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지난달 산불, 인명 피해 피한 지역도 있다
  • 김민수
  • 등록 2025-04-17 10:00:44

기사수정
  • 신속한 대피


▲ 사진=kbs뉴스 영상 캡쳐

지난달 22일 경북 의성에서 시작된 산불.


사흘 뒤 순간 풍속 초속 27미터의 강풍이 불면서, 이웃 청송을 지나 영덕군까지 빠르게 번졌다.


화마가 덮치면서 영덕군에서만 10명이 숨졌다.


하지만, 영덕군 지품면은 산불이 가장 먼저 번졌는데도 상황이 달랐다.


이곳 지품면은 주택과 창고 수백 채가 불에 탔지만 인명 피해는 한 명도 없었다.


산불이 심상치 않다고 본 주민들이 신속하게 대피했기 때문이다.


영덕군이 긴급재난문자를 보내기도 전인 오후 4시 반부터 대피가 시작됐다.


군청에도 대피를 도와달라고 먼저 요청했다.


천8백여 명의 주민이 전부 몸을 피하는 데는 3시간가량 걸렸다.


그 사이 산불은 지품면을 덮쳤고, 위성 사진에서도 저녁 7시에서 8시 사이 지품면 대부분이 불길에 휩싸인 게 확인된다.


조금만 늦었어도 대규모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던 아찔한 상황이었다.


앞서 보신 것처럼 산불이 급속도로 번질 땐 빠른 대피가 인명 피해를 줄이는 핵심이다.


정부도 이에 맞춰 대피 체계를 개선하기로 했다.


우선, 대피 구역부터 늘린다.


현행 마을 단위의 '구역' 대피에서, 앞으로는 '지역' 대피, '권역' 대피까지 내리기로 했다.


대피 기준도 강화한다.


정부는 산불 피해가 컸던 이유 중 하나로 예측 실패, 그러니까 불이 얼마나 번질지 몰랐던 걸 꼽았다.


기상 악화로 드론이나 헬기를 못 띄워 화선 측정이 곤란했기 때문인데, 앞으로는 화선 정보가 없는 경우 경북 산불의 확산 속도인 시간당 8.2km를 기준으로 대피령을 내리기로 했다.


산불이 5시간 안에 닥칠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 즉, 확산 방향으로 41km 떨어진 곳까지 '위험구역'으로 설정해 주민들을 즉시 대피시킨다는 거다.


새 기준을 경북 산불에 대입해보면, 발화지인 의성부터 청송군 서쪽 지역 대부분이 즉시 대피해야 하는 위험구역이 된다.


정부는 산불이 8시간 안에 번질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잠재적 위험구역'으로 설정해, 대피 준비와 함께 이동 속도가 늦은 노약자는 미리 대피시키기로 했다.


화선 정보가 있는 경우에도 평균 풍속이 아닌 최대 순간 풍속을 기준으로 산불 확산 거리를 계산하기로 했다.


정부는 대피 지역이 광범위하더라도 인명 피해를 줄이는 데 중점을 두고 대피령을 내릴 거라고 강조했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가장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리얼시그널' 웹사이트...부동산, 예금, 주식, 가상자산 보유 현황 확인 (사진=네이버db)[뉴스21 통신=추현욱 ]고위 공직자들의 실제 부동산 보유 현황을 보여주는 웹사이트가 등장해 눈길을 끈다. 공개된 고위공직자 재산공개 자료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온라인 서비스 '리얼시그널'이 그것이다.리얼시그널에는 대통령, 국회의원, 장·차관, 고위 법관 및 검사, 군 장성 등 약 7000명의 자산 내역이 담겨 있..
  2. 의왕시 사근행궁, 의로운 왕의 도시가 잊지 말아야 할 자리 [뉴스21 통신=홍판곤 ]정조는 '의로운 왕(義王)'이었다. 그는 백성을 사랑했고, 아버지를 그리워했으며, 무너진 나라의 기강을 세우려 했다. 사근행궁에 들렀을 때마다 마음속에 품었던 건 단 하나였다."아버지를 배알하고, 백성을 돌보는 그 길이 곧 임금의 도리다."그 길 위에 오늘의 의왕(義王)이 있다. 그러나 지금, 그 이름의 ...
  3. 단양 강풍 속 패러글라이딩 비행 중 추락…탑승자 1명 중상 지난 22일 오후 3시 34분께 충북 단양군 단양읍 노동리 양방산 전망대 인근에서 패러글라이딩 비행 중이던 50대 남성 2명이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단양소방서에 따르면, 사고 당시 조종사 A 씨와 동승 고객 B 씨는 이륙 직후 강풍에 중심을 잃고 인근 야산으로 추락했다. 현장에 있던 패러글라이딩 업체 직원이 즉시 119에 신고했으며, 소방..
  4. 제천시, 초고압 송전선로 ‘1년 전부터 인지’하고도 침묵… 충북 제천시가 초고압 송전선로(345kV 신 평창–신 원주) 건설사업이 지역을 통과할 가능성을 지난해 11월부터 알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하지만 시는 이 사실을 시민에게 단 한 차례도 공식적으로 알리지 않아 ‘행정의 무책임’과 ‘정보 은폐’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한국전력공사는 지난해 11월 제천시를 포함한 해당 구...
  5. 태백 라마다 호텔 충격 증언 "1,910명 등기는 껍데기, '무제한 멤버십' 판매가 본질" 태백 라마다 호텔 사태가 1,910명의 '지분 쪼개기' 등기 분양 문제로 알려진 것과 달리, 실제로는 '무제한 멤버십 회원권' 판매를 통한 변칙적 수익 창출이 더 심각한 문제의 본질이라는 내부 관계자의 충격적인 증언이 나왔다.과거 태백 라마다 호텔의 내부 관계자 A씨는 "기사화된 1,910명의 등기 문제는 전체 사기 규모의 100분..
  6. 국내 유명 배우 겸 모델 A씨, 캄보디아 인신매매 모집책 혐의…"한국 여성 강제전환" 국내 포털사이트에서 검색되는 배우 겸 모델 A씨가 캄보디아 현지 범죄조직의 한국인 여성 모집책 역할을 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23일 보도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4월 30대 여성 B씨에게 “캄보디아에서 일본어 통역 일을 함께하자”고 제안한 뒤, B씨를 프놈펜으로 출국시켰고 현지에서 조직원에게 500만원을 받고 넘긴 혐...
  7. 태광그룹, 애경산업 지분 63% 4700억원에 인수...매매 예정일자, 내년 2월 19일 [뉴스21 통신=추현욱 ] 태광산업 컨소시엄이 4700억원에 애경산업을 인수한다.AK홀딩스와 태광산업 등은 각각 이사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이 담긴 주권 양수도 방안을 승인했다고 지난 20일 밝혔다.매각 대상 주식은 애경산업 보통주 1667만2578주다. AK홀딩스 보유주식 1190만4812주와 애경자산관리 보유주식 476만7766주다.이는 애경산업 전체 발행주...
역사왜곡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