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파주에서 개성까지… 달리기로 평화 열리나
  • 추현욱 기자
  • 등록 2025-10-09 17:34:44
  • 수정 2025-10-09 18:09:57

기사수정
  • 파주시, 남북 달리는 마라톤대회 추진에 이어 파주-평양 축구 교류전도 계획

최성룡 납북자가족모임 대표(가운데)와 김경일 파주시장(왼쪽), 윤후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25년 7월8일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북전단 살포 중단을 선언한 뒤 서로 포옹하고 있다. 한겨레 김태 최성룡 납북자가족모임 대표(가운데)와 김경일 파주시장(왼쪽), 윤후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25년 7월8일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북전단 살포 중단을 선언한 뒤 서로 포옹하고 있다.     


경기도 파주시에 훈풍이 불고 있다. 서로 고함치던 이들은 손을 맞잡았고 시는 북한과 교류할 통로를 열기 위해 마라톤대회 등을 추진하고 있다. 접경지인 파주시는 윤석열 정부 때 남남·남북 갈등의 상징이었다. 한반도 긴장 속 납북자가족단체 등은 대북전단을 공개 살포하겠다며 임진각을 찾았다. 대남방송과 남북 긴장에 지친 접경지 주민들이 이를 막아섰다. 최성룡 납북자가족모임 대표와 김경일 파주시장은 서로에게 고함치며 맞섰다.

‘대북전단 살포 중단’ 하며 찾아온 웃음

기류 변화는 정권교체 뒤 찾아왔다. 양쪽은 물밑 대화를 시도했다. 대립 대신 납북자 피해 가족 문제를 함께 풀어나갈 길을 모색했다. 그리고 2025년 7월8일, 임진각에서 다시 만난 최 대표와 김 시장은 나란히 앉아 “대북전단 살포를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둘은 기자회견이 끝난 뒤 서로를 얼싸안았다.

이제 파주시는 한반도에 평화를 불러오기 위해 앞장서고 있다. 대표적인 게 스포츠를 통한 교류다. 파주시는 8월27일 통일부로부터 북한주민접촉신고를 공식 승인받았다. 시는 ‘파주~개성 디엠제트(DMZ) 국제평화마라톤대회’ 추진을 위해 독자적인 대북 접촉을 벌인다는 입장이다.

파주~개성 디엠제트 국제평화마라톤대회는 임진각에서 출발해 통일대교와 디엠제트를 가로지르고, 개성을 거쳐 다시 임진각으로 돌아오는 코스다. 파주시는 이 대회를 세계 10개국 이상 2만여 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국제 스포츠 행사로 치른다는 계획이다. 남북관계에 관심이 쏠린 상황에서 지방정부가 독자적으로 북쪽과 대화를 추진하는 첫 시도다. 김경일 파주시장은 “앞으로 중앙정부 및 민간교류 경험이 풍부한 단체와 협력해 남북대화 통로를 개척해나가는 것이 관건”이라며 “파주~개성 디엠제트 국제평화마라톤을 성공적으로 개최해 한반도와 세계가 평화로 연결되는 상징적 무대를 만들겠다”고 했다.

파주시는 8월11일 프로축구 케이(K)리그2 승격 승인을 받은 파주시민축구단을 통해서도 남북교류를 시도할 계획이다. 과거 일제강점기에 경성(서울)과 평양을 오가며 양쪽 지역 축구팀이 경기를 펼쳤던 ‘경평대항축구전’처럼 파주시민축구단과 개성 지역 축구팀 사이 정기 교류전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얼어붙은 한반도 녹일 ‘훈풍’

과거에도 남북은 스포츠를 통해 대화의 물꼬를 텄다. 가까운 예로 북한이 2018년 열린 평창겨울올림픽에 참여 의사를 밝히면서 남북대화가 시작됐다. 당시에도 북한은 대화 제안에 거부 의사를 수차례 밝혔다가 참여로 방향을 틀었다. 스포츠를 통해 만들어진 평화 분위기는 이후 남북 정상회담을 비롯해 북-미 정상회담까지 이어졌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에서도 평창 사례가 언급됐다.

