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계엄 반대했다더니… 한덕수·최상목·이상민 진술, 국무회의 CCTV와 달랐다
  • 추현욱 사회2부기자
  • 등록 2025-05-26 20:39:49

기사수정


경찰이 대통령경호처 비화폰(도·감청 방지 휴대전화) 서버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을 비롯해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의 기록이 원격으로 삭제된 정황을 발견하면서 12·3 비상계엄 관련 증거인멸 의혹 수사가 본격화했다. 


그동안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은 “계엄에 반대했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는데 비상계엄 국무회의 당시 폐쇄회로(CC)TV에서 이들의 진술과 배치되는 점이 발견되면서 내란동조 혐의 수사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26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에 따르면 대통령 경호처 비화폰 서버는 이틀마다 자동으로 삭제되도록 설정됐다. 특수단은 윤 전 대통령 등의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와 관련해 경호처와 이를 복구하는 과정에서 지난해 12월6일 윤 전 대통령과 홍 전 차장, 김 전 청장의 비화폰 기록이 원격 삭제된 정황을 확인했다.

 
비화폰의 통화 기록은 관리자에 의해 원격으로 삭제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기록 삭제 이후에는 비화폰 소지자가 휴대전화를 열어도 통화 기록이 나오지 않는 것이다. 당시 홍 전 차장 등이 계엄 당시 상황에 대한 폭로를 이어가던 상황에서 기록이 새나가는 것을 방지하려는 의도로 원격 삭제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앞서 김성훈 경호처 차장은 지난해 12월12일 경호처 직원에 비화폰 기록의 원격 삭제를 요구했지만 해당 직원이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지시를 이행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났다. 실제로는 이에 앞서 이미 삭제가 이뤄진 셈이다. 특수단 관계자는 “아직 누가 어떻게 삭제한 것인지는 수사 중”이라면서도 “비화폰 서버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이 제한적이라 경호처에서 삭제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내란 관련 비화폰은 경호처와 군이 각각 관리했다.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과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등이 소지한 비화폰도 기록이 원격 삭제돼 검찰 수사 과정에서 이미 비화폰에 남은 기록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수단은 경호처와 비화폰 서버의 임의제출을 합의한 이후 약 한 달간 12·3 비상계엄 9개월 전인 지난해 3월부터 비화폰 통신기록 복구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앞서 특수단은 윤 전 대통령의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와 관련한 지난해 12월3일부터 기록만을 제출받았지만, 한 전 총리와 이 전 장관 등 국무회의 관련 내란 혐의와 관련해 나머지 서버 기록을 추가 제출받을 예정이다. 

윤 전 대통령의 내란 혐의 재판을 진행 중인 검찰도 법원에 비화폰 서버 압수수색을 요청한 상태다. 특수단 관계자는 “필요하면 법원 쪽에도 적극 협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비상계엄 당시 국무위원들의 내란 혐의 수사도 본격화했다.

특수단은 이날 한 전 총리와 최 전 부총리, 이 전 장관을 소환해 국무회의 당시 내란 동조 혐의 관련 내용을 캐물었다. 이들은 그동안 “비상계엄에 반대했다”고 했지만 경찰이 확보한 대통령실 집무실 복도와 국무회의가 열린 대접견실의 기록이 담긴 CCTV 영상에는 세 사람의 진술과 다른 내용이 확인된 것이다.

한편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 심리로 열린 내란 우두머리·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사건 5차 공판에 출석하면서 취재진의 ‘대선을 앞두고 국민께 할 말이 있는지’, ‘불법 계엄을 사과할 생각이 없는지’ 등 질문에 답하지 않고 법정으로 들어섰다.

