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가족형 부패’ 겨냥한 중국 반부패, 금융권까지 번졌다
  • 장은숙
  • 등록 2025-09-10 16:52:53

기사수정
  • 전 은행·증권 감독 고위직 조사…가족까지 수사 확대
  • 경제 침체 속 ‘가족형 부패’ 척결 명분, 여론 달래기 해석도

사진=픽사베이

중국 당국이 전승절 80주년 기념행사 직후 금융권을 겨냥한 대대적 반부패 수사에 착수했다. 전직 고위 금융 관료는 물론 가족까지 조사 대상에 오르면서 금융권 전반으로 칼날이 확산되는 양상이다.


중앙기율검사위원회(중앙기율위)는 9일 린정전 전 중국은행 부행장(60)을 중대한 기율 및 법률 위반 혐의로 조사 중이라고 발표했다. 지난 1월 정년퇴직한 린 전 부행장은 중국은행에서 금융부 사장, 홍콩지사 사장 등을 역임하며 오랜 기간 핵심 보직을 맡아왔다.


앞서 6일에는 이후이만 전 증권감독관리위원회 주석(61)도 같은 혐의로 조사 대상이 됐다. 이 전 주석은 ICBC 말단에서 출발해 금융계 최고위직까지 오른 인물로, 2019∼2024년 증감위 주석 재직 당시 기술기업의 대규모 IPO를 이끌었다. 그러나 지난해 증시 폭락 후 전격 사퇴했고, 1년 반 만에 수사에 휘말렸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그의 아들 이천양 역시 앤트그룹 상장에 관여한 혐의로 당국에 연행됐다.


중국 금융계에서는 이번 수사가 군과 당 간부 위주였던 반부패 드라이브가 금융권으로 본격 확산된 신호로 해석한다. 최근 3년간 이미 은행 간부 등 100여 명이 조사 대상에 올랐으며, ICBC만 해도 최소 12명의 임원이 수사를 받았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당국이 금융 시스템을 정화하고 ‘금융 초강대국’으로 도약하려는 의지를 드러낸 조치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경기 침체와 부동산 불황 속 대중의 불만을 다른 곳으로 돌리려는 정치적 목적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가족형 부패’를 겨냥한 수사가 공산당 권력층 2세들의 호화 생활에 대한 민심을 의식한 조치라는 평가도 뒤따른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가장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리얼시그널' 웹사이트...부동산, 예금, 주식, 가상자산 보유 현황 확인 (사진=네이버db)[뉴스21 통신=추현욱 ]고위 공직자들의 실제 부동산 보유 현황을 보여주는 웹사이트가 등장해 눈길을 끈다. 공개된 고위공직자 재산공개 자료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온라인 서비스 '리얼시그널'이 그것이다.리얼시그널에는 대통령, 국회의원, 장·차관, 고위 법관 및 검사, 군 장성 등 약 7000명의 자산 내역이 담겨 있..
  2. 의왕시 사근행궁, 의로운 왕의 도시가 잊지 말아야 할 자리 [뉴스21 통신=홍판곤 ]정조는 '의로운 왕(義王)'이었다. 그는 백성을 사랑했고, 아버지를 그리워했으며, 무너진 나라의 기강을 세우려 했다. 사근행궁에 들렀을 때마다 마음속에 품었던 건 단 하나였다."아버지를 배알하고, 백성을 돌보는 그 길이 곧 임금의 도리다."그 길 위에 오늘의 의왕(義王)이 있다. 그러나 지금, 그 이름의 ...
  3. 단양 강풍 속 패러글라이딩 비행 중 추락…탑승자 1명 중상 지난 22일 오후 3시 34분께 충북 단양군 단양읍 노동리 양방산 전망대 인근에서 패러글라이딩 비행 중이던 50대 남성 2명이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단양소방서에 따르면, 사고 당시 조종사 A 씨와 동승 고객 B 씨는 이륙 직후 강풍에 중심을 잃고 인근 야산으로 추락했다. 현장에 있던 패러글라이딩 업체 직원이 즉시 119에 신고했으며, 소방..
  4. 제천시, 초고압 송전선로 ‘1년 전부터 인지’하고도 침묵… 충북 제천시가 초고압 송전선로(345kV 신 평창–신 원주) 건설사업이 지역을 통과할 가능성을 지난해 11월부터 알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하지만 시는 이 사실을 시민에게 단 한 차례도 공식적으로 알리지 않아 ‘행정의 무책임’과 ‘정보 은폐’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한국전력공사는 지난해 11월 제천시를 포함한 해당 구...
  5. 태백 라마다 호텔 충격 증언 "1,910명 등기는 껍데기, '무제한 멤버십' 판매가 본질" 태백 라마다 호텔 사태가 1,910명의 '지분 쪼개기' 등기 분양 문제로 알려진 것과 달리, 실제로는 '무제한 멤버십 회원권' 판매를 통한 변칙적 수익 창출이 더 심각한 문제의 본질이라는 내부 관계자의 충격적인 증언이 나왔다.과거 태백 라마다 호텔의 내부 관계자 A씨는 "기사화된 1,910명의 등기 문제는 전체 사기 규모의 100분..
  6. 국내 유명 배우 겸 모델 A씨, 캄보디아 인신매매 모집책 혐의…"한국 여성 강제전환" 국내 포털사이트에서 검색되는 배우 겸 모델 A씨가 캄보디아 현지 범죄조직의 한국인 여성 모집책 역할을 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23일 보도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4월 30대 여성 B씨에게 “캄보디아에서 일본어 통역 일을 함께하자”고 제안한 뒤, B씨를 프놈펜으로 출국시켰고 현지에서 조직원에게 500만원을 받고 넘긴 혐...
  7. 태광그룹, 애경산업 지분 63% 4700억원에 인수...매매 예정일자, 내년 2월 19일 [뉴스21 통신=추현욱 ] 태광산업 컨소시엄이 4700억원에 애경산업을 인수한다.AK홀딩스와 태광산업 등은 각각 이사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이 담긴 주권 양수도 방안을 승인했다고 지난 20일 밝혔다.매각 대상 주식은 애경산업 보통주 1667만2578주다. AK홀딩스 보유주식 1190만4812주와 애경자산관리 보유주식 476만7766주다.이는 애경산업 전체 발행주...
역사왜곡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