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동두천서 '실버 디지털 생존권'을 외치다...임상오 도의원 입법 토론회 개최
  • 서민철 사회부장
  • 등록 2025-12-02 21:43:05
  • 수정 2025-12-03 11:27:15

기사수정
  • -예산 없는 조례는 껍데기
  • -노노(老老)케어 도입하고 예산 편성 의무화해야


(동두천=서민철 기자) "키오스크 교육을 받아도 막상 뒤에 사람이 서 있으면 무서워서 못 합니다. 단순한 교육을 넘어 어르신들의 자존감을 지키는 '관계'의 문제입니다."

 

2일 오후 2시, 동두천시 평생학습관에서 열린 ‘경기도 실버 세대 디지털 활용 지원 조례 제정을 위한 입법 정책 토론회’에서는 현장의 절박한 목소리가 쏟아졌다. 임상오 경기도의회 안전행정위원장이 좌장을 맡은 이날 토론회는 이미 초고령 사회(노인 인구 25.86%)에 진입한 동두천의 현실을 반영하듯 뜨거운 열기 속에 진행됐다.


 

◇ "디지털 소외는 곧 사회적 고립... 기술보다 '사람'이 먼저" 

정병걸 동양대 교수는 "디지털 기기를 못 다루는 것은 단순히 불편한 게 아니라, 사람과의 관계가 끊어지는 '사회적 고립'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어르신들이 디지털 기기를 싫어하는 게 아니라, 사용하면서 느끼는 무력감 때문에 자존감이 떨어지는 것이 문제"라며, 기술 숙달보다는 디지털을 매개로 한 사회적 관계 회복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 "한 번 배우면 잊어버려... 해법은 '노노(老老)케어'" 

경기도 AI융합산업팀 원준석 팀장은 반복 학습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노노케어'를 해법으로 제시했다. 원 팀장은 "어르신들은 돌아서면 잊어버리기 때문에 지속적인 교육이 필수"라며 "5060 신중년이 7080 어르신을 가르치는 방식은 정서적 공감대가 형성돼 교육 효과가 훨씬 높다"고 설명했다. 또한 최근 급증하는 AI 음성 위조 보이스피싱 범죄 예방을 위해서라도 디지털 교육은 생존의 문제라고 덧붙였다.

 

◇ "예산 없는 조례는 무용지물... 의무 조항 넣어야" 

현장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양혜란 동두천시 사회복지과장은 "동두천시 전체 예산의 19%가 노인복지 예산이지만, 대부분 기초연금 등 의무지출이라 디지털 교육에 쓸 돈이 없다"고 털어놨다. 양 과장은 "조례에 '예산의 몇 퍼센트는 반드시 디지털 교육에 써야 한다'는 식의 강제성 있는 의무 조항이 없다면, 결국 '돈 없다'는 이유로 흐지부지될 것"이라며 실효성 있는 입법을 강력히 촉구했다.

 

민경연 동두천시 노인복지관장 역시 "현재 노인복지법에 편의 제공 의무가 있지만 처벌 조항이 없어 지켜지지 않는다"며 "복지관에 교육 의무만 지우지 말고, 강사비와 최신 기기 구입비 등 실질적인 예산 지원이 법적으로 보장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상오 위원장은 "오늘 나온 '노노케어 시스템 제도화'와 '예산 의무 편성' 등의 의견을 조례안에 적극 반영해, 경기도 어르신들이 디지털 세상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챙기겠다"고 밝혔다.

 

임 위원장은 단순히 회의를 진행하는 데 그치지 않고, 동두천의 높은 노인 인구 비율(25.86%)을 언급하며 지역 맞춤형 정책의 필요성을 강력히 역설했다.

 

임 위원장은 "이제 디지털 기기 활용 능력은 단순한 편의가 아니라, 어르신들의 자존감이자 생존권과 직결된 문제"라고 규정했다. 특히 현장에서 제기된 "예산이 수반되지 않은 조례는 무용지물"이라는 지적에 대해, 임 위원장은 "단순 선언에 그치지 않고 예산 편성 의무화 등 실효성 있는 조항을 조례에 담아 경기도 차원의 확실한 지원을 이끌어내겠다"고 약속해 청중의 큰 호응을 얻었다.

