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콜롬비아 대통령 “유엔 본부, 뉴욕 떠나 도하로”…美 비자 취소에 정면 반발
  • 김민수
  • 등록 2025-09-29 09:14:27

기사수정
  • 팔레스타인 시위 참여 후 비자 취소 통보…“트럼프 명령 아닌 인류 명령 따르라” 발언 파장
  • 콜롬비아 외무부 “표현의 자유 침해, 유엔 정신 훼손”…美·콜롬비아 갈등 심화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 [사진=SBS뉴스영상캡쳐]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이 미국 정부의 비자 취소 조치에 강하게 반발하며 뉴욕에 있는 유엔 본부를 카타르 도하로 옮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27일(현지시간) 악시오스 등 외신에 따르면, 페트로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 엑스(X·옛 트위터)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유엔 창립 원칙을 위반했다”며 “이제 더 민주적인 곳으로 가야 한다. 도하를 유엔 본부로 제안한다”고 밝혔다. 그는 “콜롬비아 대통령으로서 유엔총회에서 자유롭게 의견을 표명했을 뿐”이라며 국제법이 자신을 보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페트로 대통령은 유엔총회 참석차 뉴욕을 찾은 일정 중 팔레스타인 사태 규탄 시위에 직접 참여했다. 그는 현장에서 “팔레스타인 해방을 위한 국제군 창설이 필요하다”고 촉구하고, 미군을 향해 “트럼프 대통령의 명령이 아니라 인류의 명령에 복종하라”고 발언했다.


이에 미 국무부는 그의 발언을 “무모하고 선동적”이라고 규정하며 비자 취소를 통보했다. 콜롬비아 외무부는 즉각 성명을 내고 “비자 취소를 외교적 무기로 삼는 것은 표현의 자유와 유엔 정신에 어긋난다”며 강력히 반발했다.


콜롬비아는 전통적으로 남미 내 미국의 주요 협력국이었지만,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 이후 갈등이 잦아지고 있다. 특히 미국은 좌파 성향인 페트로 대통령이 베네수엘라의 마두로 대통령과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는 점을 경계하며, 내년 콜롬비아 대선을 앞두고 그의 측근이 정권을 이어받는 상황을 막으려는 의도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페트로 대통령은 재선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국제 무대에서 미국과의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는 평가도 뒤따른다. 이번 사태는 콜롬비아와 미국 간 오랜 우호 관계에도 불구하고 양국의 갈등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음을 시사한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가장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리얼시그널' 웹사이트...부동산, 예금, 주식, 가상자산 보유 현황 확인 (사진=네이버db)[뉴스21 통신=추현욱 ]고위 공직자들의 실제 부동산 보유 현황을 보여주는 웹사이트가 등장해 눈길을 끈다. 공개된 고위공직자 재산공개 자료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온라인 서비스 '리얼시그널'이 그것이다.리얼시그널에는 대통령, 국회의원, 장·차관, 고위 법관 및 검사, 군 장성 등 약 7000명의 자산 내역이 담겨 있..
  2. 의왕시 사근행궁, 의로운 왕의 도시가 잊지 말아야 할 자리 [뉴스21 통신=홍판곤 ]정조는 '의로운 왕(義王)'이었다. 그는 백성을 사랑했고, 아버지를 그리워했으며, 무너진 나라의 기강을 세우려 했다. 사근행궁에 들렀을 때마다 마음속에 품었던 건 단 하나였다."아버지를 배알하고, 백성을 돌보는 그 길이 곧 임금의 도리다."그 길 위에 오늘의 의왕(義王)이 있다. 그러나 지금, 그 이름의 ...
  3. 단양 강풍 속 패러글라이딩 비행 중 추락…탑승자 1명 중상 지난 22일 오후 3시 34분께 충북 단양군 단양읍 노동리 양방산 전망대 인근에서 패러글라이딩 비행 중이던 50대 남성 2명이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단양소방서에 따르면, 사고 당시 조종사 A 씨와 동승 고객 B 씨는 이륙 직후 강풍에 중심을 잃고 인근 야산으로 추락했다. 현장에 있던 패러글라이딩 업체 직원이 즉시 119에 신고했으며, 소방..
  4. 제천시, 초고압 송전선로 ‘1년 전부터 인지’하고도 침묵… 충북 제천시가 초고압 송전선로(345kV 신 평창–신 원주) 건설사업이 지역을 통과할 가능성을 지난해 11월부터 알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하지만 시는 이 사실을 시민에게 단 한 차례도 공식적으로 알리지 않아 ‘행정의 무책임’과 ‘정보 은폐’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한국전력공사는 지난해 11월 제천시를 포함한 해당 구...
  5. 태백 라마다 호텔 충격 증언 "1,910명 등기는 껍데기, '무제한 멤버십' 판매가 본질" 태백 라마다 호텔 사태가 1,910명의 '지분 쪼개기' 등기 분양 문제로 알려진 것과 달리, 실제로는 '무제한 멤버십 회원권' 판매를 통한 변칙적 수익 창출이 더 심각한 문제의 본질이라는 내부 관계자의 충격적인 증언이 나왔다.과거 태백 라마다 호텔의 내부 관계자 A씨는 "기사화된 1,910명의 등기 문제는 전체 사기 규모의 100분..
  6. 국내 유명 배우 겸 모델 A씨, 캄보디아 인신매매 모집책 혐의…"한국 여성 강제전환" 국내 포털사이트에서 검색되는 배우 겸 모델 A씨가 캄보디아 현지 범죄조직의 한국인 여성 모집책 역할을 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23일 보도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4월 30대 여성 B씨에게 “캄보디아에서 일본어 통역 일을 함께하자”고 제안한 뒤, B씨를 프놈펜으로 출국시켰고 현지에서 조직원에게 500만원을 받고 넘긴 혐...
  7. 태광그룹, 애경산업 지분 63% 4700억원에 인수...매매 예정일자, 내년 2월 19일 [뉴스21 통신=추현욱 ] 태광산업 컨소시엄이 4700억원에 애경산업을 인수한다.AK홀딩스와 태광산업 등은 각각 이사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이 담긴 주권 양수도 방안을 승인했다고 지난 20일 밝혔다.매각 대상 주식은 애경산업 보통주 1667만2578주다. AK홀딩스 보유주식 1190만4812주와 애경자산관리 보유주식 476만7766주다.이는 애경산업 전체 발행주...
역사왜곡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