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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되는데 수억" 서울교육청 사학 채용비리 근절 나선다
  • 최명호
  • 등록 2016-01-18 11: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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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청이 올해 사립 초·중·고등학교들을 상대로 교사 채용과 관련해 뇌물 수수나 부정 채용이 없는지 집중적으로 살피기로 했다.

사학들의 교사 채용을 둘러싸고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의 뇌물이 오고간다는 소문이 파다해 교육청이 관련 첩보를 집중적으로 수집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18일 "일부 사립학교들이 기간제 교사나 정교사를 채용하면서 재단 관계자들이 뒷돈을 받아 챙기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는 소문이 교단에 파다하다"며 "상시 감사체제를 구축해 비리가 확인되면 엄벌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최근 충남 공주의 한 중학교에서 학교장이 기간제 교사 채용 대가로 교사들로부터 수차례에 걸쳐 금품을 받은 사실이 알려지며 사학 도덕성 논란에 불을 지폈다.

또 지난달에는 대전과 세종시에서 5개 중·고교를 운영하는 학교법인 대성학원이 교사 지망생으로부터 금품을 받고 채용하는 등의 비리를 저질러 연루자들에 대해 법원이 최대 징역 4년 등의 실형을 선고하기도 했다.

서울교육청은 이처럼 사립학교 비리가 전국적으로 끊이지 않으며 사학들에 대한 신뢰도가 지속적으로 실추되자 상시감사 체계를 가동하기로 했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2014년에는 사립 A 고교에서 학교장과 교감, 교무부장이 이 학교에서 기간제 교사로 일한 적이 있는 지원자들이 성적이 현격히 떨어짐에도 부당하게 정교사로 채용한 사례가 감사에서 적발됐다.

부당하게 합격 처리된 사람 중에는 해당 사학법인 이사장의 친인척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교육청은 해당 사학법인에 부정 채용에 연루된 학교 책임자들에 대한 파면·해임을 요구하고 관계자들을 검찰에 업무방해 혐의로 고발했다.

최근에는 은평구의 자율형 사립고 하나고가 교사를 신규채용할 때 공개채용을 거치지 않고 학교에 근무하던 기간제 교사를 근무 평점과 면접만으로 정교사로 전환한 것이 감사에서 적발된 바 있다.

교육청 관계자는 "서울은 최근 1∼2년 사이에 교사 채용비리가 확인된 사례는 이 두 건 외에는 없지만, 이사장이나 법인의 '실력자'가 자신과 연줄이 있는 특정 지원자를 채용하려고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뒷돈을 받는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교육청은 정교사뿐만 아니라 비정규직인 기간제 교사들을 채용할 때에도 비리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계획이다.

사립학교 관계자들이 보통 자신의 학교에서 기간제 교사를 한 경력이 있는 지원자들에게 유리하게 전형을 하는 경우가 많아 기간제 교사 채용 과정에서부터 뇌물이 오갈 개연성이 크다는 것이다.

교육청 관계자는 특히 "기간제 교사 자리는 8천만원, 정교사 자리는 1억원 정도로 '합격선'의 구체인 뇌물액수도 소문으로 나돌 정도"라며 "기간제 교사를 거쳐 정교사로 채용되는 데 2억원 가까이 든다는 얘기인데 이런 소문들이 교단에 파다하다는 것이 큰 문제"라고 전했다.

교육청은 관련 제보나 첩보를 수집해 신빙성이 높다고 판단되면 즉각 전면 감사에 돌입할 방침이다.

특히 교육청은 교사 채용 비리와 관련해 상시 제보 창구(☎1599-0260)도 운영하고 있다며 적극적인 제보를 당부했다. 이 제보 창구는 지난해 10월부터 교육청이 외부기관에 위탁·운영하고 있으며, 신고자의 개인정보 등은 모두 비밀을 보장한다.

교육청은 사립 초·중·고교의 채용 비리가 확인되면 정도에 따라 파면·해임 등의 중징계를 법인에 요구하고 관계자들을 수사기관에 예외 없이 고발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시육청은 2014년 8월부터 금품·향응에 연루된 비리 교원에 대한 징계를 대폭 강화, 액수가 10만원 이상일 경우 즉각 파면·해임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 제를 실행하고 있다.

교육청 관계자는 "올해는 특히 공·사립학교가 균형 있게 발전할 수 있도록 집중관리하겠다"며 "학생의 학습권과 사학에 신뢰를 위태롭게 하는 일부 사학에 대해서는 강도 높은 제재수단을 강구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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