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게해 동쪽 외딴섬 키오스가 검은 연기에 갇혔다.
거센 불길을 소방 헬기가 잡아보려 하지만 쉽사리 잡히지 않는다.
지난 22일 발생한 산불은 사흘이 지났지만 그 기세가 좀처럼 꺾일 줄을 모른다.
강풍 탓에 불길은 산림과 들판을 휩쓸며 섬 전역으로 빠르게 확산 중이다.
소방관 4백여 명과 소방차 80여대 등이 동원됐지만 진화 작업에 큰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화염이 주거지까지 위협하며 주민 수백 명이 긴급 대피했다.
특히 이번 산불로 키오스섬의 특산품인 마스티하 전통 재배 산지의 피해도 우려된다.
마스티하는 키오스섬에서만 자생하는 마스티하 나무에서 채취하는 천연수지로, 의약품과 화장품 원료로 사용된다.
이번 산불 원인으로는 방화 가능성도 제기되는데 당국은 의심스런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리스에서는 최근 20년 동안 산불 피해가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기록적 산불이 난 2023년의 피해 면적은 천745㎢로 2011∼2020년 평균보다 3배나 많았다.
전문가들은 기후 변화의 여파로 산불이 더 자주 발생하고 대형 산불도 증가 추세라고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