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더 밀리면 끝장…LG, 70만원 '초저가 냉장고' 승부수
  • 추현욱 사회2부기자
  • 등록 2025-07-14 19:28:27

기사수정
  • LG 브랜드 달고 AS까지…中·동남아 등으로 공략 확대


LG전자가 중국 가전업체와 손잡고 60만원대 초저가 냉장고와 세탁기를 출시한다. 중국에 단순히 생산만 맡기는 기존 방식이 아니라 제품 기획·개발부터 함께 진행하는 합작 개발 방식(JDM)이다. ‘중국 천하’가 된 글로벌 중저가 가전시장을 뚫기 위해 압도적 가성비를 갖춘 중국 기업과 손잡았다는 점에서 “LG전자가 호랑이를 잡기 위해 호랑이굴로 뛰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이르면 이달 말부터 중국 가전업체와 협업해 만든 드럼세탁기와 냉장고를 유럽 전역에서 판매한다. 중국 중견 가전업체인 스카이워스와 9㎏짜리 드럼세탁기를, 오쿠마와 400L급 2도어 냉장고를 공동 개발했다.

LG전자가 보급형 가전시장에 눈을 돌린 건 지난해부터다. 이대로 손을 놓고 있다간 성장성이 큰 시장이 ‘중국판’이 될 것이란 위기감에서다. 동남아와 중남미, 아프리카 지역의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가전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지만, LG전자의 기존 제품으로 승부하기엔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LG전자의 기존 생산방식으로 중국의 가격을 맞출 방법을 찾는 건 불가능했다.

중국 업체와의 합작개발방식(JDM)은 이런 고민이 낳은 결과물이다. LG전자는 HA사업본부 산하에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중국 파트너사를 물색했다. 대상은 글로벌 무대에서 LG전자와 직접 경쟁하지 않으면서도 생산 및 품질 경쟁력이 있는 업체로 좁혔다. 그렇게 스카이워스와 오쿠마를 최종 파트너로 선정했다. 세탁기를 공동 개발한 스카이워스는 자체 브랜드 제품을 내면서 다른 브랜드 제품도 수탁생산하는 중견 가전업체다. 오쿠마는 중국 냉장고 시장에서 10위권에 이름을 올리는 회사다.

업계에선 LG전자의 JDM 전략에 대해 “중국의 가성비와 LG의 브랜드파워를 다 잡은 묘수”라고 평가한다. 압도적 가성비로 중저가 시장을 휩쓸고 있는 메이디, 하이얼 등 중국 업체를 잡기 위해 그만한 가성비를 갖춘 중국 업체를 ‘용병’으로 활용하면서 LG가 구축한 브랜드 파워로 제품의 ‘매력’을 높였기 때문이다. LG가 디자인과 제품 기획을 주도하는 만큼 프리미엄 못지않은 상품성도 담았다.

