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헌법학자가 본 대통령 탄핵 논의에 대한 중요한 쟁점 4가지 요건
  • 김민수
  • 등록 2024-12-09 17:02:39

기사수정


▲ 사진= 신평 변호사 개인 블로그

판사 출신 헌법학자인 신평 변호사가 최근 진행 중인 대통령 탄핵 논의에 대해 “중요한 쟁점들을 무시한 채 너무나 성급하고 어설프게 진행되고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신 변호사는 본인의 SNS를 통해 면밀히 봐야 할 4가지 중요한 문제를 제기했다.


우리 형법 제87조는 ‘국가권력을 배제하거나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으로 한 폭동’을 내란죄라고 규정하고 있다. ‘내란죄’ 성립 여부를 더 깊이 살펴봐야 한다. 


또한 문제가 된 ‘비상계엄 선포’ 조치가 형법 제91조의 ‘헌법 또는 법률에 정한 절차’를 따르지 않았는지에 대해 살필 때는 계엄법 제2조 제2항 ‘비상계엄은 대통령이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 시 적과 교전상태에 있거나 사회질서가 극도로 교란되어 행정 및 사법기능의 수행이 현저히 곤란한 경우에 군사상 필요에 따르거나 공공의 안녕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선포한다’는 조항이 준거가 된다고 설명했다.


국헌문란에 대해 제91조는 ‘헌법 또는 법률에 정한 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 헌법 또는 법률의 기능을 소멸시키는 것’, ‘헌법에 의해 설치된 국가기관을 강압에 의해 전복 또는 그 권능행사를 불가능하게 하는 것’으로 규정한다.


그는 이어 “이번 비상계엄 선포가 내란죄에 해당하는지 3가지 측면에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1. 비상계엄을 선포할 수 있는 상황이었는지(계엄법 제2조 제2항 요건 해당 여부) 2. 헌법질서를 어지럽히는 행위였는지(형법 제91조 국헌문란 여부) 3. 군인들의 행동이 폭력적인 ‘폭동’이었는지(형법 제87조 해당 여부)를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신 변호사는 “이 3가지가 모두 인정돼야 비로소 내란죄의 구성요건을 충족한다”며 “이에 관한 논의가 제대로 일어나지도 않은 채 ‘비상계엄은 곧 내란죄’라고 단정 짓는 것은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두번째로 미국의 최근 ‘트럼프 대 미국’ 판결 사례를 참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2021년 1월 6일 당시 대통령선거에 진 트럼프 대통령의 명백한 사주 하에 폭도들이 국회의사당에 난입해 대통령선거인단에 의한 바이든 당선자의 당선을 공식화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란 사건이 발생해 5명이 죽고 174명의 경찰관이 부상하는 사건이 있었다. 이에 대해 지난 7월 미국 연방대법원은 ‘대통령이 직무수행 중 행한 행위(official acts)는 절대적 면책(absolute immune)’이라고 판결했다.


세번째 문제점은 한덕수 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는 것이다. 한 총리가 지난 8일 국민의힘 당사에서 한동훈 대표와 함께 “대통령의 직무집행을 정지시키고 두 사람이 함께 국정을 운영해나가겠다”는 취지로 담화문을 발표한 행위는 대통령의 권한과 행정권에 관한 헌법 규정을 명백히 위반한 처사라는 지적이다. 


한 총리에게는 대통령권한대행 결격사유가 생겼다고 주장했다. 신 변호사는 “윤 대통령이 한 총리를 해임시키고 여야가 협의해 새로운 총리를 내세운 뒤에 탄핵 절차를 진행하는 것이 옳다”고 제안했다.


마지막으로 헌법 개정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의 헌법은 1987년에 만들어져 시대 변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고 그동안 개정 논의가 수차례 있었다는 지적이다. 그는 “나라를 위해 필요한 이 개헌작업이 탄핵절차를 서두르며 묻혀버렸다. 현저히 국익에 반한다”며 “여야가 이 문제에 대해 좀 더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전했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가장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가을 밤 밤은 가을의 상징처럼 다가오는 열매다. 가시 돋친 송이 속에 숨어 있다가 단단한 껍질을 벗기면, 고소하고도 은근한 단맛을 품은 알맹이가 드러난다. 구워 먹거나 삶아 먹을 때의 따뜻한 향은 오래된 풍경처럼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다. 한국의 밤은 특히 알이 크고 질이 좋아 ‘한국밤’이라 불린다. 충청남도 공주와 부여, 전라도 순.
  2. 김정은·김여정, 中 전승절 행사서 서방 명품 착용 포착 중국 전승절 열병식 참석을 위해 방중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고가의 서방 명품을 착용한 모습이 포착돼 논란이 일고 있다.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NK뉴스는 4일 러시아 크렘린궁이 공개한 사진을 분석한 결과, 김 위원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포옹할 당시 착용한 손목시계가 스위스 명품 ..
  3. 고양국제박람회재단, 스타필드 고양서 '플라워 팝업스토어' 개최 재단법인 고양국제박람회재단은 스타필드 고양과 함께 7일까지 스타필드 고양 1층 고메스트리트 앞에서 ‘플라워 팝업스토어' 행사를 진행한다고 5일 밝혔다.행사 기간 동안 고양시 화훼 농가들은 식물을 어울리는 화분에 심고 피규어나 도자기 픽 등을 곁들여 플랜테리어 활용에 적합하도록 상품을 구성해 판매한다.이번 행사는 최근 M...
  4. 포르투갈 리스본 명물 ‘푸니쿨라’ 선로 이탈…한국인 2명 사망·1명 중상 포르투갈 수도 리스본에서 관광 전차가 탈선하는 사고가 발생해 한국인 관광객 2명이 숨지고 1명이 크게 다쳤다.외교부는 5일 “한국 시간으로 오늘 새벽 한국인 남성 1명과 여성 1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부상을 입은 여성 1명은 현지 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중환자실에서 치료 중”이라고 밝혔다.외교부 당국자는 “현지 공관이 ...
  5. 잡초 무성한 레드카펫…정체성 잃은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충북 제천시가 청풍호반을 떠나 제천비행장에서 제21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JIMFF)를 개최했지만, ‘정체성 상실’과 ‘준비 부족’ 논란이 잇따르고 있다.시는 기존 청풍호반 특설무대의 한계(3천석)를 넘어 비행장에 5천 명 이상 수용 가능한 초대형 돔(Dome)을 설치하며 “지역사회와 융합하는 영화제”를 내세웠지만, 정작 개막식 관람객은...
  6. 유명 1세대 유튜버 ‘대도서관’ 나동현씨, 자택서 숨진 채 발견… 향년 46세 유명 게임 전문 유튜버 ‘대도서관’으로 활동해온 나동현(47) 씨가 9월 6일 서울 광진구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약속에 나타나지 않고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지인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나씨를 발견했으며, 현장에서는 유서나 타살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지병에 의한 자연사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으며, 부검을 통해 정...
  7. 전남경찰청, AI 음악으로 고속도로 안전운전 문화 확산 [뉴스21통신 박민창기자] 전라남도경찰청이 운전자들의 교통안전 의식을 높이고 사고 예방을 위한 이색 홍보에 나섰다.경찰청은 한국도로공사 광주전남본부와 협업해 9월부터 전남 지역 18개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교통안전 메시지를 담은 AI 음악을 송출하는 홍보활동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이번 캠페인은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제작된 ...
역사왜곡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