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21 통신=최세영 ]
사진제공=울산광역시
울산박물관은 학술총서 제16집 ‘조선시대 재산 상속 기록, 분재기–가족의 화목을 바라다’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분재기(分財記)’란 조선시대 재산을 상속하는 사람이 생전에 토지, 가옥, 노비 등의 재산을 자손에게 나눠주며 기록한 문서를 말한다. 조선시대 사회 경제사뿐만 아니라 조선시대 울산지역 양반 가문의 재산 규모와 경영 방법, 상속 관행 등을 생생히 알 수 있는 귀중한 자료이다.
이번 학술총서에는 학성이씨 월진파, 학성이씨 현령공파, 아산장씨 성재공파 등 조선시대 울산지역을 대표하는 가문들의 분재기를 번역, 해제하고 사진, 연구논문을 수록해 조선시대 분재기의 이해를 높이고자 했다.
울산박물관은 학술총서를 관내 박물관 및 도서관을 비롯해 전국 주요 기관에 배포했다.
울산박물관 관계자는 “분재기에는 기록을 남긴 이가 남은 가족들이 혹여나 재산으로 다투지 않을까 하는 염려와 당부가 담겨 있다”라며 “이번 학술총서를 통해 조선시대 분재기에 담긴 가족의 화목을 바라는 마음이 잘 전달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한편 울산박물관은 지난 2011년 개관 이래 지속적으로 울산의 역사와 문화를 연구하고 시민들에게 그 성과를 알리고자 울산 관련 고문서를 번역, 해제, 연구해 학술총서를 다수 발간해 왔다. ‘부북일기’(울산시 유형문화유산), ‘울산부선생안’(울산시 유형문화유산), ‘학성이씨 현령공파 기증 고문서’, ‘울산 보부상단 문헌자료’(울산시 민속문화유산), ‘언양현감 윤병관의 만인산’(울산시 민속문화유산), ‘죽오 이근오 일기’(울산시 문화유산자료), ‘북유기와 양계조회’(울산시 유형문화유산), ‘향리문견록’을 발간해 조선시대 울산 지역사 연구자료를 꾸준히 발굴, 제공하고 있다.
<1669년 이천기 처 흥려박씨의 별급 분재기> 번역문
강희 8년 기유(1669) 6월 28일 손자 시적時績에게 별급別給하는 명문明文
이 명문은 별급하는 것이다. 아, 사람이 이 세상을 살아감에 어찌 외로이 죽는 일이 없으랴마는, 이 사라지지 않는 아픔은 오직 나만 그러한 듯하다. 불행하게도 서너 해 사이에 네 할아버지와 아버지를 포함해 네 부자父子의 상喪을 당하는 참혹한 화를 당하고 보니 마치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갈라지는 듯하여 그저 죽고만 싶었는데, 그러지 못하고 오늘에 □하였다. 내가 믿는 바는 다만 너뿐이다. 강보襁褓에 싸여있을 때부터 너를 기른 정이 깊고 무거우니 어찌 우연이겠느냐. 내 나이가 70에 가까워지고 병마저 몸을 감싸고 있으니 이 세상을 떠날 날이 아침 아니면 저녁이구나. 애오라지 사소한 전답과 노비로 내가 깊이 사랑하는 정을 표한다. 또 네가 입신양명하여 앞사람의 뜻을 어그러뜨리지 않기를 바라니, 그렇게만 된다면 나는 죽어도 눈을 감을 수 있을 것이다. 영원히 이 말을 생각하여 모름지기 담장을 마주한 듯 아무것도 모르는 부끄러움이 없게 할 것이며, 받은 토지와 노비는 길이 부리고 갈아먹도록 하거라. 혹시 다른 자손 중에 다투는 자가 있거든 이 명문을 가지고 관아에 고하여 바로잡도록 하거라.
원재주元財主 : 죽은 봉직랑奉直郎 이천기李天機의 처妻 박씨朴氏 [인장]
증인證人 : 가옹家翁 친동생 유학幼學 이천주李天柱 [수결]
필집筆執 : 친오라비 절충장군折衝將軍 전행대구진영장前行大丘鎭營將 박취문朴就文 [수결]
다음[後]
계집종 보희寶姬의 1소생 계집종 옥랑玉娘, 9세, 신축생.
범서凡西 하말원下末員에 있는, 계집종 난개難介가 짓는 개답介畓 9경 7두락지.
남면南面 임랑포원臨浪浦員에 있는, 황계량黃戒良에게 사들인 답畓 3경 7두락지.
남일동南一同 마단麻丹 못 동쪽에 있는 전田 피모皮牟 54두락지 중 북쪽 27두락지.
끝[印]
1) 이시적李時績 : 재주財主 박씨朴氏의 손자로는 시강時綱, 시찬時纘, 시진時縉 등이 있었는데(학성이씨세보(1938)와 기탁278 참조), 시적時績은 보이지 않는다. 위 세 명 중 누군가의 다른 이름인 듯하다.
2) 박씨朴氏 : 1605~1672. 본관 흥려興麗. 자헌대부 지중추부사 박계숙朴繼叔의 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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