업계 관계자는 “저가 제품이라도 품질 문제가 생기면 LG 브랜드 이미지가 실추되는 점을 감안해 생산을 제외한 모든 부문에 LG가 직접 개입하는 방식을 택한 것”이라며 “계획대로 되면 LG전자는 글로벌 중저가 가전이란 엄청난 시장을 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첫 번째 시험대는 유럽이다. 유럽 중저가 가전 시장의 맹주는 중국 업체와 베스텔, 베코, 아르첼릭 등 튀르키예 업체다. LG전자는 그동안 유럽에선 인공지능(AI)을 적용한 프리미엄 가전 시장만 공략해왔다. 하지만 동유럽 등 상대적으로 소득 수준이 낮은 나라와 선진국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가성비 가전을 찾는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만큼 보급형 시장에서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다. LG전자는 유럽에서 JDM 사업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대로 무대를 중국 동남아 남미 아프리카 등으로 넓힐 계획이다. JDM 제품군도 냉장고와 세탁기에 이어 에어컨, 건조기 등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가장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리얼시그널' 웹사이트...부동산, 예금, 주식, 가상자산 보유 현황 확인 (사진=네이버db)[뉴스21 통신=추현욱 ]고위 공직자들의 실제 부동산 보유 현황을 보여주는 웹사이트가 등장해 눈길을 끈다. 공개된 고위공직자 재산공개 자료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온라인 서비스 '리얼시그널'이 그것이다.리얼시그널에는 대통령, 국회의원, 장·차관, 고위 법관 및 검사, 군 장성 등 약 7000명의 자산 내역이 담겨 있..
  2. 의왕시 사근행궁, 의로운 왕의 도시가 잊지 말아야 할 자리 [뉴스21 통신=홍판곤 ]정조는 '의로운 왕(義王)'이었다. 그는 백성을 사랑했고, 아버지를 그리워했으며, 무너진 나라의 기강을 세우려 했다. 사근행궁에 들렀을 때마다 마음속에 품었던 건 단 하나였다."아버지를 배알하고, 백성을 돌보는 그 길이 곧 임금의 도리다."그 길 위에 오늘의 의왕(義王)이 있다. 그러나 지금, 그 이름의 ...
  3. 단양 강풍 속 패러글라이딩 비행 중 추락…탑승자 1명 중상 지난 22일 오후 3시 34분께 충북 단양군 단양읍 노동리 양방산 전망대 인근에서 패러글라이딩 비행 중이던 50대 남성 2명이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단양소방서에 따르면, 사고 당시 조종사 A 씨와 동승 고객 B 씨는 이륙 직후 강풍에 중심을 잃고 인근 야산으로 추락했다. 현장에 있던 패러글라이딩 업체 직원이 즉시 119에 신고했으며, 소방..
  4. 제천시, 초고압 송전선로 ‘1년 전부터 인지’하고도 침묵… 충북 제천시가 초고압 송전선로(345kV 신 평창–신 원주) 건설사업이 지역을 통과할 가능성을 지난해 11월부터 알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하지만 시는 이 사실을 시민에게 단 한 차례도 공식적으로 알리지 않아 ‘행정의 무책임’과 ‘정보 은폐’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한국전력공사는 지난해 11월 제천시를 포함한 해당 구...
  5. 태백 라마다 호텔 충격 증언 "1,910명 등기는 껍데기, '무제한 멤버십' 판매가 본질" 태백 라마다 호텔 사태가 1,910명의 '지분 쪼개기' 등기 분양 문제로 알려진 것과 달리, 실제로는 '무제한 멤버십 회원권' 판매를 통한 변칙적 수익 창출이 더 심각한 문제의 본질이라는 내부 관계자의 충격적인 증언이 나왔다.과거 태백 라마다 호텔의 내부 관계자 A씨는 "기사화된 1,910명의 등기 문제는 전체 사기 규모의 100분..
  6. 국내 유명 배우 겸 모델 A씨, 캄보디아 인신매매 모집책 혐의…"한국 여성 강제전환" 국내 포털사이트에서 검색되는 배우 겸 모델 A씨가 캄보디아 현지 범죄조직의 한국인 여성 모집책 역할을 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23일 보도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4월 30대 여성 B씨에게 “캄보디아에서 일본어 통역 일을 함께하자”고 제안한 뒤, B씨를 프놈펜으로 출국시켰고 현지에서 조직원에게 500만원을 받고 넘긴 혐...
  7. 태광그룹, 애경산업 지분 63% 4700억원에 인수...매매 예정일자, 내년 2월 19일 [뉴스21 통신=추현욱 ] 태광산업 컨소시엄이 4700억원에 애경산업을 인수한다.AK홀딩스와 태광산업 등은 각각 이사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이 담긴 주권 양수도 방안을 승인했다고 지난 20일 밝혔다.매각 대상 주식은 애경산업 보통주 1667만2578주다. AK홀딩스 보유주식 1190만4812주와 애경자산관리 보유주식 476만7766주다.이는 애경산업 전체 발행주...
역사왜곡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