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위험 잊지 말아달라”… 이스라엘에 구금됐다 풀려난 한국인 활동가 김아현
  • 장은숙
  • 등록 2025-10-13 11:44:56

기사수정
  • “정부와 국민 덕에 석방, 감사드린다”… “더 위험한 곳에 사는 팔레스타인 사람들 기억해달라”
  • 해상 구호 활동 중 나포돼 이틀간 수감… “폭력적 구금, 식수조차 제공 안 해”

김아현씨 (강정친구들 인스타그램 캡처) 

“정부와 국민이 애써주신 덕분에 빨리 석방될 수 있었고, 이에 굉장히 감사드립니다. 많은 걱정해주신 것은 알고 있지만 더 위험한 상황에서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살고 있단 사실을 기억해주시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이스라엘에 구금됐다 풀려난 한국인 활동가 김아현(활동명 해초·27)씨가 13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전한 첫마디다. 그는 자신을 걱정한 국민들에게 감사를 전하면서도, “팔레스타인의 현실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며 잊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김씨는 지난 8일(현지 시각) 새벽, 구호물자를 싣고 가자지구로 향하던 ‘천 개의 매들린 함대’ 소속 선단에 탑승했다가 이스라엘군에 나포됐다. 그는 약 이틀간 구금된 뒤 10일 자진 추방 형태로 석방돼 현재 프랑스에 머물고 있다.


그는 “나포된 지역은 해안선에서 멀리 떨어진 공해였다”며 “이스라엘이 우리를 납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구금 당시 상황을 묘사하며 “손목을 묶이고 눈을 가린 채 끌려갔고, 반항하는 사람들의 구타 소리가 들렸다”고 말했다.


김씨가 수감된 곳은 팔레스타인 출신 수감자들이 주로 수용되는 케치오트 교도소였다. 그는 “악취가 심하고 비누나 휴지도 없었으며, 식수를 주지 않아 수도꼭지 물을 마셔야 했다”고 말했다.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군인들이 불시에 들이닥쳐 이유 없이 불러 세우거나 신체 수색을 반복했다고도 증언했다. “한 동료는 세 번이나 나체 상태로 수색을 당했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군은 김씨에게 ‘왜 가자지구로 가려 했는가’를 캐물었지만, 그는 “그들이 대화를 원한다기보다 ‘테러리스트들을 구금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느끼는 듯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교도소 식사를 거부했지만, 현지 한국 대사관을 통해서야 물과 음식을 제공받을 수 있었다. “이틀 만에 풀려났지만, 함께한 동료들이 여전히 감옥에 있어 마냥 기뻐할 수 없었다”고 했다.


김씨는 10대 시절부터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 밀양 송전탑 시위 등 인권·평화운동에 참여해온 활동가다.


이번 항해를 결심한 지난 7월, 그는 미리 유서를 써 두었다. “가족과 친구에게 안부를 전하고, 만약 제가 어떤 일을 겪더라도 그것은 이스라엘의 불법적 행위의 결과라는 점을 명시해두었다”고 말했다.


그는 “팔레스타인에선 지금 이 순간에도 사람들이 위험 속에 살고 있다”며 “죽더라도 의미 있는 죽음이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떠났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김씨는 자신이 아닌 팔레스타인에 대한 관심이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저를 응원해주시는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그러나 가자지구의 상황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휴전이 진행되더라도, 끝까지 함께해주시길 바란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가장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리얼시그널' 웹사이트...부동산, 예금, 주식, 가상자산 보유 현황 확인 (사진=네이버db)[뉴스21 통신=추현욱 ]고위 공직자들의 실제 부동산 보유 현황을 보여주는 웹사이트가 등장해 눈길을 끈다. 공개된 고위공직자 재산공개 자료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온라인 서비스 '리얼시그널'이 그것이다.리얼시그널에는 대통령, 국회의원, 장·차관, 고위 법관 및 검사, 군 장성 등 약 7000명의 자산 내역이 담겨 있..
  2. 의왕시 사근행궁, 의로운 왕의 도시가 잊지 말아야 할 자리 [뉴스21 통신=홍판곤 ]정조는 '의로운 왕(義王)'이었다. 그는 백성을 사랑했고, 아버지를 그리워했으며, 무너진 나라의 기강을 세우려 했다. 사근행궁에 들렀을 때마다 마음속에 품었던 건 단 하나였다."아버지를 배알하고, 백성을 돌보는 그 길이 곧 임금의 도리다."그 길 위에 오늘의 의왕(義王)이 있다. 그러나 지금, 그 이름의 ...
  3. 단양 강풍 속 패러글라이딩 비행 중 추락…탑승자 1명 중상 지난 22일 오후 3시 34분께 충북 단양군 단양읍 노동리 양방산 전망대 인근에서 패러글라이딩 비행 중이던 50대 남성 2명이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단양소방서에 따르면, 사고 당시 조종사 A 씨와 동승 고객 B 씨는 이륙 직후 강풍에 중심을 잃고 인근 야산으로 추락했다. 현장에 있던 패러글라이딩 업체 직원이 즉시 119에 신고했으며, 소방..
  4. 제천시, 초고압 송전선로 ‘1년 전부터 인지’하고도 침묵… 충북 제천시가 초고압 송전선로(345kV 신 평창–신 원주) 건설사업이 지역을 통과할 가능성을 지난해 11월부터 알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하지만 시는 이 사실을 시민에게 단 한 차례도 공식적으로 알리지 않아 ‘행정의 무책임’과 ‘정보 은폐’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한국전력공사는 지난해 11월 제천시를 포함한 해당 구...
  5. 태백 라마다 호텔 충격 증언 "1,910명 등기는 껍데기, '무제한 멤버십' 판매가 본질" 태백 라마다 호텔 사태가 1,910명의 '지분 쪼개기' 등기 분양 문제로 알려진 것과 달리, 실제로는 '무제한 멤버십 회원권' 판매를 통한 변칙적 수익 창출이 더 심각한 문제의 본질이라는 내부 관계자의 충격적인 증언이 나왔다.과거 태백 라마다 호텔의 내부 관계자 A씨는 "기사화된 1,910명의 등기 문제는 전체 사기 규모의 100분..
  6. 국내 유명 배우 겸 모델 A씨, 캄보디아 인신매매 모집책 혐의…"한국 여성 강제전환" 국내 포털사이트에서 검색되는 배우 겸 모델 A씨가 캄보디아 현지 범죄조직의 한국인 여성 모집책 역할을 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23일 보도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4월 30대 여성 B씨에게 “캄보디아에서 일본어 통역 일을 함께하자”고 제안한 뒤, B씨를 프놈펜으로 출국시켰고 현지에서 조직원에게 500만원을 받고 넘긴 혐...
  7. 태광그룹, 애경산업 지분 63% 4700억원에 인수...매매 예정일자, 내년 2월 19일 [뉴스21 통신=추현욱 ] 태광산업 컨소시엄이 4700억원에 애경산업을 인수한다.AK홀딩스와 태광산업 등은 각각 이사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이 담긴 주권 양수도 방안을 승인했다고 지난 20일 밝혔다.매각 대상 주식은 애경산업 보통주 1667만2578주다. AK홀딩스 보유주식 1190만4812주와 애경자산관리 보유주식 476만7766주다.이는 애경산업 전체 발행주...
역사왜곡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