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가 '15분 도시 제주'라는 슬로건을 걸고 자전거 이용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데, 정작 만들어진 자전거 도로는 불법주차로 몸살을 앓고 있고, 예산이나 관리 인력도 부족한 실정이다.
자전거 도로를 구분하는 파란 선이 그어져 있는데도 차량이 길게 주차돼 있다.
자전거 운전자들은 뒤에서 달려오는 차량을 아슬아슬하게 비켜가며 곡예운전을 한다.
근처 카페 손님과 바다를 보러 온 관광객들이 자전거 도로에 주차를 하고 있는 건데, 법률적 근거가 없어 단속은 전혀 이뤄지지 않는다.
이처럼 읍면지역에 조성된 자전거도로 대부분은 불법주정차 구역으로 지정돼 있지 않아 단속이 어려운 실정인데, 도심 상황도 사정은 비슷하다.
제주시가 올해 예산 9억 원을 들여 원래 있던 주차장을 없애고 만든 자전거 전용도로이지만, 주변에 주차 공간이 부족해지면서 개통한 지 한 달도 안 됐는데 이미 불법 주차 차량들이 늘어섰다.
만들어 놓은 자전거 도로가 제 역할을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부족한 예산과 인력이다.
지난 2020년에는 자전거도로 유지보수와 시설 확충에 예산 13억 원이 편성됐지만 올해는 1억 3천만 원으로 10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부족한 예산으로 불법 주정차를 막기 위한 시설물 설치는 사실상 중단됐다.
또, 길이 천200km가 넘는 자전거 도로 관련 업무는 제주시와 서귀포시에서 각각 1명이 도맡고 있다.
제주도의 자전거 도로에 1천 200km가 넘는 도로를 만들기 위해 지금까지 1천900억 원의 예산이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