가 SK하이닉스에 돌아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HBM3E에서의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차세대 제품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1c 나노급 D램 기반 HBM4 양산 준비를 진행하며 ‘세계 최초 양산’ 타이틀 확보에 나선 상태다. 메모리와 파운드리 공정을 동시에 보유한 강점을 활용해 로직 다이 제작부터 패키징까지 일괄 제공하는 ‘턴키(Turn-key)’ 전략도 강조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역시 HBM4 개발을 완료하고 주요 고객사에 샘플을 공급하며 주도권 수성에 나섰다. 현재 엔비디아 차세대 칩 적용을 위한 최종 검증 단계가 진행 중이며, 연내 양산이 예상된다. 특히 TSMC와 협력해 루빈 아키텍처에 최적화된 맞춤형 HBM4 개발을 추진하며 기존 공급 우위를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오는 16일부터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에서 열리는 ‘엔비디아 GTC 2026’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직접 참석할 예정이어서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 회장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차세대 HBM 공급 전략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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