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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아울렛인데 '1만9900원' 티셔츠만 '줍줍'…패션시장부터 도미노 위기
  • 추현욱 사회2부 기자
  • 등록 2024-12-18 16:4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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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파주의 한 아웃렛. 

한산한 명품 패션 브랜드 매장 사이 설치된 흰색 천막 안팎으로 방문객이 인산인해를 이뤘다. 상설 할인 쇼핑몰인 아웃렛에서도 할인폭이 가장 큰 재고 이월상품을 내놓는 이곳에선 '1만9900원'짜리 티셔츠를 깔아놓은 매대가 가장 붐볐다. 사이즈를 확인한 고객이 티셔츠를 내려놓기 무섭기 다른 방문객이 재빨리 낚아챘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할인행사에서 특가 상품만 판매된다"며 "요즘에는 박리다매로 목표 매출을 맞추기도 힘겨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삼중고'로 인한 경기 부진이 이어지면서 소비자들이 씀씀이를 줄이자 국내 유통업계는 연중 할인 행사를 전개했지만 기대만큼 효과는 나타나이달 초 파주의 한 아웃렛. 한산한 명품 패션 브랜드 매장 사이 설치된 흰색 천막 안팎으로 방문객이 인산인해를 이뤘다. 

상설 할인 쇼핑몰인 아웃렛에서도 할인폭이 가장 큰 재고 이월상품을 내놓는 이곳에선 '1만9900원'짜리 티셔츠를 깔아놓은 매대가 가장 붐볐다. 사이즈를 확인한 고객이 티셔츠를 내려놓기 무섭기 다른 방문객이 재빨리 낚아챘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할인행사에서 특가 상품만 판매된다"며 "요즘에는 박리다매로 목표 매출을 맞추기도 힘겨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삼중고'로 인한 경기 부진이 이어지면서 소비자들이 씀씀이를 줄이자 국내 유통업계는 연중 할인 행사를 전개했지만 기대만큼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오히려 가격 할인 출혈 경쟁이 벌어지면서 백화점부터 대형마트, 편의점까지 수익성이 뒷걸음질 쳤다. 특히 생활필수품이 아닌 패션 시장은 "올해 생존이 목표"일 정도로 내수 침체의 가장 큰 직격탄이다.

18일 국내 유력 경제지가 삼성물산 패션 부문, 한섬, LF 패션 부문,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실적을 분석한 결과, 올해 3분기 매출 합계는 4조4515억원이었다. 이는 지난해 매출액인 4조5852억원보다 3%가량 줄어든 수준이다. 불황이 지속되자 옷을 비롯해 패션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줄어든 것이 매출을 끌어내렸다.

패션 대기업들이 운영하는 브랜드들은 주로 백화점에 입점해 평균 단가가 높은 편이다. 고급 명품은 아니지만 중간 이상 정도의 가격을 가진 만큼 소비 감소에 따른 타격이 가장 컸을 것으로 분석된다.

매출액이 줄면서 이익도 줄었다. 영업이익 총합은 2431억원으로 지난해(2831억원) 대비 400억원(14%)이나 감소했다. 패션 회사 LF를 제외한 삼성물산 패션, 한섬,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이익이 크게 줄었다. 영업이익률이 5%도 채 되지 않는 곳도 많아졌다. 삼성물산 패션이 8%대, LF와 한섬 4%대로 나타났고 신세계인터내셔날은 2.9% 수준으로 나타났다.


패션기업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겨울철 호실적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달 들어 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졌지만 동절기 쇼핑 적기인 지난달 한낮 기온이 20도까지 올라가는 등 이상기온이 이어지면서 판매가 부진했던 탓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것도 패션 업계에는 더욱 부정적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올 초만 해도 하반기에는 경기가 풀릴 거라고 생각했는데 내년 상반기까지도 어려울 것 같다"며 "겨울철 패딩과 코트를 많이 팔아야 장사가 되는데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반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제조유통일괄화(SPA) 브랜드들의 매출은 고공행진하고 있다. 2019년 이후 '노노재팬'의 직격탄을 맞았던 8월 결산 법인인 유니클로(에프알엘코리아)는 매출액(2023년 9월~2024년 8월)은 1조602억원을 기록하며 연 매출 1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9220억원 대비 15%가량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1490억원으로 전년(1413억원)보다 약 80억원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14%로 다른 패션기업들보다 높다. 국내 SPA 브랜드들도 호실적이 예상된다. 신성통상의 '탑텐' 역시 올해 매출액 1조원에 근접할 것으로 보인다.

