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집 그냥 날리라는 거냐"…입주 앞둔 둔촌주공 '아비규환'
  • 추현욱 사회2부기자
  • 등록 2024-09-12 13:16:59

기사수정




서울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 관련 전세자금 대출이 막히면서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13일부터 주택 보유자와 신규 분양(미등기) 주택의 전세자금 대출을 막기로 했다. 수분양자가 전세를 놓아 세입자가 전세대출로 받은 보증금으로 분양 잔금을 치르는 행위를 제한하겠다는 것이다. 신규 분양 주택 대상 전세자금 대출은 직장 이전, 질병 치료, 학교 폭력 등의 사유를 증명해 실수요자로 인정받는 경우로 제한된다.

이에 앞서 5대 시중은행 가운데 KB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 우리은행은 일찌감치 신규 분양 주택에 대한 전세자금 대출 취급을 제한했다. 이들 은행은 일반 분양자가 전세 임차인을 구하고, 임차인이 전세대출을 받는 당일 그 보증금으로 분양대금을 완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갭투자(전세 낀 주택 구입) 등 투기 수요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일선 은행들이 전세자금 대출을 제한하면서 오는 11월 27일 입주가 시작되는 올림픽파크포레온 수분양자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올림픽파크포레온 수분양자는 계약금 20%를 내고 지난달 22일까지 6차례에 걸쳐 중도금 대출을 받았다. 11월 입주하려면 남은 잔금 20%와 중도금을 내야 한다. 전용면적 84㎡ 분양가는 약 13억원으로, 계약금 20%만 냈다면 입주 시점에서 약 11억원을 납부해야 한다.

시중은행들이 전세금으로 분양 잔금을 낼 수 없도록 퇴로를 막으면서 수분양자들도 신음하고 있다. 수분양자들은 실거주 의무 3년 유예 법안이 통과하면서 전세 세입자를 구해 잔금을 치를 계획을 세웠는데, 갑작스레 수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조달할 방법을 새롭게 마련해야 하는 상황에 부닥친 탓이다.

한 수분양자는 "전세대출이 막히면 5억원 정도 자금을 추가로 조달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실거주 의무가 유예돼 한숨 돌렸는데, 입주를 앞두고 갑자기 대출을 막는다니 날벼락이 따로 없다"고 토로했다. 다른 수분양자는 "입주를 두 달 남기고 대출을 막는 건 잔금을 못 치러 집을 날리라는 의미 아니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인근 개업중개사는 "시중은행들이 대출을 제한하면서 전세를 내놓은 수분양자 문의가 크게 늘었다"며 "아직 대출이 막히지 않은 은행으로 알아보고, 만약의 경우 2금융권 대출도 준비하도록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중은행 가운데 조건부 전세자금 대출 중단을 발표하지 않은 곳은 하나은행과 SC제일은행뿐이다.

세입자의 전세자금 대출이 어려워지면서 올림픽파크포레온 전용 84㎡ 전세 시세도 6억원대까지 내려왔다. 일주일 전만 하더라도 대부분의 매물이 9억원대 포진돼 있었지만, 매물이 1600건에 육박할 정도로 늘고 세입자 찾기도 힘들어지자 집주인들이 경쟁적으로 호가를 낮추는 모양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올림픽파크포레온은 1만2032가구 규모 매머드급 단지로, 잔금과 세금 등 각종 상황을 고려하면 이 단지에만 2조원대 자금 수요가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일부 은행에서 실수요자 요건을 다시 살피겠다고 했지만, 가계부채 관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어 정책 완화가 어려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가장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제천문화원, 내부 제보로 ‘보조금 부당 집행·직장 내 괴롭힘’ 의혹 폭발… 제천시는 민원 취하만 기다렸나 충북 제천문화원이 보조금 부당 집행·근무 불성실·직장 내 괴롭힘 의혹에 휩싸였다. 내부 기간제 근로자인 A 씨가 국민신문고를 통해 구체적 정황을 제출하며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했지만, 제천시가 이를 성의 없는 조사와 민원 취하 종용으로 무마하려 했다는 비판이 거세다.A 씨는 신고서에서 문화원 내부에서 ▲ 각종 사업 보...
  2. 【기자수첩】보조금은 눈먼 돈이 아니다…제천문화원 사태, 제천시는 무엇을 했나 보조금은 ‘지원금’이 아니다.혈세다. 그리고 그 혈세를 관리·감독할 책임은 지자체에 있다.최근 제천문화원과 관련해 국민신문고를 통해 제기된 내부 제보 내용은 단순한 회계 미숙이나 행정 착오의 수준을 넘어선다. 보조금 집행 이후 카드수수료를 제한 금액을 되돌려받았다는 의혹, 회의참석 수당과 행사 인건비가 특정 인...
  3. 중부소방서·드론전문의용소방대·CPR전문의용소방대·태화파출소 [뉴스21 통신=최세영 ]▲ 사진제공=중부소방서 드론전문의용소방대울산중부소방서 구조대와 드론전문의용소방대, CPR전문의용소방대, 태화파출소는 12월 13일(토)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까지 태화연 호수공원 일대에서 겨울철 생활안전 및 화재예방 강화를 위한 합동 안전 캠페인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이번 캠페인은 동절기 산불 위험 증...
  4. “We Serve” 실천 60년…울산라이온스클럽이 미래 100년을 향하다 [뉴스21 통신=최세영 ]▲ 사진제공=울산라이온스클럽2025년 12월 11일(목) 오후 6시 30분, 울산 보람컨벤션 3층에서 울산라이온스클럽 창립 60주년 기념식이 성대하게 개최됐다. 이번 행사에는 지역사회 인사뿐 아니라 울산 무궁화라이온스클럽을 포함한 30개 라이온스클럽의 회장단과 라이온들이 참석해 울산라이온스클럽의 60년 역사를 함께 축...
  5.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익산시지회, 청소년 주거안전 지킴이로 나서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익산시지회(지회장 김남철)가 지역 청소년의 주거 안전을 위한 공익 활동에 적극 나서며 지역사회에 모범적인 사회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익산시지회는 사회 진출을 앞둔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부동산 기초 이해 및 전세사기 예방교육을 실시했다. 이번 교육은 대학 진학, 자취, 독립 등으로 처음 주거 계...
  6. [신간소개]악마의 코드넘버 새디즘 신은 나를 버렸으나, 나는 12미터의 종이 위에 나만의 신을 창조했다." 18세기 가장 위험한 작가, 마르키 드 사드의 충격적 실화 바탕 팩션! '사디즘(Sadism)'이라는 단어의 기원이 된 남자, 마르키 드 사드 백작. 그는 왜 평생을 감옥에 갇혀야 했으며, 잉크가 마르자 자신의 피를 뽑아 글을 써야만 했을까? 전작 《지명의 숨겨진 코드》...
  7. 울산시, 청년형 유홈(U home) 청년들에 인기 [뉴스21 통신=최세영 ] 유홈(달동)                          유홈(백합)유홈(삼산)유홈(양정)유홈(태화)                                ▲ 조감도제공=울산광역시울산시가 지난 11월 28일부터 12월 10일까지 청년층의 주거만족도 향상을 위해 추진 중...
역사왜곡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