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럼=서민철 사회부장] 2010년대 중반, 달콤한 약속으로 투자자들을 현혹했던 분양형 호텔들이 전국 곳곳에 우후죽순 들어섰다. 저금리 시대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던 개인 투자자들에게 ‘안정적인 고수익’은 거부할 수 없는 유혹이었다.
강원도 태백시의 라마다 호텔, 정식 명칭 ‘라마다 강원 태백 호텔앤리조트’ 역시 그중 하나였다. 한때 탄광 산업의 중심지였던 태백에 관광 활성화라는 기대를 등에 업고 들어선 이 호텔은, 수많은 개인 투자자들의 꿈을 담은 투자가 되었지만, 이내 악몽으로 변하고 말았다.

달콤한 유혹 뒤에 숨겨진 현실
2015년경 분양을 시작한 라마다 강원 태백 호텔은 객실당 약 1억원이라는 금액으로 소유주를 모집했다. 주변의 하이원리조트와 강원랜드 카지노를 등에 업고 뛰어난 입지를 자랑하며, 특히 “연 8% 또는 12%의 확정 수익률”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세웠다.
여기에 “3년 수익금 선지급”이라는,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잠재우는 당근까지 제시되면서, 많은 이들이 지갑을 열었다. 서울 강남 한복판에 차려진 모델하우스는 이러한 기대를 더욱 부추기는 듯했다.
하지만 약속은 곧 허언이 되었다. 분양 당시의 화려한 홍보 문구는 어디 가고, 약속했던 수익금은 제대로 지급되지 않았다.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현실이 되었고, 점차 분노로 바뀌어갔다. 급기야 2020년에는 일부 객실이 최초 분양가의 10분의1에도 못 미치는 가격에 경매로 나오는 충격적인 사태까지 벌어졌다. 이는 분양형 호텔이라는 투자 상품의 위험성을 여실히 드러내는 비극적인 단면이었다.
끝나지 않은 싸움, 해결의 길은 요원한가
태백 라마다 호텔 사태는 비단 이 호텔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국적으로 유사한 분양형 호텔 사기 및 피해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사태에 대한 마땅한 해결책이 부재하다는 점이다. 분양형 호텔은 투자자들이 개별 객실의 소유권을 가지고 있지만, 운영은 위탁사에 맡기는 구조다. 운영사의 경영 악화나 부실 운영은 곧바로 투자자들의 수익 감소로 이어진다. 게다가 수많은 소유주들의 의견을 한데 모아 효율적인 대응에 나서는 것도 쉽지 않다.
피해자들이 할 수 있는 법적 조치는 손해배상 청구소송이나 경우에 따라 사기죄 고소 정도다. 하지만 시행사나 운영사가 이미 재정적으로 파탄 상태이거나 법망을 교묘히 피해나간다면, 소송에서 승소하더라도 실질적인 피해 회복은 요원해진다.
피해자들이 집단소송을 통해 힘을 모으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협상에 나서거나 운영 주체 변경을 모색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지만, 이 역시 복잡한 이해관계와 법적 문제로 난항을 겪기 일쑤다.

반복되는 비극, 정책의 역할은 어디에
태백 라마다 호텔 사태는 우리 사회가 분양형 호텔이라는 신종 투자 상품에 대해 얼마나 안일하게 접근했는지 보여주는 사례다. 수익형 부동산이라는 탈을 썼지만, 실상은 주식과 같은 고위험 투자에 가까운 상품에 대해 정부는 명확한 규제나 투자자 보호 장치를 마련하지 못했다. ‘확정 수익률’이라는 허황된 약속이 난무하는 동안, 수많은 선량한 개인 투자자들만 희생양이 되었다.
이제라도 정부와 관계 당국은 분양형 호텔에 대한 명확한 법적 규제와 강력한 관리 감독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이미 발생한 피해에 대해서는 사법부와 유관 기관이 적극적으로 협력하여 실질적인 구제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태백 라마다 호텔에 묻힌 투자자들의 꿈과 돈은 단순히 개개인의 손실을 넘어, 우리 사회의 투자 안전망에 대한 경고음이다. 더 이상 ‘확정 수익률’이라는 달콤한 덫에 걸려드는 이들이 없도록, 우리는 이 아픈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태백라마다호텔#분양형호텔#확정수익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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