 재판에 출석한 이상현 육군특수전사령부(특전사) 제1공수여단장은 비상계엄 당시 특수부대의 국회 투입 등 상황과 지휘 체계 등에 대해 증언했다. 비상계엄 당시 창문을 깨고 국회에 진입한 김현태 전 육군 특수전사령부 707특수임무단장(대령) 등 군 지휘관 7명에 대한 첫 재판은 다음달 5일 열린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가장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제천문화원, 내부 제보로 ‘보조금 부당 집행·직장 내 괴롭힘’ 의혹 폭발… 제천시는 민원 취하만 기다렸나 충북 제천문화원이 보조금 부당 집행·근무 불성실·직장 내 괴롭힘 의혹에 휩싸였다. 내부 기간제 근로자인 A 씨가 국민신문고를 통해 구체적 정황을 제출하며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했지만, 제천시가 이를 성의 없는 조사와 민원 취하 종용으로 무마하려 했다는 비판이 거세다.A 씨는 신고서에서 문화원 내부에서 ▲ 각종 사업 보...
  2. 【기자수첩】보조금은 눈먼 돈이 아니다…제천문화원 사태, 제천시는 무엇을 했나 보조금은 ‘지원금’이 아니다.혈세다. 그리고 그 혈세를 관리·감독할 책임은 지자체에 있다.최근 제천문화원과 관련해 국민신문고를 통해 제기된 내부 제보 내용은 단순한 회계 미숙이나 행정 착오의 수준을 넘어선다. 보조금 집행 이후 카드수수료를 제한 금액을 되돌려받았다는 의혹, 회의참석 수당과 행사 인건비가 특정 인...
  3. 중부소방서·드론전문의용소방대·CPR전문의용소방대·태화파출소 [뉴스21 통신=최세영 ]▲ 사진제공=중부소방서 드론전문의용소방대울산중부소방서 구조대와 드론전문의용소방대, CPR전문의용소방대, 태화파출소는 12월 13일(토)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까지 태화연 호수공원 일대에서 겨울철 생활안전 및 화재예방 강화를 위한 합동 안전 캠페인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이번 캠페인은 동절기 산불 위험 증...
  4. “We Serve” 실천 60년…울산라이온스클럽이 미래 100년을 향하다 [뉴스21 통신=최세영 ]▲ 사진제공=울산라이온스클럽2025년 12월 11일(목) 오후 6시 30분, 울산 보람컨벤션 3층에서 울산라이온스클럽 창립 60주년 기념식이 성대하게 개최됐다. 이번 행사에는 지역사회 인사뿐 아니라 울산 무궁화라이온스클럽을 포함한 30개 라이온스클럽의 회장단과 라이온들이 참석해 울산라이온스클럽의 60년 역사를 함께 축...
  5.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익산시지회, 청소년 주거안전 지킴이로 나서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익산시지회(지회장 김남철)가 지역 청소년의 주거 안전을 위한 공익 활동에 적극 나서며 지역사회에 모범적인 사회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익산시지회는 사회 진출을 앞둔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부동산 기초 이해 및 전세사기 예방교육을 실시했다. 이번 교육은 대학 진학, 자취, 독립 등으로 처음 주거 계...
  6. [신간소개]악마의 코드넘버 새디즘 신은 나를 버렸으나, 나는 12미터의 종이 위에 나만의 신을 창조했다." 18세기 가장 위험한 작가, 마르키 드 사드의 충격적 실화 바탕 팩션! '사디즘(Sadism)'이라는 단어의 기원이 된 남자, 마르키 드 사드 백작. 그는 왜 평생을 감옥에 갇혀야 했으며, 잉크가 마르자 자신의 피를 뽑아 글을 써야만 했을까? 전작 《지명의 숨겨진 코드》...
  7. 울산시, 청년형 유홈(U home) 청년들에 인기 [뉴스21 통신=최세영 ] 유홈(달동)                          유홈(백합)유홈(삼산)유홈(양정)유홈(태화)                                ▲ 조감도제공=울산광역시울산시가 지난 11월 28일부터 12월 10일까지 청년층의 주거만족도 향상을 위해 추진 중...
역사왜곡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