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대표팀 주장 김혜리는 월드컵 최종 명단에 당연한 건 없다며, 선수들에 경각심을 가질 것을 당부했다.
2023 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을 한 달 앞둔 축구 국가대표팀이 18일부터 23일까지 파주NFC에 소집됐다. 대표팀은 다음 달 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아이티를 상대로 월드컵 출정 경기를 치르고, 조별리그 경기가 열리는 호주로 출국한다.
대표팀 주장 김혜리는 18일 오전 파주NFC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월드컵 대비 최종 소집 훈련 명단에 들게 돼 축구 선수로서 영광이고 기쁘다”며 “4년 동안 이 월드컵을 위해 많은 땀을 흘리고 준비했다. 명단이 발표됐을 때 내 이름이 있는 걸 보고 가장 기뻤다”는 소감을 밝혔다.
앞선 두 번의 월드컵(2015, 2019)에도 나섰던 김혜리는 “시간이 참 빠르다. 벌써 4년이라는 시간이 지났고 이제 세 번째 월드컵이다. 어느 때보다 더 체계적으로 준비했고 많은 소집과 평가전으로 좋은 경험을 쌓았다”고 돌아봤다. 여자 축구대표팀은 지난 1월 열린 2022 AFC 여자 아시안컵에서 준우승하며 대회 5위까지 주어지는 여자 월드컵 출전권을 따낸 바 있다.
이어 김혜리는 “예전에는 평가전을 많이 못 치르고 월드컵을 나가기도 했다. 이 때문에 국제대회에 나가서 선수들이 좀 당황하고 조금 경험이 부족했던 부분이 있었다”면서 “그러나 이번에는 2월에 영국 가서 유럽팀과 대회도 치렀고 많은 준비를 해왔다. 월드컵에서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준비를 잘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김혜리는 월드컵 최종 명단 발표를 앞두고 선수들의 자만심을 경계했다. 그는 “저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가 당연히 월드컵에 갈 거라고 생각하면 안 되고, 해서도 안 된다. 지난 4년 간 잘했든 못했든 지금 가장 좋은 컨디션인 23명의 선수를 감독님이 뽑을 것”이라며 “선수들이 경각심을 가지고 더 많은 노력을 해주길 바란다. 월드컵에 가기 위해 각자 본인이 가진 퍼포먼스를 다 보여줘야 한다. 나도 주장으로서 더 희생하고 헌신해서 좋은 분위기를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주장의 책임감을 강조했다.
이번 소집 명단에는 다양한 연령대의 선수들이 명단에 포함됐다. U-16 대표팀 출신의 케이시 유진 페어, 원주은, 권다은 등 2007년생 선수를 비롯해 2003 미국 여자 월드컵에도 나섰던 김정미와 박은선 등 고참급 선수들까지 포진했다. 김혜리는 “이전보다 경험이 많이 쌓였고, 해외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도 많이 늘어났다. 또 어린 선수들이지만, 벌써 많은 경기를 뛰고 있는 선수들도 있다. 어린 선수들부터 베테랑 언니들까지 다양하게 어우러진 것 같아 더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월드컵에 대한 목표도 밝혔다. 그는 “첫 목표는 월드컵 최종 명단에 드는 것, 두 번째는 콜롬비아전 승리, 그 다음은 모로코전 승리 후 조별리그 통과”라며 “조별리그에 통과하면 어떻게 될지 모른다. 아시안컵 때도 우리가 호주를 꺾고 결승까지 올라갈 거라고 아무도 생각 못 했을 것이다"라고 16강 진출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다음 달 8일 아이티와의 월드컵 출정 경기를 치르는 대표팀은 2013년 7월 동아시안컵 축구대회 북한전 이후 10년 만에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A매치 경기를 치른다. 김혜리는 “서울에서 A매치 경기를 치르는 건 거의 10년 만이다. 기대가 많이 되고 많은 팬분들이 찾아와 주셔서 월드컵 가는 길을 많이 응원해 주시고 힘이 돼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