패션 기업의 부진은 백화점으로 이어졌다. 주요 백화점 3사인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 현대백화점은 올해 3분기 실적이 일제히 후퇴했다. 영업활동을 통한 수익을 보여주는 영업이익은 롯데(-8%), 신세계(-5%), 현대(-11%) 모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감소했다. 매출 역시 신세계(2.5%)만 지난해보다 소폭 늘었을 뿐 롯데(-0.8%)와 현대(-2.1%) 모두 감소세를 보였다. 3분기 누적 기준을 살펴 영업이익 감소는 뚜렷하게 나타난다. 롯데백화점의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2252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9.4% 빠진 수치다.

이는 올해 늦더위가 이어져 패션 카테고리 판매가 부진했던 탓이다. 백화점에서 아웃도어(야외활동복), 스포츠, 여성·남성 패션, 아동, 골프 등의 의류 매출 비중은 연간 기준 40~50%로 절반에 달한다.

이 때문에 '유통맏형'격인 백화점은 편의점에 밀리는 신세가 됐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매달 조사하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지난 9월 전체 유통업 중 편의점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17.9%를 차지했다. 이는 백화점(17%)과 대형마트(12.7%), 기업형 슈퍼마켓(SSM·2.8%)을 모두 제친 수치다. 오프라인 유통업 중 가장 높은 매출 비중을 차지했다.

다만 편의점도 이미 포화 상태에서 내수 침체까지 더해지면서 성장세가 정체되는 모습이다. 특히 영업이익은 갈수록 쪼그라들고 있다. 편의점 매출 1위인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 편의점사업부의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641억원으로 1년 전(1659억원)과 비교해 1% 감소했다. GS리테일은 2019년 연간 2565억원이던 영업이익이 지난해 2183억원으로 축소됐다.

대형마트 업계도 내수 부진의 여파를 맞았다. 여기에 e커머스 업계가 새벽 배송과 같은 퀵커머스 서비스를 강화하면서 실적이 점차 후퇴하고 있다. 대형마트 업계 1위인 이마트는 별도 기준으로 올해 3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개선된 실적을 거뒀다. 하지만 실적을 본업이라 할 수 있는 할인점 부문만 떼놓고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마트 할인점 부문의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매출액은 8조8642억원, 영업이익은 668억원이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2.5%와 8.6% 후퇴했다. 실적이 악화하자 이마트는 지난 3월과 이달 등 2차례에 걸쳐 희망퇴직을 받았다. 이마트가 창사 아래로 전사적 희망퇴직을 받은 건 올해가 처음이다. 롯데마트 역시 올해 3분기 누적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각각 4%와 2.4% 밀렸다.

내수 유통 채널 중 유일하게 성장한 회사는 쿠팡이다. 쿠팡은 지난해보다 올해 더 가파른 매출 성장세를 보였다. 3분기에는 매출액으로 10조6900억원을 기록해 전년(8조1038억원) 대비 32%나 성장했다. 1분기와 2분기에도 각각 28%, 31%대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고속성장세를 이어왔다.

올해 유료 멤버십(와우) 회비가 2년여 만에 4990원에서 7890원으로 오른 만큼 소비자 이탈로 성장세가 주춤할 것이란 우려가 있었지만 쿠팡의 성장 엔진은 꺼지지 않았다. 3분기 기준 쿠팡 제품을 구매한 활성 고객은 2250만명으로 지난해 동기 2020만명과 비교해 11%나 늘었다. 생필품 구매를 위해 대형마트를 방문하는 대신 쿠팡을 쓰는 사람들이 많아진 덕분이다. 

저렴한 가격과 문 앞까지 빠른 배송이 쿠팡의 성장세를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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