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대법 “이웃집 앞에 짐 쌓아 출입 못하게 한 것도 감금죄”
  • 추현욱
  • 등록 2025-11-18 12:54:41

기사수정
  • 이웃집에 앙심 품고 물건 쌓은 70대, 벌금 30만원 확정

대법원 전경(사진=네이버db 갈무리)


[뉴스21 통신=추현욱 ]이웃집 현관 앞에 물건을 빽빽하게 쌓아 드나들기 어렵게 만든 것도 ‘감금’으로 볼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감금 혐의로 기소된 A(70)씨에게 최근 벌금 3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8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4월 서울 관악구의 한 다세대 주택에서 이웃 주민인 피해자(78) 집 현관문 앞에 책장과 테이블, 합판, 화분, 건조대 등을 적치해 출입을 못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평소에도 공용 공간인 공동대문 앞에 물건들을 쌓아두는 문제로 피해자와 오랫동안 다퉈왔는데, 피해자가 ‘통행에 불편을 준다’는 민원을 제기하자 앙심을 품고 현관 앞에 무거운 물건을 갖다 쌓아놓은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는 이후 유리판 등 물건들을 밟고 넘어가 외출했다가 저녁에 귀가할 때는 어두운 상황에서 건조대를 잡다 넘어져 정신을 잃었다고 경찰과 법정에서 진술했다. 정신을 차리고 집에 들어갔다가, 바람을 쐬러 다시 나오려고 했지만 문앞 짐 때문에 포기했다고 한다.

1심 재판부는 피해자가 실제 외출했다가 귀가할 수 있었다는 점을 들어 A씨의 감금죄를 무죄로 판단했다. 피해자가 넘어진 것도 ‘나가려다’가 아닌 ‘들어오려다’ 일어난 일이라며 “출입이 다소 곤란해진 사실은 인정되지만 불가능하거나 심히 곤란한 수준까지 이르렀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고령의 피해자가 상당한 위험을 감수해야만 주거지 출입이 가능했다”며 유죄로 뒤집었다. 무거운 물건들이 피해자 키 높이로 촘촘하게 쌓여있었고 피해자가 집을 나갈 때도 유리판과 창틀을 잡고 올라갔다가 비닐봉투를 밟아 미끄러질 뻔한 점 등을 근거로 “미필적이나마 감금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했다.

A씨 측이 형이 무겁다며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원심 판결에 감금죄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고, 벌금형이 무겁다는 주장은 상고 이유가 될 수 없다”며 원심의 형을 그대로 확정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감금죄는 사람이 특정한 구역에서 나가는 것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심히 곤란하게 하는 죄로, 그 행동의 자유를 박탈하는 것이 반드시 전면적이어야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대법원 판례의 법리”라고 설명했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가장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제천 제일장례예식장, ‘지목 전(田)’에 수년간 불법 아스팔트… 제천시는 뒤늦은 원상복구 명령 충북 제천시 천남동에 있는 제일 장례예식장이 지목이 ‘전(田)’인 토지에 십수 년 동안 무단으로 아스팔트 포장하고 주차장으로 운영해 온 사실이 드러났다. 명백한 불법 행위가 십수 년 동안 방치된 가운데, 제천시는 최근에서야 현장 확인 후 원상복구 명령을 내렸다.문제의 부지(천남동 471-31 등)는 농지 지목인 ‘전’으로, ...
  2. [단독]"6년간 23억 벌었는데 통장은 '텅텅'?"... 쇠소깍협동조합의 수상한 회계 미스터리 [제주 서귀포=서민철 기자] 제주 서귀포시의 명소인 쇠소깍 수상 레저 사업이 수십억 원대 '수익금 불투명 집행 의혹'에 휩싸였다. 2018년 행정 당국의 중재로 마을회와 개인사업자가 결합한 '하효쇠소깍협동조합'이 매년 막대한 수익을 내고도, 회계 장부상 돈이 쌓이지 않는 기형적인 운영을 이어온 것으로 드러났다. ◇ 23억 ...
  3. 강동구 '법무부 청소년범죄예방' 단체 장학금 수여 및 송년회 개최 지난 11월24일(월) 지하철 5호선 굽은다리역에 위치한 [만나하우스]에는 행복한 웃음이 넙쳤다. 바로 강동의 명품단체 법무부 소속 ‘청소년범죄예방 강동지회(회장 이석재)’ 위원들이 청소년들에게 장학금 수여 및 송년회를 위해 하나 둘씩 모여 웃음꽃을 활짝 피었기 때문이다. 이 날 행사에 내빈으로 서울동부지방검찰청 박지나 부...
  4. “We Serve” 실천 60년…울산라이온스클럽이 미래 100년을 향하다 [뉴스21 통신=최세영 ]▲ 사진제공=울산라이온스클럽2025년 12월 11일(목) 오후 6시 30분, 울산 보람컨벤션 3층에서 울산라이온스클럽 창립 60주년 기념식이 성대하게 개최됐다. 이번 행사에는 지역사회 인사뿐 아니라 울산 무궁화라이온스클럽을 포함한 30개 라이온스클럽의 회장단과 라이온들이 참석해 울산라이온스클럽의 60년 역사를 함께 축...
  5. 2025 서울오픈 태권도대회 성황리 개최...청소년˙성인 모두가 하나 된 열정의 무대 2025년 12월 7일, 서울 종로구 올림픽기념 국민생활관 실내체육관 2층에서 **'2025 서울오픈 태권도대회'**가 성황리에 개최됐다.서울특별시종로구태권도협회가 주최˙주관하고 서울시와 서울특별시체육회가 후원한 본 대회는 지역 태권도 활성화와 선수들의 기량 발전을 목표로 진행되었으며, 유급자 품새부터 태권체조, 종합시범까지 ..
  6. 파주시, 전국 최초 '공공 재생에너지 1호 발전소' 착공 파주시는 국내 지방정부 최초로 직접 생산한 재생에너지를 지역 중소기업에 공급할 계획이라고 지난 3일 밝혔다.파주시는 지난 2일 ‘파주 공공재생에너지 1호 발전소’의 착공식을 열고 본격적인 공사 일정에 돌입했다.이번 착공식에는 발전사업자인 파주시와 파주도시관광공사, 전력 공급 중개를 지원하는 SK이노베이션 E&S를 비...
  7. “염화칼슘에 가로수가 죽어간다”… 제천시,친환경 제설제 782톤’ 긴급 추가 확보 충북 제천시가 겨울철마다 반복돼 온 염화칼슘 과다 살포로 인한 도심 가로수 피해 논란 속에, 뒤늦게 친환경 제설제 782t을 추가 확보했다.환경 단체와 시의회의 강한 문제 제기가 이어지자, 시가 올해 겨울철 제설 정책을 전면 수정한 것이다.지난 9월 19일 열린 ‘제설제 과다 살포에 따른 가로수 피해 실태 간담회’에서는 “인도 ...
역사왜곡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