이처럼 남북관계가 경색한 상황에서 스포츠를 통한 교류는 얼어붙은 한반도를 녹이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 갈등의 장소였던 파주시가 화해를 넘어 평화의 상징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가장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공인중개사협회 법정단체 전환…국회 본회의 통과 한국공인중개사협회를 법정단체로 전환하는 내용을 담은 「공인중개사법 일부개정법률안」이 29일 오후 4시 27분, 제431회 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를 통과했다.이번 법안 통과로 한국공인중개사협회는 1999년 임의단체로 전환된 이후 27년간 정부와 국회를 상대로 지속적으로 요구해 온 핵심 숙원 과제를 마침내 해결하게 됐다.개정안은 지.
  2. 충우회, 20년 ‘나라사랑’ 실천…2026년 정기총회서 새 도약 다짐 충우회(회장 이규현)가 오는 1월 28일 낮 12시, 충남 서산시 베니키아호텔에서 ‘2026년 정기총회’를 열고 향후 사업 방향과 새로운 도약을 다짐한다.이번 정기총회는 지난 20년간 이어온 충우회의 나라사랑 실천과 사회공헌 활동을 되돌아보고, 2026년도 사업 계획의 기틀을 마련하는 자리로 마련됐다.충우회는 단순한 친목 단체를 넘어 ...
  3. 제천 새마을금고 이전·증축 공사, 인도 점령 논란…제천시 “불법 확인 시 과태료 부과” 충북 제천시 청전동에서 진행 중인 동제천 MG새마을금고 이전·증축 공사 현장이 인도를 점거한 채 대형 크레인 차량을 동원해 공사를 진행하면서 시민들의 보행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현장을 확인한 결과, 크레인 차량과 각종 작업 장비가 보도블록 위 인도를 사실상 점령해 보행자들이 통행할 수 없는 상태였으며...
  4. [풀뿌리정치를 말하다] 전북의 이름으로, 기록으로 남긴 도전 [전북특별자치도 취재팀]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가 자신의 정치·행정 여정을 담은 저서 『김관영의 도전』 출판기념회를 2월 1일 오후 전주대학교 학생회관 슈퍼스타홀에서 열었다.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이어진 이날 행사는 출판기념회라는 형식 속에서도 이례적으로 차분했고, 정치적 수사보다 ‘기록’과 ‘성찰’...
  5. 사진·영상 신고 무력화? 비산먼지 현장 외면한 제천시 판단 도마 위 충북 제천시 청전동 아파트철거 현장에서 비산먼지가 발생했다는 신고가 접수됐지만, 제천시가 “출장 당시 살수 조치가 이뤄지고 있었다”는 이유로 행정처분을 하지 않으면서 행정의 소극적 대응을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본지는 앞서 해당 철거 현장에서 살수 조치 없이 철거 공사가 강행되며 다량의 비산먼지가 발생하고 있다.
  6. 울주군보건소, 임신부부 백일해 무료 예방접종 지원 울산 울주군이 신생아에게 치명적인 감염병인 백일해 예방을 위해 다음달부터 지역 임산부와 배우자를 대상으로 ‘백일해(Tdap) 무료 예방접종’을 지원한다고 30일 밝혔다. 백일해는 백일해균에 의해 감염되는 호흡기 질환으로, 전염성이 매우 강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백일해 기초접종을 마치지 않은 생후 2개월 이전 영아의 경우 감...
  7. 제천 제4산단 조성사업, 도 승인 신청…본격 추진 단계 돌입 제천시와 충북개발공사가 추진 중인 ‘제천 제4 산업단지 조성사업’이 산업단지계획 승인 신청을 마치며 본격적인 추진 단계에 들어섰다.제천시는 30일 충청북도에 제천 제4 산업단지 산업단지계획 승인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산업단지계획 승인 신청은 산업단지 조성을 위한 핵심 행정절차로, 향후 사업 추진의 속도와 방향을 좌우.
역사왜곡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