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겨울밤의 청계천은 언제나 특별하다. 그러나 2025년 겨울, 청계천은 그 어느 해보다도 찬란한 빛으로 시민과 관광객을 맞이하고 있다. '2025 서울빛초롱축제(Seoul Lantern Festival)'는 단순한 야간 행사를 넘어, 서울이라는 도시가 품고 있는 역사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하나의 이야기로 엮어내는 거대한 문화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이번 축제는 청계천 일대를 중심으로 펼쳐지며, 물 위와 물가, 그리고 도심의 빌딩 숲 사이사이에 설치된 수백 점의 빛 조형물들이 겨울밤을 환상적인 예술 공간으로 바꾸어 놓았다. 차가운 공기 속에서도 청계천 산책로는 발 디딜 틈 없이 붐볐고, 사람들의 얼굴에는 자연스럽게 미소가 번졌다.
일상의 기억을 빛으로 되살리다
청계천 위에 떠 있는 등(燈) 작품들은 단순한 조형물이 아니다. 그 안에는 한국인의 삶과 기억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전봇대를 세우는 노동자, 마루에 둘러앉아 TV를 보던 가족, 골목에서 놀던 아이들, 자전거를 타고 달리던 청춘의 모습까지. 한 장면 한 장면이 마치 오래된 사진첩을 넘기는 듯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특히 물 위에 설치된 생활사 테마의 등 작품들은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잔잔히 흐르는 물결 위로 반사되는 따뜻한 빛은 과거의 기억을 현재로 불러오고, 세대와 세대를 잇는 공감의 다리가 된다. 아이들은 신기한 눈빛으로 등을 바라보고, 어른들은 저마다의 추억을 떠올리며한참을 그 자리에 머문다.
세계와 만나는 서울의 빛
이번 서울빛초롱축제의 또 다른 특징은 '세계와의 연결'이다. 청계천 한복판에는 자유의 여신상을 형상화한 대형 등 작품이 설치되어 글로벌 도시 서울의 위상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주변 고층 빌딩과 어우러진 이 작품은 마치 서울이 세계 도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음을 선언하는 듯하다.

또한 네온 아트 형식으로 표현된 미래 도시 서울의 모습은 젊은 세대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화려한 색감과 역동적인 선으로 표현된 이 공간에서는 사진 촬영이 끊이지 않는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하나의 축제 공간 안에서 자연스럽게 공존하고 있는 것이다.
시민이 주인공이 되는 축제
서울빛초롱축제의 진정한 주인공은 작품이 아니라 사람이다. 연인과 손을 잡고 걷는 시민, 아이의 손을 꼭 쥔 부모, 친구들과 웃으며 사진을 찍는 청년들까지. 청계천 산책로는 단순한 관람 동선을 넘어, 사람들이 서로의 온기를 느끼는 소통의 공간이 된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들의 모습도 눈에 띈다. 서울의 겨울밤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 빛 축제는 언어와 문화를 초월해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세계적인 콘텐츠로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빛으로 남는 도시의 얼굴
'2025 서울빛초롱축제'는 화려함만을 앞세운 이벤트가 아니다. 이 축제는 서울이라는 도시가 걸어온 시간과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빛'이라는 매개로 풀어낸 하나의 서사시다. 청계천의 물길을 따라 이어지는 등불은 과거의 기억을 비추고, 현재의 삶을 위로하며, 미래에 대한 희망을 조용히 전한다.
겨울밤, 차가운 바람 속에서도 사람들의 발걸음이 멈추지 않는 이유는 분명하다.
이곳에는 단순한 볼거리를 넘어, 함께 공감하고 나누는 따뜻한 이야기가 있기 때문이다.
서울의 밤을 밝히는 수많은 등불처럼, 이 축제는 오래도록 시민들의 기억 속에 빛으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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