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병간호 '힘들다' 말한 아내 살해…前서울대 교수 징역 25년
  • 추현욱 사회2부기자
  • 등록 2025-09-01 21:04:16

기사수정


 자신을 간호하던 아내가 '힘들다'고 토로하자 흉기로 살해한 전직 서울대 교수가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6부(이정엽 부장판사)는 1일 살인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A씨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1월 자신을 간호하던 아내 B씨가 자택에서 '밖에 나가지도 못하고 힘들다. 이렇게 사느니 죽는 게 낫겠다. 죽든지 내가 집을 나가 양로원으로 가겠다. 앞으로 혼자 살아'라고 말하자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아내가 자신을 버린다고 생각하고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

A씨는 서울대 교수로 일하다 퇴직했고, 이후 일하던 기관에서도 작년께 은퇴한 뒤 불면증 등으로 건강이 악화해 부인의 간호를 받아온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범행 직후 동생에게 전화해 뒤처리를 부탁한다는 등의 대화를 하고, 아들에게 전화가 걸려 오자 범행 사실을 숨긴 채 대화하기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판 과정에서 A씨는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였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최초 수사기관에서 범행 경위·수단과 방법·범행 후 정황에 대해 비교적 명확하게 진술한 점, 임상 심리 평가에 따르면 피고인이 호소하는 수면 박탈·신체적 기능 저하 등이 정신적 와해를 일으키는 수준에 이르렀을 가능성은 낮은 점 등을 종합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한 피해자에 대한 부검 결과와 이웃 주민의 진술 등을 종합해 "피해자는 공격으로부터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저항하다가 극심한 육체적·정신적 고통 속에 사망에 이르렀을 것으로 보이는 등 범행 수법이 매우 잔혹하다"라고도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으로 피고인과 피해자의 자녀를 비롯한 유족들에게 회복될 수 없는 정신적 고통을 남겼고, 특히 자녀들이 이 사건으로 인한 상처를 치유하고 평온한 일상으로 복귀하기는 매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질책했다.

다만 재판부는 검찰의 전자장치 부착 명령과 보호관찰 명령 청구는 "범죄 전력이 없는 점, 피고인에 대한 정신병 질적특성 평가 결과 사이코패스 진단 기준점에 해당하지 않는 점, 배우자를 상대로 저지른 범행으로 특수한 관계에서 발생한 사건인 점 등을 고려하면 재범 위험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기각했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가장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제천 제일장례예식장, ‘지목 전(田)’에 수년간 불법 아스팔트… 제천시는 뒤늦은 원상복구 명령 충북 제천시 천남동에 있는 제일 장례예식장이 지목이 ‘전(田)’인 토지에 십수 년 동안 무단으로 아스팔트 포장하고 주차장으로 운영해 온 사실이 드러났다. 명백한 불법 행위가 십수 년 동안 방치된 가운데, 제천시는 최근에서야 현장 확인 후 원상복구 명령을 내렸다.문제의 부지(천남동 471-31 등)는 농지 지목인 ‘전’으로, ...
  2. [단독]"6년간 23억 벌었는데 통장은 '텅텅'?"... 쇠소깍협동조합의 수상한 회계 미스터리 [제주 서귀포=서민철 기자] 제주 서귀포시의 명소인 쇠소깍 수상 레저 사업이 수십억 원대 '수익금 불투명 집행 의혹'에 휩싸였다. 2018년 행정 당국의 중재로 마을회와 개인사업자가 결합한 '하효쇠소깍협동조합'이 매년 막대한 수익을 내고도, 회계 장부상 돈이 쌓이지 않는 기형적인 운영을 이어온 것으로 드러났다. ◇ 23억 ...
  3. “We Serve” 실천 60년…울산라이온스클럽이 미래 100년을 향하다 [뉴스21 통신=최세영 ]▲ 사진제공=울산라이온스클럽2025년 12월 11일(목) 오후 6시 30분, 울산 보람컨벤션 3층에서 울산라이온스클럽 창립 60주년 기념식이 성대하게 개최됐다. 이번 행사에는 지역사회 인사뿐 아니라 울산 무궁화라이온스클럽을 포함한 30개 라이온스클럽의 회장단과 라이온들이 참석해 울산라이온스클럽의 60년 역사를 함께 축...
  4. 중부소방서·드론전문의용소방대·CPR전문의용소방대·태화파출소 [뉴스21 통신=최세영 ]▲ 사진제공=중부소방서 드론전문의용소방대울산중부소방서 구조대와 드론전문의용소방대, CPR전문의용소방대, 태화파출소는 12월 13일(토)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까지 태화연 호수공원 일대에서 겨울철 생활안전 및 화재예방 강화를 위한 합동 안전 캠페인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이번 캠페인은 동절기 산불 위험 증...
  5. “염화칼슘에 가로수가 죽어간다”… 제천시,친환경 제설제 782톤’ 긴급 추가 확보 충북 제천시가 겨울철마다 반복돼 온 염화칼슘 과다 살포로 인한 도심 가로수 피해 논란 속에, 뒤늦게 친환경 제설제 782t을 추가 확보했다.환경 단체와 시의회의 강한 문제 제기가 이어지자, 시가 올해 겨울철 제설 정책을 전면 수정한 것이다.지난 9월 19일 열린 ‘제설제 과다 살포에 따른 가로수 피해 실태 간담회’에서는 “인도 ...
  6. [신간소개]악마의 코드넘버 새디즘 신은 나를 버렸으나, 나는 12미터의 종이 위에 나만의 신을 창조했다." 18세기 가장 위험한 작가, 마르키 드 사드의 충격적 실화 바탕 팩션! '사디즘(Sadism)'이라는 단어의 기원이 된 남자, 마르키 드 사드 백작. 그는 왜 평생을 감옥에 갇혀야 했으며, 잉크가 마르자 자신의 피를 뽑아 글을 써야만 했을까? 전작 《지명의 숨겨진 코드》...
  7. [풀뿌리 정치를 말하다] “전북의 미래 설계자” 김관영 지사, 재선 구도 본격화 민선 8기 반환점을 돈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가 사실상 재선을 향한 행보에 들어갔다. 2036년 하계올림픽 유치, 완주·전주 행정통합, 20조 원대 기업유치와 새만금 산업화 등 굵직한 과제들을 앞세워 “도약을 넘어 완성으로 가는 4년”을 내세우는 구도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김 지사를 두고 “공약형 정치인이 아니라 설계...
역사왜곡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