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부평역사박물관, ‘산곡동 87번지, 부평 영단주택’ 학술총서 발간
  • 박철희 기자
  • 등록 2022-12-22 21:51:48

기사수정





부평구(구청장 차준택) 부평역사박물관이 산곡동 영단주택으로 불린 일제강점기 노동자 주택의 학술조사를 마치고 산곡동 87번지, 부평 영단주택학술총서 ,권을 발간했다.

부평역사박물관은 지난 2014년 개관 이래 첫 지역조사 사업으로 산곡동 영단주택을 선정하고, 학술총서 산곡동 노동자 주택을 출간한 바 있다.

최근 산곡동 영단주택이 도시 재개발 사업으로 전면 철거가 예고됨에 따라 지난 2014년 조사의 미흡했던 부분을 보완하고, 철거 전후의 현상을 기록하고자 2021년부터 2022년까지 재조사를 실시했다.

영단주택은 194171일에 설립된 조선주택영단이 노무자, 기타 서민 주택의 공급을 목적으로 건설한 노동자 주택을 말한다. 조선주택영단은 경성, 청진, 인천, 평양, 부산 등에 1천 호 이상의 영단주택을 건립했으며, 인천은 부평 산곡동 87번지에 집중됐다.

산곡동 영단주택은 건설 주체가 두 곳으로 나뉜다. 경인기업주식회사가 1941년부터 1943년까지 한옥식 주택 704호와 합숙소, 식당, 공동 목욕탕 등을 건설했고, 1943년 말 조선주택영단이 경인기업주식회사 소유의 주택지와 주택을 인수한 후 1944년에 추가로 일본식 주택 216호를 건설했다.

주민들은 경인기업주식회사가 건립한 주택을 구사택’, 조선주택영단이 건립한 주택을 신사택이라고 구분해 부른다.

산곡동 영단주택은 그동안 일제강점기 부평의 군수 기지화와 밀접하게 관련돼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특히 19415월 개창한 인천육군조병창에 강제 동원된 조선인 노동자에게 임대용 주택을 공급할 목적으로 건설됐기 때문에,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생활상 파악에 귀중한 자료가 되고 있다.

지금까지 산곡동 영단주택은 인천육군조병창에 근무하는 노동자가 가족 단위로 주택을 임대해 거주하는 형태로 알려졌는데, 이번 조사를 통해 혈혈단신으로 인천육군조병창에 근무하던 노동자들이 집단 기숙했던 합숙소가 현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학계 최초로 발굴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번 학술총서는 철거를 앞둔 산곡동 영단주택을 기억하고자 하는 부평역사박물관의 기록이다. 학술총서는 권 학술편(역사, 건축, 실측, 민속), 권 자료편(구술, 에세이, 사진)으로 구성됐다.

역사 분야에서는 손민환 부평역사박물관 학예연구사가 산곡동 영단주택의 조성과 변화를 조사하고 학계에 알려지지 않았던 합숙소를 발굴하는 성과를 거뒀고, 건축 분야에서는 도미이 마사노리 전 한양대학교 건축학과 교수가 동아시아 4개국의 주택영단을 종합적으로 살피고 조선주택영단에서 건립한 대표적인 3개 단지를 분석했다.

실측 분야에서는 옹노만어가 이번 조사를 통해 발굴한 합숙소의 현황 조사와 실측 작업을 진행하고, 오석근 작가가 현황 사진을 촬영했다.

민속 분야에서는 정연학 국립민속박물관 학예연구관이 산곡동 영단주택 주민의 생활 문화, 재개발에 대한 주민의 생각 등을 정리했으며, 구술 분야에서는 김정아 부평역사박물관 총괄팀장이 마을에 사는 보통 사람들 5명의 이야기를 글로 엮었다.

에세이 분야에서는 유광식 작가가 관찰자의 시선으로 동네 곳곳을 사진과 글로 표현하고, 사진 분야에서는 홍승훈 씨스튜디오 대표가 마을 전경과 주택, 상가 등을 렌즈에 담았다.

