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국민연금, 국내 부동산에 '역대 최대' 2조 쏟아붓는다
  • 추현욱 사회2부 기자
  • 등록 2024-12-17 18:28:39
  • 수정 2024-12-17 18:35:05

기사수정

국민연금공단이 내년 한국 부동산시장에 연간 기준으로 역대 최대인 2조원 안팎의 자금을 쏟아붓기로 했다. 저금리 기조에 따라 상업용 부동산시장이 본격적인 회복세를 나타낼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업무용 빌딩뿐만 아니라 데이터센터, 물류센터 등으로 투자 영역을 확대할 방침이다.

1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내년 국내 부동산 코어 플랫폼 펀드 출자 규모를 2조원 안팎으로 확대하기로 하고 시장 관계자와 세부 방안을 논의 중이다. 부동산 코어 플랫폼은 핵심 부동산에 투자하는 펀드로 국민연금은 2016년부터 매년 3000억~5000억원가량을 출자했다. 내년에는 7500억원을 출자하기로 하고 운용사 3곳을 뽑고 있는데, 

국민연금공단이 내년 한국 부동산시장에 연간 기준으로 역대 최대인 2조원 안팎의 자금을 쏟아붓기로 했다. 저금리 기조에 따라 상업용 부동산시장이 본격적인 회복세를 나타낼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업무용 빌딩뿐만 아니라 데이터센터, 물류센터 등으로 투자 영역을 확대할 방침이다.

1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내년 국내 부동산 코어 플랫폼 펀드 출자 규모를 2조원 안팎으로 확대하기로 하고 시장 관계자와 세부 방안을 논의 중이다. 부동산 코어 플랫폼은 핵심 부동산에 투자하는 펀드로 국민연금은 2016년부터 매년 3000억~5000억원가량을 출자했다. 내년에는 7500억원을 출자하기로 하고 운용사 3곳을 뽑고 있는데, 이와 별도로 운용사 4~6곳을 선정해 1조~1조5000억원을 추가 배분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펀드 규모는 최대 2조25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국민연금이 한 해 실물 부동산에 2조원 넘게 출자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출범 후 지금까지 국내 부동산에 투자한 금액(5조9000억원)의 30%가량을 한 해에 푸는 셈이다. 운용사들이 국민연금 출자금을 종잣돈 삼아 추가 자금을 모집해 펀드를 조성하는 점을 감안하면 상업용 부동산에는 10조원 넘는 유동성이 공급될 것으로 보인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와 국내 도심 임대료 회복세 등을 감안해 투자 타이밍이 무르익고 있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투자업계 관계자는 “인터넷데이터센터(IDC), 도심형 물류센터, 셀프 스토리지 등 새롭게 떠오른 부동산 섹터를 외국계 투자자와 운용사가 선점했다”며 “국민연금의 이번 대규모 출자가 토종 투자사의 영향력이 확대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연금공단은 세계 3위의 투자 큰손임에도 최근 수년간 국내 부동산 투자에는 소극적이었다. 2021년 서울 마곡지구 원그로브에 2조3000억원 규모로 투자한 뒤 별다른 실적이 없었다. 그런 국민연금이 내년 역대 최대 규모인 2조원가량을 쏟아붓기로 하자 국내외 투자업계가 비상한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국민연금이 2조원 안팎의 출자를 하면 위탁 자산운용사 7~9곳이 외부 자금을 구해와 최대 4조원 안팎의 펀드를 조성할 예정이다. 통상 실물 부동산 투자는 에쿼티 40%와 담보 대출 60%로 이뤄진다.

이들 운용사가 4조원짜리 펀드를 만들면 시장엔 총 10조원 규모의 유동성이 공급되는 셈이다. 지난해 상업용 부동산 시장 전체 규모(14조8000억원)에 육박한다.

국민연금의 공격적 펀딩은 이례적이라는 게 투자업계의 해석이다. 2004년 처음 국내 부동산 투자를 시작한 국민연금은 2011년 그랑서울(매입액 1조2000억원), 2016년 스타필드 고양(3800억원), 2018년 센터필드(5000억원) 등 주요 자산을 사들이며 영향력을 확대해오다가 2020년대 들어 고금리가 본격화되자 투자를 확 줄였다. 마곡 원그로브 투자가 마지막이었다. 꾸준히 해오던 부동산 블라인드 출자도 2018년을 끝으로 명맥을 잇지 못했다.

국민연금이 국내 부동산 섹터에 역대 최대 자금을 쏟아붓기로 한 것은 현재 시중에 부동산 에쿼티 자금이 메말라 있다고 판단해서다. 금리가 인하된 데 이어 외국계 투자회사까지 정치적 불확실성 때문에 투자를 줄이자 조단위 출자 사업을 단행할 배경이 갖춰졌다고 판단했다.

그동안 한국 부동산 시장은 외국계 투자회사들이 주도해왔다. 교직원공제회, 군인공제회 등 활발하게 투자해오던 국내 기관투자가가 기존에 투자한 자산을 관리하기 위해 주춤하자 외국계 자금이 빠르게 치고 들어왔다. 3250억달러(약 467조원) 규모의 부동산 펀드를 운용하는 블랙스톤은 올해 국내에서 SM그룹 강남 사옥, 김포 물류센터 등을 인수했다. 라살자산운용은 경기 안성 대덕 물류센터 A·B동을 6300억원에 매입했고, 브룩필드도 인천 석남동 물류센터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캐나다연금투자(CPPI)도 한국 시장에서 활발히 활동 중이다. CPPI는 데이터센터에 1조원 규모의 자금 집행을 추진하고 있다. 상업용 임대주택 시장도 외국계 차지다.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모건스탠리 등이 국내 임대주택 시장에 진출했다.

