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토트넘 내한 경기 D-1… '취켓팅' 열기 뜨거워
  • 추현욱 사회2부기자
  • 등록 2024-07-30 15:21:03

기사수정


30일 손흥민이 소속된 프리미어리그 클럽인 토트넘 홋스퍼(이하 토트넘)와 '팀 K리그' 간 경기를 하루 앞두고 한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는  문의가 쏟아졌다. 이 채팅방은 예약 부도나 취소로 나온 표를 기다렸다 사는 것을 뜻하는 이른바 '취켓팅'(취소표+티켓팅) 정보 공유방이다. 현재 770여명의 참가자가 속해있다.


특히 토트넘이 2년 만에 치르는 내한 경기인데다 주최사 쿠팡플레이가 다양한 암표 방지책을 도입하면서 취소표를 구하기 위한 예매 전쟁이 어느 때보다 뜨겁다. 이에 축구 팬들은 정보 공유방에 모여 서로 취켓팅 전략을 공유하며 예매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이번 내한 경기를 주관한 쿠팡플레이는 부정 거래를 막기 위해 앞서 무작위로 시간차를 두고 취소표를 푸는 정책을 도입했다. 따라서 취소표를 구하려는 '취켓팅러'들은 예매 창을 열어놓고 그저 대기하던 과거와 달리 적극적으로 오픈 채팅방을 활용하는 모양새다.

실제로 현재 카카오톡에는 토트넘 경기로만 10여개가 넘는 취켓팅방이 운영되고 있다. 한 취켓팅방에 들어가 보니, 오는 31일 예정된 팀 K리그와 친선전은 물론 같이 방한한 독일 분데스리가 클럽인 FC 바이에른 뮌헨과의 내달 3일 경기의 취소표 관련 정보가 수시로 오가고 있었다.

가령 참가자들은 지금까지 취소표가 대거 풀린 시간을 분석해 다음 '대목'을 예측했다. 이 채팅방 공지에는 '22일(월) 16시45분, 21시45분', '23일(화) 14시8분, 21시41분', '24일(수) 14시40분, 22시5분' 등 날짜마다 취소표가 대량으로 뜬 시간이 정리돼있었다. 이를 바탕으로 참가자들은 "오늘은 몇 시에 뜰 것 같다", "오후 시간대를 노려야 한다" 등 의견을 나눴다.


