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프랑스 체제 흔드는 총리 잇단 사퇴·재임명 사태
  • 장은숙
  • 등록 2025-10-14 16:23:39

기사수정
  • - 르코르뉘 27일 만 사임 후 복귀… 바유루·바르니에·아탈까지 교체 반복
  • - EU 내선 “프랑스 불안, 유럽 리더십 약화 우려”

ⓒ Élysée – 프랑스 대통령실 공식 페이스북 

총리 사퇴와 재임명이 반복되면서 프랑스 정부가 사실상 통치 불능 상태에 빠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마크롱 대통령은 불과 한 달 사이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총리를 임명했다가 사퇴를 수리하고, 나흘 만에 다시 복귀시키는 초유의 결정을 내렸다. 이는 제5공화국 체제에서조차 보기 드문 일로, 대통령이 국회의 신임 기반을 잃은 상태에서 권력 공백을 임시방편으로 메우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최근 몇 년간 프랑스에서는 프랑수아 바유루, 미셸 바르니에, 가브리엘 아탈 등 네 명의 총리가 연이어 교체됐다. 모두 의회 신임 부재와 대통령 중심제의 교착 구조 속에서 임기를 마무리하지 못했다. 마크롱 대통령이 제도적으로 막강한 권한을 지녔음에도 국회 과반을 상실한 이후부터, 정부는 예산·노동·연금 개혁 등 주요 법안 처리를 번번이 좌절당하고 있다.


정치전문가들은 “대통령은 왕처럼 행동하지만 국회를 통제하지 못한다”며, 프랑스의 현재 상황을 ‘권력의 분리’가 아닌 ‘권력의 분열’로 정의한다. 총리 교체는 단순한 인사 문제가 아니라, 제5공화국의 설계가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는 신호라는 것이다.


이 같은 정치 불안은 유럽연합(EU) 내에서도 심각한 파장을 낳고 있다. 프랑스가 유럽의 외교·안보 의제를 주도해온 핵심국인 만큼, 브뤼셀과 베를린에서는 “프랑스의 리더십 공백이 유럽 전체의 결정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최근 EU 재정 협상과 국방 공조 논의에서도 프랑스는 중재자 역할을 상실하며 독일·이탈리아 중심의 2축 체제로 무게가 옮겨가고 있다.


유럽 주요 언론은 “프랑스가 더 이상 유럽의 엔진이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경제 성장률 둔화, 국가 부채 증가, 그리고 대통령 중심제의 제도적 피로가 맞물리면서, 프랑스는 정치와 경제 모두에서 장기적인 불안정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내각 재편과 총리 재임명으로 위기 진화를 시도하고 있으나, 국회 내 합의 구조를 복원하지 못한다면 이번 사태는 단순한 내각 교체가 아닌 체제 자체의 위기로 굳어질 가능성이 크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가장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제천 제일장례예식장, ‘지목 전(田)’에 수년간 불법 아스팔트… 제천시는 뒤늦은 원상복구 명령 충북 제천시 천남동에 있는 제일 장례예식장이 지목이 ‘전(田)’인 토지에 십수 년 동안 무단으로 아스팔트 포장하고 주차장으로 운영해 온 사실이 드러났다. 명백한 불법 행위가 십수 년 동안 방치된 가운데, 제천시는 최근에서야 현장 확인 후 원상복구 명령을 내렸다.문제의 부지(천남동 471-31 등)는 농지 지목인 ‘전’으로, ...
  2. [단독]"6년간 23억 벌었는데 통장은 '텅텅'?"... 쇠소깍협동조합의 수상한 회계 미스터리 [제주 서귀포=서민철 기자] 제주 서귀포시의 명소인 쇠소깍 수상 레저 사업이 수십억 원대 '수익금 불투명 집행 의혹'에 휩싸였다. 2018년 행정 당국의 중재로 마을회와 개인사업자가 결합한 '하효쇠소깍협동조합'이 매년 막대한 수익을 내고도, 회계 장부상 돈이 쌓이지 않는 기형적인 운영을 이어온 것으로 드러났다. ◇ 23억 ...
  3. 강동구 '법무부 청소년범죄예방' 단체 장학금 수여 및 송년회 개최 지난 11월24일(월) 지하철 5호선 굽은다리역에 위치한 [만나하우스]에는 행복한 웃음이 넙쳤다. 바로 강동의 명품단체 법무부 소속 ‘청소년범죄예방 강동지회(회장 이석재)’ 위원들이 청소년들에게 장학금 수여 및 송년회를 위해 하나 둘씩 모여 웃음꽃을 활짝 피었기 때문이다. 이 날 행사에 내빈으로 서울동부지방검찰청 박지나 부...
  4. “We Serve” 실천 60년…울산라이온스클럽이 미래 100년을 향하다 [뉴스21 통신=최세영 ]▲ 사진제공=울산라이온스클럽2025년 12월 11일(목) 오후 6시 30분, 울산 보람컨벤션 3층에서 울산라이온스클럽 창립 60주년 기념식이 성대하게 개최됐다. 이번 행사에는 지역사회 인사뿐 아니라 울산 무궁화라이온스클럽을 포함한 30개 라이온스클럽의 회장단과 라이온들이 참석해 울산라이온스클럽의 60년 역사를 함께 축...
  5. 파주시, 전국 최초 '공공 재생에너지 1호 발전소' 착공 파주시는 국내 지방정부 최초로 직접 생산한 재생에너지를 지역 중소기업에 공급할 계획이라고 지난 3일 밝혔다.파주시는 지난 2일 ‘파주 공공재생에너지 1호 발전소’의 착공식을 열고 본격적인 공사 일정에 돌입했다.이번 착공식에는 발전사업자인 파주시와 파주도시관광공사, 전력 공급 중개를 지원하는 SK이노베이션 E&S를 비...
  6. 2025 서울오픈 태권도대회 성황리 개최...청소년˙성인 모두가 하나 된 열정의 무대 2025년 12월 7일, 서울 종로구 올림픽기념 국민생활관 실내체육관 2층에서 **'2025 서울오픈 태권도대회'**가 성황리에 개최됐다.서울특별시종로구태권도협회가 주최˙주관하고 서울시와 서울특별시체육회가 후원한 본 대회는 지역 태권도 활성화와 선수들의 기량 발전을 목표로 진행되었으며, 유급자 품새부터 태권체조, 종합시범까지 ..
  7. “염화칼슘에 가로수가 죽어간다”… 제천시,친환경 제설제 782톤’ 긴급 추가 확보 충북 제천시가 겨울철마다 반복돼 온 염화칼슘 과다 살포로 인한 도심 가로수 피해 논란 속에, 뒤늦게 친환경 제설제 782t을 추가 확보했다.환경 단체와 시의회의 강한 문제 제기가 이어지자, 시가 올해 겨울철 제설 정책을 전면 수정한 것이다.지난 9월 19일 열린 ‘제설제 과다 살포에 따른 가로수 피해 실태 간담회’에서는 “인도 ...
역사왜곡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