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유통가 '올·다·무 모시기'...쇼핑몰 성패 가르는 '앵커 테넌트' 삼인방
  • 추현욱 사회2부기자
  • 등록 2024-10-23 19:57:10

기사수정



스타필드 수원(1월), 타임빌라스 수원(5월), 스타필드마켓 죽전점(8월), 동대문 던던(9월)…. 올해 문을 연 대형 쇼핑몰·마트에는 공통점이 있다. 다이소가 입점했다는 것이다. 고물가 속 가성비 상품을 판매하는 데다 K뷰티의 새로운 판매 채널로 급부상한 다이소의 집객 효과를 보여주는 사례다.

업계에선 이런 매장을 ‘앵커 테넌트’라고 부른다. 대규모 고객을 끌어올 수 있는 핵심 점포란 의미다. 최근엔 다이소를 비롯해 올리브영, 무신사가 3대 주요 앵커 테넌트로 주목받고 있다. 어떤 테넌트를 유치하는지가 위기에 처한 오프라인 점포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 요인이 되자 유통사들은 임대료를 깎아주면서까지 ‘올·다·무 모시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 롯데 등은 올해 주요 점포에 다이소 매장을 들였다. 신세계가 지난 1월 야심 차게 내놓은 스타필드 수원은 유동인구가 많은 지하 2층 에스컬레이터 바로 앞 매장을 다이소에 내줬다. 롯데자산개발이 4년간 준비한 동대문 던던도 지역 최대 규모(1800㎡) 다이소 매장을 열었다.

업계에선 다이소가 복합쇼핑몰, 마트 등 테넌트로 들어간 매장이 올해 300개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한다. 다이소 테넌트 매장은 △2021년 258개 △2022년 266개 △2023년 290개로 증가하는 추세다.

무신사와 올리브영도 마찬가지다. 무신사가 운영하는 무신사 스탠다드는 지금껏 로드숍 매장만 운영하다가 올해 3월 롯데 타임빌라스 수원에 처음으로 숍인숍 매장을 냈다. 이후 현대백화점 중동점, 갤러리아 광교점, 영등포 타임스퀘어 등 지역 거점 쇼핑몰 여덟 곳에 잇달아 들어갔다. 롯데백화점 해운대 센텀시티점은 명품 브랜드들만 모여 있는 1층 매장을 무신사 스탠다드에 내주기도 했다. 올리브영도 올해 스타필드마켓 죽전점, 전자랜드 대구 죽전점 등에 입점했다. 130여 개 테넌트 매장을 운영 중이다.

유통사들의 올·다·무 유치전은 백화점, 마트, 쇼핑몰 간 경계가 사라지는 현상과 맞닿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백화점 마트 할 것 없이 온라인 쇼핑에 익숙해진 소비자를 매장으로 불러들이는 게 지상 과제가 되면서 테넌트 역할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며 “올리브영 다이소 무신사는 내국인은 물론 외국인 사이에서도 ‘필수 관광코스’인 만큼 신규 출점이나 리뉴얼 때 반드시 유치해야 할 ‘0순위’ 테넌트로 떠올랐다”고 말했다.

앵커 테넌트 유치는 본업에 집중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최근 대형마트는 본 매장에서 식품 비중을 80~90%로 늘리는 추세다. 비(非)식품 부문을 보완하기 위해 테넌트를 늘리고 있다. 이마트가 죽전점을 리뉴얼할 때 테넌트 공간을 7260㎡에서 1만2210㎡로 확장하고 올리브영 다이소 등을 들인 게 대표적이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올·다·무를 유치하기 위해 임대료 할인 등 혜택을 주기도 한다”고 했다.

테넌트의 힘이 커지면서 초대형 매장도 늘고 있다. 올리브영은 올 4월 스타필드 고양 매장을 기존보다 세 배 이상 큰 600㎡로 늘렸다. 전문 미용기기로 피부 상태를 진단하는 ‘스킨스캔’ 등 체험존도 설치했다. 다이소도 현재 전국에서 가장 큰 곳이 이마트 의왕점 내 매장(2750㎡)이다.

