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美 실리콘밸리엔 '996' 바람...한국은 4.5일제 요구
  • 추현욱 사회1부기자
  • 등록 2025-09-29 20:48:41

기사수정
  • 9am~ 9pm 일주일에 6일 근무


애플 팍(사진=네이버 db 갈무리)

[뉴스21 통신=추현욱 ]엔비디아·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대형 기술기업)들이 모인 미국 실리콘밸리에 ‘996' 바람이 불고 있다. 


일과 여가 사이에 균형을 찾는 ‘워라밸’을 중시하던 분위기 대신 주 6회 하루 12시간씩 일하는 문화가 확산하고 있다. 

과거 70시간이 넘는 고강도 근로는 중국과 개발도상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었지만 인공지능(AI) 광풍에 정보기술(IT) 기업 간 경쟁이 격화되면서 미국 개발자들도 매일같이 야근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28일(현지 시간) 실리콘밸리에 열심히 일하는 '허슬 컬쳐(Hustle Culture)'가 자리잡고 있다면서 실리콘밸리 기업들 사이에서 996 근로 문화가 확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과거 실리콘밸리를 비롯한 미국 기업들에서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근무하는 형태가 일반적이었다. 자율 출퇴근, 눈치 주지 않는 재택 근무 문화도 실리콘밸리의 상징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AI 열풍이 거세게 불면서 기업들마다 성공을 위해 996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아졌고, 주변에 일을 열심히 한다는 신호를 주는 차원에서도 996을 활용하고 있다.

996은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일주일에 6일동안 일한다는 의미다. 식사시간을 따로 생각하지 않고 단순하게 계산하면 일주일에 72시간을 일한다는 의미다. 주 4.5일제 도입을 논의 중인 한국과는 다른 분위기다.

예전에는 중국 IT 업계에서 996 문화를 주로 볼 수 있었다. 후발주자인 중국이 제조업 경쟁력을 키우고 첨단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주 70시간이 넘는 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부작용이 커지면서 2021년 중국 최고인민법원은 996 근무를 불법으로 규정하면서 근로시간은 줄어드는 추세다.

중국과 달리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는 요즘 X(엑스·옛 트위터)나 링크드인과 같은 소셜미디어에 996이 자주 등장한다. 일부 기업들은 직무기술서에 주 70시간 이상 근무 가능성을 명시하고, 임원들은 채용 면접 때 지원자들에게 주 70시간 이상의 근로를 소화할 수 있는지 묻는다. NYT는 “스타트업 램프 게시물에 따르면 올 상반기 샌프란시스코에서 토요일 기업 신용카드 거래 비중이 전년 대비 늘었다”며 “이는 사람들이 주말에 더 많이 일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리콘밸리 전문가인 마거릿 오마라는 "AI 투자 열풍이 빅테크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동시에 기술 근로자들을 과거보다 더 불안하게 느끼도록 만들 수 있다"며 "수년간 해고와 높은 이자, 변동성을 겪으면서 한때 편안한 혜택으로 유명했던 테크 업계의 업무 강도가 강화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리콘밸리의 힘든 테크 시대가 도래했다”며 “미친듯이 일하는(working crazy hours) 것이 새로운 기준이 됐다”고 덧붙였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가장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리얼시그널' 웹사이트...부동산, 예금, 주식, 가상자산 보유 현황 확인 (사진=네이버db)[뉴스21 통신=추현욱 ]고위 공직자들의 실제 부동산 보유 현황을 보여주는 웹사이트가 등장해 눈길을 끈다. 공개된 고위공직자 재산공개 자료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온라인 서비스 '리얼시그널'이 그것이다.리얼시그널에는 대통령, 국회의원, 장·차관, 고위 법관 및 검사, 군 장성 등 약 7000명의 자산 내역이 담겨 있..
  2. 의왕시 사근행궁, 의로운 왕의 도시가 잊지 말아야 할 자리 [뉴스21 통신=홍판곤 ]정조는 '의로운 왕(義王)'이었다. 그는 백성을 사랑했고, 아버지를 그리워했으며, 무너진 나라의 기강을 세우려 했다. 사근행궁에 들렀을 때마다 마음속에 품었던 건 단 하나였다."아버지를 배알하고, 백성을 돌보는 그 길이 곧 임금의 도리다."그 길 위에 오늘의 의왕(義王)이 있다. 그러나 지금, 그 이름의 ...
  3. 단양 강풍 속 패러글라이딩 비행 중 추락…탑승자 1명 중상 지난 22일 오후 3시 34분께 충북 단양군 단양읍 노동리 양방산 전망대 인근에서 패러글라이딩 비행 중이던 50대 남성 2명이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단양소방서에 따르면, 사고 당시 조종사 A 씨와 동승 고객 B 씨는 이륙 직후 강풍에 중심을 잃고 인근 야산으로 추락했다. 현장에 있던 패러글라이딩 업체 직원이 즉시 119에 신고했으며, 소방..
  4. 제천시, 초고압 송전선로 ‘1년 전부터 인지’하고도 침묵… 충북 제천시가 초고압 송전선로(345kV 신 평창–신 원주) 건설사업이 지역을 통과할 가능성을 지난해 11월부터 알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하지만 시는 이 사실을 시민에게 단 한 차례도 공식적으로 알리지 않아 ‘행정의 무책임’과 ‘정보 은폐’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한국전력공사는 지난해 11월 제천시를 포함한 해당 구...
  5. 태백 라마다 호텔 충격 증언 "1,910명 등기는 껍데기, '무제한 멤버십' 판매가 본질" 태백 라마다 호텔 사태가 1,910명의 '지분 쪼개기' 등기 분양 문제로 알려진 것과 달리, 실제로는 '무제한 멤버십 회원권' 판매를 통한 변칙적 수익 창출이 더 심각한 문제의 본질이라는 내부 관계자의 충격적인 증언이 나왔다.과거 태백 라마다 호텔의 내부 관계자 A씨는 "기사화된 1,910명의 등기 문제는 전체 사기 규모의 100분..
  6. 국내 유명 배우 겸 모델 A씨, 캄보디아 인신매매 모집책 혐의…"한국 여성 강제전환" 국내 포털사이트에서 검색되는 배우 겸 모델 A씨가 캄보디아 현지 범죄조직의 한국인 여성 모집책 역할을 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23일 보도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4월 30대 여성 B씨에게 “캄보디아에서 일본어 통역 일을 함께하자”고 제안한 뒤, B씨를 프놈펜으로 출국시켰고 현지에서 조직원에게 500만원을 받고 넘긴 혐...
  7. 태광그룹, 애경산업 지분 63% 4700억원에 인수...매매 예정일자, 내년 2월 19일 [뉴스21 통신=추현욱 ] 태광산업 컨소시엄이 4700억원에 애경산업을 인수한다.AK홀딩스와 태광산업 등은 각각 이사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이 담긴 주권 양수도 방안을 승인했다고 지난 20일 밝혔다.매각 대상 주식은 애경산업 보통주 1667만2578주다. AK홀딩스 보유주식 1190만4812주와 애경자산관리 보유주식 476만7766주다.이는 애경산업 전체 발행주...
역사왜곡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