 

TAG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가장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제천문화원, 내부 제보로 ‘보조금 부당 집행·직장 내 괴롭힘’ 의혹 폭발… 제천시는 민원 취하만 기다렸나 충북 제천문화원이 보조금 부당 집행·근무 불성실·직장 내 괴롭힘 의혹에 휩싸였다. 내부 기간제 근로자인 A 씨가 국민신문고를 통해 구체적 정황을 제출하며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했지만, 제천시가 이를 성의 없는 조사와 민원 취하 종용으로 무마하려 했다는 비판이 거세다.A 씨는 신고서에서 문화원 내부에서 ▲ 각종 사업 보...
  2. 중부소방서·드론전문의용소방대·CPR전문의용소방대·태화파출소 [뉴스21 통신=최세영 ]▲ 사진제공=중부소방서 드론전문의용소방대울산중부소방서 구조대와 드론전문의용소방대, CPR전문의용소방대, 태화파출소는 12월 13일(토)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까지 태화연 호수공원 일대에서 겨울철 생활안전 및 화재예방 강화를 위한 합동 안전 캠페인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이번 캠페인은 동절기 산불 위험 증...
  3. “We Serve” 실천 60년…울산라이온스클럽이 미래 100년을 향하다 [뉴스21 통신=최세영 ]▲ 사진제공=울산라이온스클럽2025년 12월 11일(목) 오후 6시 30분, 울산 보람컨벤션 3층에서 울산라이온스클럽 창립 60주년 기념식이 성대하게 개최됐다. 이번 행사에는 지역사회 인사뿐 아니라 울산 무궁화라이온스클럽을 포함한 30개 라이온스클럽의 회장단과 라이온들이 참석해 울산라이온스클럽의 60년 역사를 함께 축...
  4. [신간소개]악마의 코드넘버 새디즘 신은 나를 버렸으나, 나는 12미터의 종이 위에 나만의 신을 창조했다." 18세기 가장 위험한 작가, 마르키 드 사드의 충격적 실화 바탕 팩션! '사디즘(Sadism)'이라는 단어의 기원이 된 남자, 마르키 드 사드 백작. 그는 왜 평생을 감옥에 갇혀야 했으며, 잉크가 마르자 자신의 피를 뽑아 글을 써야만 했을까? 전작 《지명의 숨겨진 코드》...
  5. “염화칼슘에 가로수가 죽어간다”… 제천시,친환경 제설제 782톤’ 긴급 추가 확보 충북 제천시가 겨울철마다 반복돼 온 염화칼슘 과다 살포로 인한 도심 가로수 피해 논란 속에, 뒤늦게 친환경 제설제 782t을 추가 확보했다.환경 단체와 시의회의 강한 문제 제기가 이어지자, 시가 올해 겨울철 제설 정책을 전면 수정한 것이다.지난 9월 19일 열린 ‘제설제 과다 살포에 따른 가로수 피해 실태 간담회’에서는 “인도 ...
  6.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익산시지회, 청소년 주거안전 지킴이로 나서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익산시지회(지회장 김남철)가 지역 청소년의 주거 안전을 위한 공익 활동에 적극 나서며 지역사회에 모범적인 사회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익산시지회는 사회 진출을 앞둔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부동산 기초 이해 및 전세사기 예방교육을 실시했다. 이번 교육은 대학 진학, 자취, 독립 등으로 처음 주거 계...
  7. 철도노조 총파업…"출근시간 전철 운행률 90%" 비상대책 [뉴스21 통신=추현욱 ]  전국철도노동조합이 임금교섭 결렬에 따라 11일 오전 9시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밝히면서 정부와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즉각 비상수송대책을 가동했다. 철도노조는 성과급 정상화, 고속철도 통합, 안전대책 마련을 핵심 요구로 제시했다.국토교통부는 10일 비상수송대책 점검회의를 열고 파업 종료 ...
역사왜곡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