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외화벌이의 새로운 수단으로 ‘골프 관광’을 내세우며 홍보에 나섰다. 기존 혁명사적지와 자연경관 중심의 관광 상품에서 벗어나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이색 콘텐츠를 전면에 내세운 것이다.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26일 “조선에서도 관광업이 발전하여감에 따라 다양한 관광 유형들이 등장하고 있다”며 평양 골프 관광을 소개했다. 매체는 북한이 “아름다운 자연경치와 온화한 기후조건으로 골프 관광에 유리하다”며 평양 인근에 18홀 규모의 평양골프장과 서산골프연습장이 조성돼 있다고 전했다.
평양에서 약 30km 떨어진 남포 강서구역 태성호 인근에 자리한 평양골프장은 총연장 6천777야드로 200여 명이 동시에 경기를 진행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매체는 “높은 난도의 장애물 구역에서 공치기와 종착지에서의 아슬아슬한 순간을 체험할 수 있다”며 코스 난이도를 강조했다.
또한 2017년부터 활동해온 려명골프여행사를 통해 낚시·역사유적 탐방·약수 체험 등 다양한 관광 상품도 결합해 제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관광객의 요구에 따라 주요 도시 참관, 공연 관람, 음식 체험까지 맞춤형 패키지를 구성할 수 있다고 선전했다.
다만 북한 내에서 골프는 오랫동안 권력층과 외국인 일부만 향유해온 대표적 특권 스포츠였다. 때문에 이번 홍보 역시 내수용이라기보다 외화벌이를 겨냥한 대외용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코로나19 이전인 2011∼2016년에는 영국 루핀여행사 주관으로 ‘평양 국제 아마추어 골프대회’가 열려 서구 관광객들이 참여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번 행보를 제재 국면 속 관광업 확대 전략의 연장선으로 해석한다. 석탄·노동자 파견 등 기존 외화 수입원이 차단된 상황에서, 북한이 관광업을 사실상 유일한 합법적 외화 통로로 삼으려는 움직임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