기자가 채팅방을 살펴보던 이날 오전 11시10분께도 오후 6시에 예정된 '오픈 트레이닝'(경기 전날 공개 훈련) 취소표가 대량 등장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당시 1등석 340석 예매 칸이 갑자기 열리자 참가자들은 '선수들이 잘 보이는 열이 몇 열이냐'며 동요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현재 다른 취켓팅방에서 내달 3일 경기 예매를 노리고 있다는 20대 사모 씨는 "정식 예매를 거의 성공한 적이 없어 대부분 취켓팅으로 표를 구하고 있다. 그럴 때마다 주변 친구들을 통해 정보가 좋은 취켓팅방을 소개받기도 한다"며 "이번엔 쿠팡 정책이 너무 강화돼 정보 없이 취켓팅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밖에 취켓팅 성공률을 높이는 결제 방식 팁도 공유됐다. 표가 나오면 갑자기 서버 사용자가 급증하기 때문에 특정 카드사는 결제 과정 중 튕길 가능성이 높다는 식이다. 한 참가자는 "OO은행으로 결제하면 은행 관련 앱 창이 자동으로 뜨기 때문에 튕기게 된다"며 "문자 인증으로 하면 생년월일, 전화번호, 인증번호만 넣어도 돼 안전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축구 팬인 30대 민모 씨는 "항상 취켓팅방에 상주하면서 지켜보다가 18일에 '토트넘 대 팀 K리그' 경기 1등석 두 매를 예매하는 데 성공했다"며 "주말 시간대 대량으로 취소표가 풀리는 시간대를 예측하고, 축구에 큰 관심이 없었던 친구까지 동원한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물론 취켓팅방에서 공유되는 정보는 참가자들의 경험에 기반한다는 점에서 100% 맞는다고 보기 어렵다. 쿠팡플레이 관계자 역시 "취소표는 수량과 시간 모두 무작위로 풀리기 때문에 결코 패턴화 될 수 없다. 특정 시간대 표가 많이 풀린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전문가들은 정보 공유방이 취켓팅 문화가 정착되는 과정에서 등장한 소비문화란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취켓팅방은 암표 근절 대책이 정교해지면서 정상적인 수단 내에서 대안을 찾으려는 노력에 따라 나타난 현상"이라며 "결과론적으로 예매 문화의 고질적인 문화였던 암표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적 수준이 높아진 셈"이라고 말했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가장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제천문화원, 내부 제보로 ‘보조금 부당 집행·직장 내 괴롭힘’ 의혹 폭발… 제천시는 민원 취하만 기다렸나 충북 제천문화원이 보조금 부당 집행·근무 불성실·직장 내 괴롭힘 의혹에 휩싸였다. 내부 기간제 근로자인 A 씨가 국민신문고를 통해 구체적 정황을 제출하며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했지만, 제천시가 이를 성의 없는 조사와 민원 취하 종용으로 무마하려 했다는 비판이 거세다.A 씨는 신고서에서 문화원 내부에서 ▲ 각종 사업 보...
  2. 【기자수첩】보조금은 눈먼 돈이 아니다…제천문화원 사태, 제천시는 무엇을 했나 보조금은 ‘지원금’이 아니다.혈세다. 그리고 그 혈세를 관리·감독할 책임은 지자체에 있다.최근 제천문화원과 관련해 국민신문고를 통해 제기된 내부 제보 내용은 단순한 회계 미숙이나 행정 착오의 수준을 넘어선다. 보조금 집행 이후 카드수수료를 제한 금액을 되돌려받았다는 의혹, 회의참석 수당과 행사 인건비가 특정 인...
  3. 중부소방서·드론전문의용소방대·CPR전문의용소방대·태화파출소 [뉴스21 통신=최세영 ]▲ 사진제공=중부소방서 드론전문의용소방대울산중부소방서 구조대와 드론전문의용소방대, CPR전문의용소방대, 태화파출소는 12월 13일(토)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까지 태화연 호수공원 일대에서 겨울철 생활안전 및 화재예방 강화를 위한 합동 안전 캠페인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이번 캠페인은 동절기 산불 위험 증...
  4. “We Serve” 실천 60년…울산라이온스클럽이 미래 100년을 향하다 [뉴스21 통신=최세영 ]▲ 사진제공=울산라이온스클럽2025년 12월 11일(목) 오후 6시 30분, 울산 보람컨벤션 3층에서 울산라이온스클럽 창립 60주년 기념식이 성대하게 개최됐다. 이번 행사에는 지역사회 인사뿐 아니라 울산 무궁화라이온스클럽을 포함한 30개 라이온스클럽의 회장단과 라이온들이 참석해 울산라이온스클럽의 60년 역사를 함께 축...
  5. “염화칼슘에 가로수가 죽어간다”… 제천시,친환경 제설제 782톤’ 긴급 추가 확보 충북 제천시가 겨울철마다 반복돼 온 염화칼슘 과다 살포로 인한 도심 가로수 피해 논란 속에, 뒤늦게 친환경 제설제 782t을 추가 확보했다.환경 단체와 시의회의 강한 문제 제기가 이어지자, 시가 올해 겨울철 제설 정책을 전면 수정한 것이다.지난 9월 19일 열린 ‘제설제 과다 살포에 따른 가로수 피해 실태 간담회’에서는 “인도 ...
  6. [신간소개]악마의 코드넘버 새디즘 신은 나를 버렸으나, 나는 12미터의 종이 위에 나만의 신을 창조했다." 18세기 가장 위험한 작가, 마르키 드 사드의 충격적 실화 바탕 팩션! '사디즘(Sadism)'이라는 단어의 기원이 된 남자, 마르키 드 사드 백작. 그는 왜 평생을 감옥에 갇혀야 했으며, 잉크가 마르자 자신의 피를 뽑아 글을 써야만 했을까? 전작 《지명의 숨겨진 코드》...
  7.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익산시지회, 청소년 주거안전 지킴이로 나서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익산시지회(지회장 김남철)가 지역 청소년의 주거 안전을 위한 공익 활동에 적극 나서며 지역사회에 모범적인 사회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익산시지회는 사회 진출을 앞둔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부동산 기초 이해 및 전세사기 예방교육을 실시했다. 이번 교육은 대학 진학, 자취, 독립 등으로 처음 주거 계...
역사왜곡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