이들은 적은 인력으로도 국내 자산운용사가 소싱해 온 자산에 투자해 고수익을 내고 있다. 싱가포르투자청(GIC)이 국내 여러 자산운용사에 출자한 개별관리계정(SMA) 펀드가 대표적이다. GIC는 여러 국내 SMA 운용사들로부터 딜 관련 정보를 취합한 뒤 가장 고수익을 누릴 곳을 점 찍는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국민연금은 해외 어느 시장보다도 한국 부동산 시장에 해박한 편임에도 해외 투자에 집중하다가 본진을 해외 경쟁자에게 내준 셈”이라며 “잘 아는 지역에 투자 규모를 늘려 수익을 내려는 목적으로 보인다”고 했다.

국민연금은 현재 진행 중인 코어 플랫폼 펀드 출자 공고에서 뉴 이코노미 섹터에 30% 이상 투자하도록 명시했다. 오피스 등 전통 자산은 최대 70%로 제한된다. 뉴 이코노미 섹터는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셀프 스토리지 등 새롭게 떠오르는 틈새시장을 말한다.

그동안 핵심 권역 트로피 자산을 선호해왔던 국민연금 전략에서 변화가 생긴 것이다. 국민연금은 굵직굵직한 대형 자산을 매입하고 20년 이상 가져가면 무조건 상당한 수익을 거둘 수 있다고 자신해왔다.

하지만 앞으로는 새롭게 부상하는 섹터에도 적극적으로 투자해 고수익을 노리는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피스로 편중된 자산을 다각화하려는 취지도 반영됐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가장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제천문화원, 내부 제보로 ‘보조금 부당 집행·직장 내 괴롭힘’ 의혹 폭발… 제천시는 민원 취하만 기다렸나 충북 제천문화원이 보조금 부당 집행·근무 불성실·직장 내 괴롭힘 의혹에 휩싸였다. 내부 기간제 근로자인 A 씨가 국민신문고를 통해 구체적 정황을 제출하며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했지만, 제천시가 이를 성의 없는 조사와 민원 취하 종용으로 무마하려 했다는 비판이 거세다.A 씨는 신고서에서 문화원 내부에서 ▲ 각종 사업 보...
  2. 【기자수첩】보조금은 눈먼 돈이 아니다…제천문화원 사태, 제천시는 무엇을 했나 보조금은 ‘지원금’이 아니다.혈세다. 그리고 그 혈세를 관리·감독할 책임은 지자체에 있다.최근 제천문화원과 관련해 국민신문고를 통해 제기된 내부 제보 내용은 단순한 회계 미숙이나 행정 착오의 수준을 넘어선다. 보조금 집행 이후 카드수수료를 제한 금액을 되돌려받았다는 의혹, 회의참석 수당과 행사 인건비가 특정 인...
  3. 중부소방서·드론전문의용소방대·CPR전문의용소방대·태화파출소 [뉴스21 통신=최세영 ]▲ 사진제공=중부소방서 드론전문의용소방대울산중부소방서 구조대와 드론전문의용소방대, CPR전문의용소방대, 태화파출소는 12월 13일(토)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까지 태화연 호수공원 일대에서 겨울철 생활안전 및 화재예방 강화를 위한 합동 안전 캠페인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이번 캠페인은 동절기 산불 위험 증...
  4. “We Serve” 실천 60년…울산라이온스클럽이 미래 100년을 향하다 [뉴스21 통신=최세영 ]▲ 사진제공=울산라이온스클럽2025년 12월 11일(목) 오후 6시 30분, 울산 보람컨벤션 3층에서 울산라이온스클럽 창립 60주년 기념식이 성대하게 개최됐다. 이번 행사에는 지역사회 인사뿐 아니라 울산 무궁화라이온스클럽을 포함한 30개 라이온스클럽의 회장단과 라이온들이 참석해 울산라이온스클럽의 60년 역사를 함께 축...
  5.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익산시지회, 청소년 주거안전 지킴이로 나서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익산시지회(지회장 김남철)가 지역 청소년의 주거 안전을 위한 공익 활동에 적극 나서며 지역사회에 모범적인 사회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익산시지회는 사회 진출을 앞둔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부동산 기초 이해 및 전세사기 예방교육을 실시했다. 이번 교육은 대학 진학, 자취, 독립 등으로 처음 주거 계...
  6. [신간소개]악마의 코드넘버 새디즘 신은 나를 버렸으나, 나는 12미터의 종이 위에 나만의 신을 창조했다." 18세기 가장 위험한 작가, 마르키 드 사드의 충격적 실화 바탕 팩션! '사디즘(Sadism)'이라는 단어의 기원이 된 남자, 마르키 드 사드 백작. 그는 왜 평생을 감옥에 갇혀야 했으며, 잉크가 마르자 자신의 피를 뽑아 글을 써야만 했을까? 전작 《지명의 숨겨진 코드》...
  7. “염화칼슘에 가로수가 죽어간다”… 제천시,친환경 제설제 782톤’ 긴급 추가 확보 충북 제천시가 겨울철마다 반복돼 온 염화칼슘 과다 살포로 인한 도심 가로수 피해 논란 속에, 뒤늦게 친환경 제설제 782t을 추가 확보했다.환경 단체와 시의회의 강한 문제 제기가 이어지자, 시가 올해 겨울철 제설 정책을 전면 수정한 것이다.지난 9월 19일 열린 ‘제설제 과다 살포에 따른 가로수 피해 실태 간담회’에서는 “인도 ...
역사왜곡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