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경주로 모인 AI 권력…젠슨 황,삼성·SK와 HBM 동맹 가속
  • 추현욱
  • 등록 2025-10-28 20:13:52

기사수정
  • 손정의 합류 시 'AI 인프라 대연합' 구상 본궤도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엔비디아 젠슨 황 CEO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네이버db ),


[뉴스21 통신=추현욱 ]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 서밋이 27일 퓨처테크 포럼을 시작으로 사실상 막을 올렸다. 


정상회의에 필적하는 민간 경제포럼으로, 글로벌 산업 권력의 축이 경주로 이동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한상공회의소와 딜로이트는 이번 행사의 경제효과를 7조4000억원으로 산정했다. 브랜드 가치 제고, 투자 유치 확대 등 중장기 효과만 최소 4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서밋에는 APEC 21개 회원국 가운데 정상급 인사 16명과 글로벌 기업 CEO 1700여명이 참여한다. 


엔비디아 젠슨 황 CEO, 맷 가먼 AWSCEO, 제인 프레이저 씨티그룹 CEO, 쩡위췬 CATL 회장, 에디 우 알리바바 CEO 등 각 산업을 좌우하는 핵심 인물들이 잇달아 경주에 집결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국내 4대 그룹 총수들도 총출동했다. 경주가 단숨에 세계 비즈니스 외교의 전장으로 부상한 셈이다. 


가장 큰 스포트라이트는 단연 'AI 반도체 황제' 젠슨 황 CEO에게 쏠린다. 오는 31일 기조연설을 통해 엔비디아의 AI 비전을 직접 제시하고, 별도 기자간담회에서 즉흥 메시지를 내놓을 예정이다. 황 CEO의 언급 한 마디는 뉴욕증시와 글로벌 메모리 시장을 흔드는 초대형 시장 변수이기도 하다.

이번 방한은 서울과 경주를 잇는 '투 트랙' 회동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30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엔비디아 GPU '지포스' 출시 25주년 행사에 참석한 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단독 만찬을 갖는다. 두 사람의 대면은 지난 8월 워싱턴DC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이후 석 달 만이다.

이 자리의 무게감은 각별하다.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가속기 '루빈'에는 6세대 HBM(HBM4)이 탑재되는데, 삼성전자는 이미 HBM3E 공급을 앞두고 HBM4 샘플을 엔비디아에 제공한 상태다. 황 CEO가 올해 초 "삼성 HBM이 곧 성공할 것"이라 언급한 뒤 관련 발언을 아껴온 만큼 이번 회동이 공급 계약의 구체적 진전으로 이어질지 업계가 예의주시하고 있다.

뒤이어 최태원 SK그룹 회장과의 반도체 회동도 사실상 예정된 수순이다. 엔비디아 AI 서버의 성능을 좌우하는 HBM 시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양분하고 있다. 메모리 공급망의 거대한 지형도를 다시 그리는 전략적 담판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황 CEO가 서울과 경주를 오가며 두 회사의 HBM 생산라인을 직접 확인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황 CEO는 31일 경주에서 열리는 APECCEO 서밋 특별세션에도 오른다. 기조연설 이후 진행될 미디어 행사에서는 국내 기업과의 협력 전략을 한층 구체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에선 "HBM3E 공급 확대와 HBM4 조기 계약 체결이 본격화될 수 있다"며 K-메모리 동맹 강화 신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과의 회동 여부도 관심사다. 손 회장은 오픈AI·오라클과 함께 미국에서 초대형 AI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다. 718조원 대규모 자금이 투입, 말 그대로 AI 시대의 기반 산업을 통째로 설계하는 작업이다. 