학술조사를 기획하고 학술총서 편찬을 담당한 손민환 부평역사박물관 학예연구사는 이번 조사를 통해 지금까지 학계에 보고되지 않았던 인천육군조병창 노동자 합숙소를 발굴하는 성과를 거뒀다내년 상반기에 이번 학술조사의 성과를 공유하는 학술대회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학술총서는 인천시 공공도서관 및 유관기관에 배포할 예정이며, 부평역사박물관 누리집(https://portal.icbp.go.kr/bphm/)에서 전자 파일 형태로 제공해 누구나 열람할 수 있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가장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가을 밤 밤은 가을의 상징처럼 다가오는 열매다. 가시 돋친 송이 속에 숨어 있다가 단단한 껍질을 벗기면, 고소하고도 은근한 단맛을 품은 알맹이가 드러난다. 구워 먹거나 삶아 먹을 때의 따뜻한 향은 오래된 풍경처럼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다. 한국의 밤은 특히 알이 크고 질이 좋아 ‘한국밤’이라 불린다. 충청남도 공주와 부여, 전라도 순.
  2. 김정은·김여정, 中 전승절 행사서 서방 명품 착용 포착 중국 전승절 열병식 참석을 위해 방중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고가의 서방 명품을 착용한 모습이 포착돼 논란이 일고 있다.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NK뉴스는 4일 러시아 크렘린궁이 공개한 사진을 분석한 결과, 김 위원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포옹할 당시 착용한 손목시계가 스위스 명품 ..
  3. 고양국제박람회재단, 스타필드 고양서 '플라워 팝업스토어' 개최 재단법인 고양국제박람회재단은 스타필드 고양과 함께 7일까지 스타필드 고양 1층 고메스트리트 앞에서 ‘플라워 팝업스토어' 행사를 진행한다고 5일 밝혔다.행사 기간 동안 고양시 화훼 농가들은 식물을 어울리는 화분에 심고 피규어나 도자기 픽 등을 곁들여 플랜테리어 활용에 적합하도록 상품을 구성해 판매한다.이번 행사는 최근 M...
  4. 포르투갈 리스본 명물 ‘푸니쿨라’ 선로 이탈…한국인 2명 사망·1명 중상 포르투갈 수도 리스본에서 관광 전차가 탈선하는 사고가 발생해 한국인 관광객 2명이 숨지고 1명이 크게 다쳤다.외교부는 5일 “한국 시간으로 오늘 새벽 한국인 남성 1명과 여성 1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부상을 입은 여성 1명은 현지 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중환자실에서 치료 중”이라고 밝혔다.외교부 당국자는 “현지 공관이 ...
  5. 잡초 무성한 레드카펫…정체성 잃은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충북 제천시가 청풍호반을 떠나 제천비행장에서 제21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JIMFF)를 개최했지만, ‘정체성 상실’과 ‘준비 부족’ 논란이 잇따르고 있다.시는 기존 청풍호반 특설무대의 한계(3천석)를 넘어 비행장에 5천 명 이상 수용 가능한 초대형 돔(Dome)을 설치하며 “지역사회와 융합하는 영화제”를 내세웠지만, 정작 개막식 관람객은...
  6. 유명 1세대 유튜버 ‘대도서관’ 나동현씨, 자택서 숨진 채 발견… 향년 46세 유명 게임 전문 유튜버 ‘대도서관’으로 활동해온 나동현(47) 씨가 9월 6일 서울 광진구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약속에 나타나지 않고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지인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나씨를 발견했으며, 현장에서는 유서나 타살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지병에 의한 자연사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으며, 부검을 통해 정...
  7. 전남경찰청, AI 음악으로 고속도로 안전운전 문화 확산 [뉴스21통신 박민창기자] 전라남도경찰청이 운전자들의 교통안전 의식을 높이고 사고 예방을 위한 이색 홍보에 나섰다.경찰청은 한국도로공사 광주전남본부와 협업해 9월부터 전남 지역 18개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교통안전 메시지를 담은 AI 음악을 송출하는 홍보활동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이번 캠페인은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제작된 ...
역사왜곡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