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조달청 퇴직자 재취업기관 정부조달기술진흥협회 회원사들로부터 품질관리 명목 수수료 연 30억 탈취 의혹
  • 장병기
  • 등록 2025-01-31 14:52:43

기사수정
  • - 정부조달기술진흥협회, 우수조달물품지정 회원사 매출액의 일정 비율 수수료 수취

▲ 국회의원_정일영

조달청 퇴직공무원들이 임직원으로 재직 중인 민간단체가 중소기업에 공공기관 수의계약 혜택 연장을 돕겠다는 명분으로 과도한 수수료를 부과하는 한편, 그 과정에서 조달청이 기업들의 협회 가입을 유도하며 협회를 지원해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 21일(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정일영 의원(더불어민주당·인천 연수 을)에 따르면, 정부조달기술진흥협회가 우수조달물품 지정 업체 회원사로부터 매달 조달 실적의 일정 비율에 해당하는 금액을 수수료로 부과하여 기업들로부터 매년 30억 원 이상의 수수료를 부당 수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조달기술진흥협회는 지난 2000년 조달청이 설립을 허가한 사단법인으로 그 해 12월, 조달청으로부터 우수조달물품 지정 업무를 위탁받았다. 그러나 위탁에 법적 근거가 없고 조달청이 감독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감사원 정기감사 결과에 따라 2023년 6월부터 해당 업무 위탁을 종료했고, 현재 협회 차원에서 우수조달물품 지정 신청에 필요한 서류를 사전 검토하는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조달청은 인지도와 마케팅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과 초기 중견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우수조달물품 지정 제도를 도입했다. 2023년 기준 우수조달물품 신규 지정 제품은 252개에 불과하지만, 신청 물품은 1,227개에 달할 정도로 인기가 상당하다. 우수조달물품에 지정될 경우 수의계약이 가능한 데다 제3자단가계약이나 총액수의계약 같은 혜택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지정기간은 기본 3년이며 수출 등의 국가경제 기여도에 따라 최장 3년까지 연장할 수 있다. 


정부조달진흥협회는 조달청 퇴직공무원들의 재취업기관이기도 하다. 정부조달진흥협회에 따르면 현재 조달청 퇴직공무원 6명이 협회의 임직원으로 근무 중이다. 이 중 3명은 최근 3년 사이에 인사혁신처의 취업심사를 받은 조달청 4급 이상 퇴직 공무원으로 이들은 각각 협회의 이사(1명)와 부장(2명)으로 취업한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조달청 퇴직자들이 임직원으로 근무 중인 협회가 우수조달물품 지정기간 연장을 돕겠다는 취지로 과도한 수수료를 수취한다는 것이다. 협회는 지정기간 연장을 위한 ‘품질관리’ 명목으로 회원사로부터 매달 조달 매출액의 0.130~0.152%의 수수료를 부과한다. 이러한 수수료는 협회의 주된 수입원이다. 2023년 기준 협회 수입 44억 4,200만원 중 80.4%에 해당하는 35억 7,200만원이 회원사로부터 받은 품질관리 수수료이다. 


우수조달물품의 기본 지정기간(3년) 이후에도 혜택을 계속 받기를 원하는 기업들은 자연스럽게 지정기간 연장을 원하게 된다. 협회는 이러한 연장을 돕겠다며 회원 가입을 유도하고, 회원사로부터 매월 매출액의 일정 비율을 수수료로 부과하고 있다. 그러나 정일영 의원실에 제보된 회원사에 따르면, 협회는 실제로 품질관리를 지원하지 않으며, 일회성 서비스 제공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수수료를 받는 것은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그런데 정부조달기술진흥협회의 수수료 편취에 조달청까지 가세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달청은 업무 위탁이 종료된 2023년부터 올해까지 매년 우수조달물품 지정계획 공고문에 버젓이 협회의 사전검토 서비스를 안내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우수조달물품 지정 수여식에서도 협회 가입 안내를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조달청이 퇴직자 재취업기관에 중소․중견기업의 회원 가입을 유도한 것이다. 


