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전투기 평소보다 낮게 날아… ‘펑’ 소리 난뒤 집 날아가는 줄 알았다”

6일 오전 10시 5분경 공군 전투기의 폭탄 오발 사고가 발생한 경기 포천시 이동면 노곡리에서 주민 김옥자 씨(71)가 말했다. 김 씨는 “처음에는 충격이 너무 커서 지진이 난 줄 알았다”며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사고 현장은 전쟁이 휩쓸고 지나간 듯했다. 오발탄의 충격으로 인근 주택의 창문이 통째로 떨어져 나갔고 비닐하우스는 폭삭 주저앉은 상태였다. 금속과 유리 파편이 거리 곳곳에 널브러졌고 수도가 터져 물이 새는 곳도 있었다.
주민들은 평상시와 달리 사고 전 전투기가 낮게 날았다고 했다. 주민 김석영 씨(67)는 “폭탄이 떨어지기 전 비행기가 낮은 곳에서 비행하는 듯한 굉음이 4~5초간 들리다가 폭탄 소리가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날 사고로 2명이 크게 다치고 13명이 경상을 입었다. 경상자들은 고막이 파열되거나 얼굴에 찰과상을 입고 근육이 찢어지는 등의 부상을 당한 상태였다. 비닐하우스에서 일하다 폭탄에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는 미얀마 국적 30대 남성은 “무서워요”를 반복했다. 부상을 입은 장종환 씨(63)의 아들 장영훈 씨(40)는 “어머니가 2월 4일에 돌아가셨는데 얼마 되지도 않아 이런 사고까지 겪으니 아버지가 많이 힘들어하신다”며 “민가에 폭탄이 떨어지다니 정말 황당하다”고 말했다.
사고를 목격하거나 소리를 들은 주민들도 물리적, 심리적 피해를 호소했다. 폭탄 파편이 가게로 떨어졌다는 조모 씨(31)는 “밖에서 쇳덩어리가 날아왔는데 폭탄 파편 같다”며 “차 유리랑 가게 내부 강화유리가 다 깨졌다”고 말했다. 사고 현장 바로 옆에 집이 있다는 이모 씨(63)는 “집안 문과 창문은 모두 떨어져 나가 아예 들어갈 수가 없다”고 했다. 김진옥 씨(77)는 “놀란 마음이 아직도 진정되지 않아 청심환을 먹었다”며 두려움을 토로했다.
이번 사고로 북한 접경지역 거주에 대한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오물풍선 투하와 대남 방송 소음까지 있었던 탓이다.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 씨는 “손님이 많은 시간대에 식당 근처로 폭탄이 떨어졌다고 생각하면 너무 아찔하다”며 “안 그래도 군대도 많고 포천이 어수선한데 이런 사고까지 나서 한숨이 나온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