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아현씨 (강정친구들 인스타그램 캡처)
“정부와 국민이 애써주신 덕분에 빨리 석방될 수 있었고, 이에 굉장히 감사드립니다. 많은 걱정해주신 것은 알고 있지만 더 위험한 상황에서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살고 있단 사실을 기억해주시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이스라엘에 구금됐다 풀려난 한국인 활동가 김아현(활동명 해초·27)씨가 13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전한 첫마디다. 그는 자신을 걱정한 국민들에게 감사를 전하면서도, “팔레스타인의 현실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며 잊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김씨는 지난 8일(현지 시각) 새벽, 구호물자를 싣고 가자지구로 향하던 ‘천 개의 매들린 함대’ 소속 선단에 탑승했다가 이스라엘군에 나포됐다. 그는 약 이틀간 구금된 뒤 10일 자진 추방 형태로 석방돼 현재 프랑스에 머물고 있다.
그는 “나포된 지역은 해안선에서 멀리 떨어진 공해였다”며 “이스라엘이 우리를 납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구금 당시 상황을 묘사하며 “손목을 묶이고 눈을 가린 채 끌려갔고, 반항하는 사람들의 구타 소리가 들렸다”고 말했다.
김씨가 수감된 곳은 팔레스타인 출신 수감자들이 주로 수용되는 케치오트 교도소였다. 그는 “악취가 심하고 비누나 휴지도 없었으며, 식수를 주지 않아 수도꼭지 물을 마셔야 했다”고 말했다.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군인들이 불시에 들이닥쳐 이유 없이 불러 세우거나 신체 수색을 반복했다고도 증언했다. “한 동료는 세 번이나 나체 상태로 수색을 당했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군은 김씨에게 ‘왜 가자지구로 가려 했는가’를 캐물었지만, 그는 “그들이 대화를 원한다기보다 ‘테러리스트들을 구금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느끼는 듯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교도소 식사를 거부했지만, 현지 한국 대사관을 통해서야 물과 음식을 제공받을 수 있었다. “이틀 만에 풀려났지만, 함께한 동료들이 여전히 감옥에 있어 마냥 기뻐할 수 없었다”고 했다.
김씨는 10대 시절부터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 밀양 송전탑 시위 등 인권·평화운동에 참여해온 활동가다.
이번 항해를 결심한 지난 7월, 그는 미리 유서를 써 두었다. “가족과 친구에게 안부를 전하고, 만약 제가 어떤 일을 겪더라도 그것은 이스라엘의 불법적 행위의 결과라는 점을 명시해두었다”고 말했다.
그는 “팔레스타인에선 지금 이 순간에도 사람들이 위험 속에 살고 있다”며 “죽더라도 의미 있는 죽음이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떠났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김씨는 자신이 아닌 팔레스타인에 대한 관심이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저를 응원해주시는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그러나 가자지구의 상황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휴전이 진행되더라도, 끝까지 함께해주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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