정일영 의원은 “중소기업의 판로를 지원하기 위해 도입했던 우수조달물품 제도가 오히려 중소기업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조달청 퇴직자 재취업기관의 수익창출 사업이 되었다”라고 질타하면서 “지정기간 연장을 빌미로 회원 가입을 유도해 협회가 매년 막대한 수입을 올리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서 “해당 협회의 주무관청인 조달청은 부당한 수수료 편취에 대해 검사, 감독하고, 그 결과에 따라 해당 법인의 설립허가 취소 등을 검토해야 하며, 이와 함께 조달청의 해당 협회에 대한 특혜와 관련하여 내부 감사를 실시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가장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가을 밤 밤은 가을의 상징처럼 다가오는 열매다. 가시 돋친 송이 속에 숨어 있다가 단단한 껍질을 벗기면, 고소하고도 은근한 단맛을 품은 알맹이가 드러난다. 구워 먹거나 삶아 먹을 때의 따뜻한 향은 오래된 풍경처럼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다. 한국의 밤은 특히 알이 크고 질이 좋아 ‘한국밤’이라 불린다. 충청남도 공주와 부여, 전라도 순.
  2. 김정은·김여정, 中 전승절 행사서 서방 명품 착용 포착 중국 전승절 열병식 참석을 위해 방중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고가의 서방 명품을 착용한 모습이 포착돼 논란이 일고 있다.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NK뉴스는 4일 러시아 크렘린궁이 공개한 사진을 분석한 결과, 김 위원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포옹할 당시 착용한 손목시계가 스위스 명품 ..
  3. 고양국제박람회재단, 스타필드 고양서 '플라워 팝업스토어' 개최 재단법인 고양국제박람회재단은 스타필드 고양과 함께 7일까지 스타필드 고양 1층 고메스트리트 앞에서 ‘플라워 팝업스토어' 행사를 진행한다고 5일 밝혔다.행사 기간 동안 고양시 화훼 농가들은 식물을 어울리는 화분에 심고 피규어나 도자기 픽 등을 곁들여 플랜테리어 활용에 적합하도록 상품을 구성해 판매한다.이번 행사는 최근 M...
  4. 포르투갈 리스본 명물 ‘푸니쿨라’ 선로 이탈…한국인 2명 사망·1명 중상 포르투갈 수도 리스본에서 관광 전차가 탈선하는 사고가 발생해 한국인 관광객 2명이 숨지고 1명이 크게 다쳤다.외교부는 5일 “한국 시간으로 오늘 새벽 한국인 남성 1명과 여성 1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부상을 입은 여성 1명은 현지 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중환자실에서 치료 중”이라고 밝혔다.외교부 당국자는 “현지 공관이 ...
  5. 잡초 무성한 레드카펫…정체성 잃은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충북 제천시가 청풍호반을 떠나 제천비행장에서 제21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JIMFF)를 개최했지만, ‘정체성 상실’과 ‘준비 부족’ 논란이 잇따르고 있다.시는 기존 청풍호반 특설무대의 한계(3천석)를 넘어 비행장에 5천 명 이상 수용 가능한 초대형 돔(Dome)을 설치하며 “지역사회와 융합하는 영화제”를 내세웠지만, 정작 개막식 관람객은...
  6. 유명 1세대 유튜버 ‘대도서관’ 나동현씨, 자택서 숨진 채 발견… 향년 46세 유명 게임 전문 유튜버 ‘대도서관’으로 활동해온 나동현(47) 씨가 9월 6일 서울 광진구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약속에 나타나지 않고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지인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나씨를 발견했으며, 현장에서는 유서나 타살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지병에 의한 자연사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으며, 부검을 통해 정...
  7. 전남경찰청, AI 음악으로 고속도로 안전운전 문화 확산 [뉴스21통신 박민창기자] 전라남도경찰청이 운전자들의 교통안전 의식을 높이고 사고 예방을 위한 이색 홍보에 나섰다.경찰청은 한국도로공사 광주전남본부와 협업해 9월부터 전남 지역 18개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교통안전 메시지를 담은 AI 음악을 송출하는 홍보활동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이번 캠페인은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제작된 ...
역사왜곡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