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대표하는 패스트푸드업체인 맥도날드가 홍콩 황금상권 점포를 대거 처분하기로 하면서 홍콩이 떠들썩하다.
홍콩에 총 23개 직영 점포를 갖고 있는데 이중 침사추이, 코즈웨이베이, 추엔완, 쿼리베이 등 핵심 요지에 있는 8개 점포를 오는 9월 입찰을 통해 처분하기로 했다. 나머지 점포들은 내년에 매각한다고 한다. 전체 매각 규모는 30억 홍콩 달러(약 5300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올해는 맥도날드가 홍콩에 진출한 지 50주년이 되는 해로 다양한 기념행사가 열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맥도날드가 홍콩 내 점포를 하나도 남김없이 모두 매각한다는 보도가 나오자 홍콩에서는 그 배경에 대한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홍콩 내에서는 맥도날드가 홍콩 부동산 시장의 장래를 그만큼 어둡게 보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많다. 2020년 국가보안법 시행 이후 홍콩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내림세가 계속되고 있어 그나마 가격이 덜 내려갔을 때 팔려는 것으로 보는 것이다. 홍콩 최대 부호 리카싱이 이끄는 청쿵그룹도 지난 수년간 보유 부동산을 대거 매각해왔다.
미중 충돌에 대비해 정치적 고려가 더 크다는 분석도 있으며 미중 충돌이 발생했을 때 홍콩 내 자산이 중국이 활용할 정치적 카드가 되지 않도록 미리 처분하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홍콩경제일보는 지난 7월28일 “맥도날드가 한 건도 남기지 않고 홍콩 내 23개 보유 점포를 단계적으로 매각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올해 침사추이 등 핵심 요지의 8개 점포를 우선 매각하는데, 가격은 13억 홍콩 달러(약 24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전했다.
맥도날드도 그 다음 날 이 보도를 확인했다. 미국 부동산 컨설팅사 JLL 주관으로 오는 9월16일 8개 점포에 대한 입찰이 진행된다고 발표했다. 다만, 점포 매각 뒤에도 장기 임대로 맥도날드 매장은 그대로 유지할 예정이어서 홍콩 내 맥도날드 점포 수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이번 매각 대상 중 가장 상징적인 곳은 홍콩 침사추이 스타하우스 내 맥도날드 점포와 지하 창고이다. 전체면적이 400평 가량인데, 시세가 4억6000만 홍콩달러(약 815억원)에 이른다. 2019년 시세가 10억 홍콩달러(약 1780억원)에 이르렀는데, 지난 수년간 부동산 시장 침체로 반 토막이 났다고 한다. 코즈웨이베이 이워스트리트와 추엔완 마켓스트리트의 1·2층 점포와 지하 등도 매물로 나왔다.
맥도날드는 이번 입찰 결과를 지켜보고 내년에는 나머지 15개 점포도 차례대로 매각한다고 한다. 임대 수익이 확실한 곳이어서 투자자들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홍콩 매체들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