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의 섬 괌을 '슈퍼 태풍' 마와르가 강타하면서 현지 공항이 폐쇄되고 단전·단수 사태가 잇달아 한국인 관광객 3천명 이상이 큰 피해를 겪고 있다.
외교부 괌 주재 공관인 주하갓냐 출장소(이하 괌 출장소) 관계자는 "괌에 왔다가 비행기가 뜨지 않아 귀국하지 못한 한국인 여행객이 3천200여명 정도 된다"며 "대부분 호텔에 체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태풍이 온 시점에는 당국의 경보 발령에 따라 모두 실내에 머물렀기 때문에 우리 동포나 관광객의 인적 피해는 접수된 바가 없다"며 "하지만 호텔 등에 단수와 정전이 이어져 모두 큰 불편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괌 당국은 전날 오후 홈페이지에 "항공편은 현재 운항하지 않는다"며 "괌 국제공항은 비상 조정 센터를 가동하고 복구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미 연방항공청(FAA) 교통관제탑과 협력해 현재 인도주의적 지원·화물 항공편은 수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괌 출장소 관계자는 "괌 당국은 다음 달 1일 공항 운영 재개를 목표로 복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다만 공항 내부에 들어찬 물을 빼내고 활주로 상태를 점검하는 데 시간이 더 걸릴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 여행객들의 체류 지원 방안을 현지 당국과 논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공항이 당국의 목표대로 다음 달 1일 열린다고 해도 여행객들은 현시점에서 닷새 이상을 더 체류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내 괌 여행자들이 많이 이용하는 인터넷 카페를 보면 일부 호텔은 숙박 연장을 거부해 호텔 로비나 연회실에서 하룻밤을 보낸 사례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현지 식당이나 상점들이 대부분 문을 닫는 바람에 아이들에게 먹일 음식 등을 구하기 위해 어느 한인 마트가 영업 중인지 등을 묻는 글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 24∼25일 괌을 강타한 태풍 마와르는 4등급(카테고리 4) '슈퍼 태풍'으로, 괌에 접근한 태풍 중 수십 년 만에 가장 강한 태풍으로 기록됐다.
시속 241㎞ 이상의 돌풍이 몰아치면서 전신주가 쓰러지고 전선이 끊어져 광범위한 지역에서 정전이 발생했으며, 단전으로 인해 상하수도 설비도 작동을 멈춰 다수의 주거지와 호텔 등에 물 공급이 끊긴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