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캄보디아 ‘로맨스스캠’ 범죄단지, 고수익 미끼에 끌려간 한국 청년들 징역형
  • 김만석
  • 등록 2025-10-17 11:32:28

기사수정
  • 피해자 11명에게 5억6천만원 편취, “속아서 갔다” 주장했지만 법원은 유죄 판단
  • 정부, 미검거자 30여 명 추적… 캄보디아 현지 조직원 송환도 난항

사진=픽사베이

지난해 11월 말, 세 명의 한국 청년이 ‘해외 고수익 아르바이트’ 제안을 받고 캄보디아 시아누크빌로 향했다. 하지만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던 것은 일자리가 아닌 ‘로맨스스캠(연애빙자사기)’ 조직이었다.


이들은 현지에 도착하자마자 중국인 총책이 지휘하는 조직의 통제 아래 들어갔다. 조직은 관리책, 유인책, 모집책, 인출책 등 역할을 세분화해 범죄를 체계적으로 수행했다. 청년 3명은 ‘유인책’으로 배정돼 피해자에게 접근해 여성인 척 대화를 나누며 신뢰를 쌓고, 허위 사이트 가입을 유도한 뒤 금전을 빼앗았다.


범행은 철저히 구조화돼 있었다. 조직원들은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12시간 근무하며, 지각이나 실적 부진 시 벌금을 냈다. 휴대전화 사용이 금지됐고, 외출 시 관리자와 경비원에게 사진 인증을 받아야 했다. 탈퇴하려면 1만~2만 달러의 벌금을 내야 했으며, 떠난 직원의 벌금이 남은 조직원에게 전가되기도 했다.


이들은 3개월 동안 피해자 11명에게 145차례에 걸쳐 약 5억6천만 원을 뜯어냈다. 그러나 재판에서 “속아서 조직에 들어갔다”, “강요당했다”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부산지법 형사17단독 목명균 부장판사는 이들에게 징역 3년형을 선고하며 “피해 규모가 크고 죄질이 불량하다”고 밝혔다.


조직은 캄보디아뿐 아니라 라오스, 미얀마 등지에서도 비슷한 방식으로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사무실은 CCTV 감시와 중국인 관리자 통제하에 운영됐으며, 일부는 폭행과 감금이 동반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현재까지 총 83명의 공범을 특정했고, 이 중 54명이 검거됐다. 그러나 여전히 현지에 남은 미검거자가 다수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캄보디아 당국은 일부 한국인 피의자 송환에 신중한 입장을 보여 수사 공조에도 난항이 예상된다.


정부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해외 고수익 알바’나 ‘투자 모집’ 형태로 위장된 인신매매형 범죄에 대한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외교부와 경찰은 인터폴과 협력해 미검거자에 대한 적색수배를 유지하는 한편, 국내 피해자 지원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에 나섰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가장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공인중개사협회 법정단체 전환…국회 본회의 통과 한국공인중개사협회를 법정단체로 전환하는 내용을 담은 「공인중개사법 일부개정법률안」이 29일 오후 4시 27분, 제431회 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를 통과했다.이번 법안 통과로 한국공인중개사협회는 1999년 임의단체로 전환된 이후 27년간 정부와 국회를 상대로 지속적으로 요구해 온 핵심 숙원 과제를 마침내 해결하게 됐다.개정안은 지.
  2. 충우회, 20년 ‘나라사랑’ 실천…2026년 정기총회서 새 도약 다짐 충우회(회장 이규현)가 오는 1월 28일 낮 12시, 충남 서산시 베니키아호텔에서 ‘2026년 정기총회’를 열고 향후 사업 방향과 새로운 도약을 다짐한다.이번 정기총회는 지난 20년간 이어온 충우회의 나라사랑 실천과 사회공헌 활동을 되돌아보고, 2026년도 사업 계획의 기틀을 마련하는 자리로 마련됐다.충우회는 단순한 친목 단체를 넘어 ...
  3. 제천 새마을금고 이전·증축 공사, 인도 점령 논란…제천시 “불법 확인 시 과태료 부과” 충북 제천시 청전동에서 진행 중인 동제천 MG새마을금고 이전·증축 공사 현장이 인도를 점거한 채 대형 크레인 차량을 동원해 공사를 진행하면서 시민들의 보행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현장을 확인한 결과, 크레인 차량과 각종 작업 장비가 보도블록 위 인도를 사실상 점령해 보행자들이 통행할 수 없는 상태였으며...
  4. [풀뿌리정치를 말하다] 전북의 이름으로, 기록으로 남긴 도전 [전북특별자치도 취재팀]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가 자신의 정치·행정 여정을 담은 저서 『김관영의 도전』 출판기념회를 2월 1일 오후 전주대학교 학생회관 슈퍼스타홀에서 열었다.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이어진 이날 행사는 출판기념회라는 형식 속에서도 이례적으로 차분했고, 정치적 수사보다 ‘기록’과 ‘성찰’...
  5. 울주군보건소, 임신부부 백일해 무료 예방접종 지원 울산 울주군이 신생아에게 치명적인 감염병인 백일해 예방을 위해 다음달부터 지역 임산부와 배우자를 대상으로 ‘백일해(Tdap) 무료 예방접종’을 지원한다고 30일 밝혔다. 백일해는 백일해균에 의해 감염되는 호흡기 질환으로, 전염성이 매우 강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백일해 기초접종을 마치지 않은 생후 2개월 이전 영아의 경우 감...
  6. 제천 제4산단 조성사업, 도 승인 신청…본격 추진 단계 돌입 제천시와 충북개발공사가 추진 중인 ‘제천 제4 산업단지 조성사업’이 산업단지계획 승인 신청을 마치며 본격적인 추진 단계에 들어섰다.제천시는 30일 충청북도에 제천 제4 산업단지 산업단지계획 승인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산업단지계획 승인 신청은 산업단지 조성을 위한 핵심 행정절차로, 향후 사업 추진의 속도와 방향을 좌우.
  7. 서생면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착한기업·착한가게 현판 전달 울주군 서생면 지역사회보장협의체(공동위원장 최자애, 김형수)가 30일 신규 착한기업과 착한가게로 가입한 업체 3곳을 방문해 현판 전달식을 가졌다.신규 착한기업은 (주)세이프(대표 이상범)와 키존(주)에너지산단지점(대표 이승희) 등 2곳이며, 동해곰장어나라(대표 예선자)가 신규 착한가게로 가입했다. 이날 협의체 위원들은 어려운 경..
역사왜곡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