이 공급망에 삼성전자와 SK그룹이 참여하면서 한국은 자연스럽게 스타게이트의 핵심 모듈과 메모리 전초기지로 부상하고 있다. 이번 방한을 계기로 손 회장과의 논의가 진전되면 투자 규모와 역할 분담 등 프로젝트 밑그림이 한국에서 윤곽을 드러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치·통상 변수도 이번 서밋의 중요한 배경이다. 한미 간 관세 협상은 기대만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합의가 마무리 단계"라고 언급하면서도 한국의 현금 투자 수용을 압박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부 안팎에서는 "APEC이 공식 타결 시한은 아니지만 정상 간 한마디가 판을 바꿀 수 있다"는 기대와 긴장이 교차하고 있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가장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제천문화원, 내부 제보로 ‘보조금 부당 집행·직장 내 괴롭힘’ 의혹 폭발… 제천시는 민원 취하만 기다렸나 충북 제천문화원이 보조금 부당 집행·근무 불성실·직장 내 괴롭힘 의혹에 휩싸였다. 내부 기간제 근로자인 A 씨가 국민신문고를 통해 구체적 정황을 제출하며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했지만, 제천시가 이를 성의 없는 조사와 민원 취하 종용으로 무마하려 했다는 비판이 거세다.A 씨는 신고서에서 문화원 내부에서 ▲ 각종 사업 보...
  2. 중부소방서·드론전문의용소방대·CPR전문의용소방대·태화파출소 [뉴스21 통신=최세영 ]▲ 사진제공=중부소방서 드론전문의용소방대울산중부소방서 구조대와 드론전문의용소방대, CPR전문의용소방대, 태화파출소는 12월 13일(토)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까지 태화연 호수공원 일대에서 겨울철 생활안전 및 화재예방 강화를 위한 합동 안전 캠페인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이번 캠페인은 동절기 산불 위험 증...
  3. “We Serve” 실천 60년…울산라이온스클럽이 미래 100년을 향하다 [뉴스21 통신=최세영 ]▲ 사진제공=울산라이온스클럽2025년 12월 11일(목) 오후 6시 30분, 울산 보람컨벤션 3층에서 울산라이온스클럽 창립 60주년 기념식이 성대하게 개최됐다. 이번 행사에는 지역사회 인사뿐 아니라 울산 무궁화라이온스클럽을 포함한 30개 라이온스클럽의 회장단과 라이온들이 참석해 울산라이온스클럽의 60년 역사를 함께 축...
  4. [신간소개]악마의 코드넘버 새디즘 신은 나를 버렸으나, 나는 12미터의 종이 위에 나만의 신을 창조했다." 18세기 가장 위험한 작가, 마르키 드 사드의 충격적 실화 바탕 팩션! '사디즘(Sadism)'이라는 단어의 기원이 된 남자, 마르키 드 사드 백작. 그는 왜 평생을 감옥에 갇혀야 했으며, 잉크가 마르자 자신의 피를 뽑아 글을 써야만 했을까? 전작 《지명의 숨겨진 코드》...
  5. “염화칼슘에 가로수가 죽어간다”… 제천시,친환경 제설제 782톤’ 긴급 추가 확보 충북 제천시가 겨울철마다 반복돼 온 염화칼슘 과다 살포로 인한 도심 가로수 피해 논란 속에, 뒤늦게 친환경 제설제 782t을 추가 확보했다.환경 단체와 시의회의 강한 문제 제기가 이어지자, 시가 올해 겨울철 제설 정책을 전면 수정한 것이다.지난 9월 19일 열린 ‘제설제 과다 살포에 따른 가로수 피해 실태 간담회’에서는 “인도 ...
  6.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익산시지회, 청소년 주거안전 지킴이로 나서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익산시지회(지회장 김남철)가 지역 청소년의 주거 안전을 위한 공익 활동에 적극 나서며 지역사회에 모범적인 사회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익산시지회는 사회 진출을 앞둔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부동산 기초 이해 및 전세사기 예방교육을 실시했다. 이번 교육은 대학 진학, 자취, 독립 등으로 처음 주거 계...
  7. 철도노조 총파업…"출근시간 전철 운행률 90%" 비상대책 [뉴스21 통신=추현욱 ]  전국철도노동조합이 임금교섭 결렬에 따라 11일 오전 9시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밝히면서 정부와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즉각 비상수송대책을 가동했다. 철도노조는 성과급 정상화, 고속철도 통합, 안전대책 마련을 핵심 요구로 제시했다.국토교통부는 10일 비상수송대책 점검회의를 열고 파업 종료 ...
역사왜곡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