대형 쇼핑몰과 마트 등에 입점하는 경우가 늘면서 이들 앵커 테넌트를 입점시킨 기업도 매장 수 증가와 고객층 확대 효과를 보고 있다. 아성다이소의 지난해 매출은 3조4604억원으로 전년 대비 17.5% 증가했다. 올해는 대형 쇼핑몰 테넌트를 확대해 매출 4조원을 넘보고 있다.

주 고객층이 20, 30대인 올리브영과 무신사도 복합 쇼핑몰 테넌트를 통해 40, 50대로 고객층을 넓히고 있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가장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제천문화원, 내부 제보로 ‘보조금 부당 집행·직장 내 괴롭힘’ 의혹 폭발… 제천시는 민원 취하만 기다렸나 충북 제천문화원이 보조금 부당 집행·근무 불성실·직장 내 괴롭힘 의혹에 휩싸였다. 내부 기간제 근로자인 A 씨가 국민신문고를 통해 구체적 정황을 제출하며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했지만, 제천시가 이를 성의 없는 조사와 민원 취하 종용으로 무마하려 했다는 비판이 거세다.A 씨는 신고서에서 문화원 내부에서 ▲ 각종 사업 보...
  2. 【기자수첩】보조금은 눈먼 돈이 아니다…제천문화원 사태, 제천시는 무엇을 했나 보조금은 ‘지원금’이 아니다.혈세다. 그리고 그 혈세를 관리·감독할 책임은 지자체에 있다.최근 제천문화원과 관련해 국민신문고를 통해 제기된 내부 제보 내용은 단순한 회계 미숙이나 행정 착오의 수준을 넘어선다. 보조금 집행 이후 카드수수료를 제한 금액을 되돌려받았다는 의혹, 회의참석 수당과 행사 인건비가 특정 인...
  3. 중부소방서·드론전문의용소방대·CPR전문의용소방대·태화파출소 [뉴스21 통신=최세영 ]▲ 사진제공=중부소방서 드론전문의용소방대울산중부소방서 구조대와 드론전문의용소방대, CPR전문의용소방대, 태화파출소는 12월 13일(토)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까지 태화연 호수공원 일대에서 겨울철 생활안전 및 화재예방 강화를 위한 합동 안전 캠페인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이번 캠페인은 동절기 산불 위험 증...
  4. “We Serve” 실천 60년…울산라이온스클럽이 미래 100년을 향하다 [뉴스21 통신=최세영 ]▲ 사진제공=울산라이온스클럽2025년 12월 11일(목) 오후 6시 30분, 울산 보람컨벤션 3층에서 울산라이온스클럽 창립 60주년 기념식이 성대하게 개최됐다. 이번 행사에는 지역사회 인사뿐 아니라 울산 무궁화라이온스클럽을 포함한 30개 라이온스클럽의 회장단과 라이온들이 참석해 울산라이온스클럽의 60년 역사를 함께 축...
  5.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익산시지회, 청소년 주거안전 지킴이로 나서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익산시지회(지회장 김남철)가 지역 청소년의 주거 안전을 위한 공익 활동에 적극 나서며 지역사회에 모범적인 사회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익산시지회는 사회 진출을 앞둔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부동산 기초 이해 및 전세사기 예방교육을 실시했다. 이번 교육은 대학 진학, 자취, 독립 등으로 처음 주거 계...
  6. [신간소개]악마의 코드넘버 새디즘 신은 나를 버렸으나, 나는 12미터의 종이 위에 나만의 신을 창조했다." 18세기 가장 위험한 작가, 마르키 드 사드의 충격적 실화 바탕 팩션! '사디즘(Sadism)'이라는 단어의 기원이 된 남자, 마르키 드 사드 백작. 그는 왜 평생을 감옥에 갇혀야 했으며, 잉크가 마르자 자신의 피를 뽑아 글을 써야만 했을까? 전작 《지명의 숨겨진 코드》...
  7. 울산시, 청년형 유홈(U home) 청년들에 인기 [뉴스21 통신=최세영 ] 유홈(달동)                          유홈(백합)유홈(삼산)유홈(양정)유홈(태화)                                ▲ 조감도제공=울산광역시울산시가 지난 11월 28일부터 12월 10일까지 청년층의 주거만족도 향상을 위해 추진 중...
역사왜곡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