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오케스트라가 그리는 대자연의 풍경 '알프스 교향곡’
  • 조정희
  • 등록 2022-04-01 16:36:45

기사수정
  • 대구시립교향악단 〈제483회 정기연주회〉
  • 2022. 4. 15. (금) 19:30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


▲ 사진=대구광역시



코로나19의 여파로 클래식 대작에 목말랐던 관객의 기대를 충족시켜 줄 대구시립교향악단(이하 대구시향) 〈제483회 정기연주회〉가 오는 4월 15일(금) 오후 7시 30분,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열린다. 어느덧 취임 9년 차에 들어서는 줄리안 코바체프 상임지휘자가 지휘를 맡고, 유럽을 중심으로 활동 중인 첼리스트 여미혜가 협연한다.


베르디 ‘운명의 힘’ 서곡과 하이든의 첼로 협주곡 제2번이 전반부를 장식하면, 후반부에는 공연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역작 ‘알프스 교향곡’이 펼쳐진다. 이 곡은 워낙 악기 편성이 크고 연주가 까다로워 실황으로 쉽게 만날 수 없기에 클래식 애호가들의 관심이 뜨겁다.


관현악의 귀재였던 슈트라우스는 특수 악기를 활용한 자연 묘사에 탁월한 재능을 보였다. 그런 그의 역량이 집약된 작품이 ‘알프스 교향곡’이다. 산을 사랑했던 슈트라우스는 알프스의 산이 눈 앞에 펼쳐지는 독일 남부 가르미슈파르텐키르헨에 산장을 짓고 지휘 활동이 없을 때 그곳에 머물며 작곡을 했다. ‘알프스 교향곡’도 대부분 이곳에서 완성되었다.


이 곡은 슈트라우스가 오케스트라 연주를 위해 쓴 마지막 작품으로, 교향곡이지만 표제가 있고, 자유롭게 구성되어 있다. 각 악장이 아닌 전체가 하나의 악장을 이루는 형태라는 점에서는 교향시에 가깝다. 표제라고 해도 정리된 문장이 아닌 악보 곳곳에 ‘밤’, ‘일출’, ‘정상에서’ 등 짧게 적혀있으며, 방랑자의 시선으로 본 알프스 등산의 여러 장면을 단적으로 묘사하였다. 이런 묘사 방식으로 인해 곡에는 수많은 동기가 등장한다. 그런데 이 동기 혹은 주제가 긴밀하게 통일되어 있어 마치 한 편의 영화 같은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밤의 어둠을 뚫고 이른 새벽 알프스의 산을 오르는 방랑자가 장엄한 일출을 맞이한다. 설렘 속에 등산이 시작되고 숲으로 들어가자 시냇가, 시원한 폭포, 드넓은 초원이 나타난다. 잠시 길을 잃거나 빙하와 만나는 등 위험한 순간도 있지만, 정상에 도착 후 자연의 위대함과 인간의 나약함을 자각하며 감상에 젖는다. 점차 해가 기울고, 하산 길에 천둥 번개와 폭풍우를 만난다. 폭풍이 잠잠해지면 다시 태양은 눈부시게 빛나고 일몰의 장관이 펼쳐진다. 밤이 되어 산행의 여운을 간직한 채 이날의 일을 회상하는 것으로 곡은 조용히 마친다.


슈트라우스는 알프스의 풍경 묘사를 위해 악기 운용에도 세심한 관심을 기울였다. 우선 4관 편성으로 대자연의 웅장하고 장엄함을 나타냈고, ‘윈드머신’, ‘선더시트’, ‘카우벨’ 등 여러 특수 타악기를 동원해 자연의 음향을 절묘하게 표현했다. 이러한 ‘알프스 교향곡’을 완전하게 감상하기 위해서는 연주를 마치고 성급하게 박수를 보내는 대신 지휘자와 연주자가 관객에게 인사할 때까지 연주의 여운을 충분히 느끼는 것이 좋다.


한편, 이날 공연은 이탈리아 오페라 양식을 완성한 베르디의 대표작 ‘운명의 힘’ 서곡으로 강렬하게 시작한다. ‘운명의 힘’은 제목처럼 운명에 농락당한 인간의 고뇌와 신에 대한 기도를 회화적으로 그린 작품이다. 서곡은 베르디가 특히 정성 들여 쓴 곡으로 완성도가 높고, 독립적으로 자주 연주된다. 운명의 강력한 힘을 나타내듯 관악기의 장중한 울림에 이어 현악기의 휘몰아치는 운명의 소용돌이가 무척 인상적이다. 긴장과 흥분 뒤 찾아오는 따뜻한 위로의 선율은 도입부와 상반된 느낌을 안긴다. 주제 선율을 자유롭게 구사하며 극 전체의 내용을 암시하고 있어 오페라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느껴보기에 좋은 작품이다.


이어서 첼리스트 여미혜와 함께 하이든의 첼로 협주곡 제2번을 연주한다. 하이든은 약 30여 년 동안 에스테르하지 가문의 궁정악장으로 활약했다. 이 곡은 1783년 궁정악단의 첼리스트 안토닌 크라프트를 위해 만든 것으로 당시 하이든은 이미 유럽 전역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던 작곡가이기도 했다. 1780년대 초 하이든은 많은 양식의 변천 속에 고전주의라 부를만한 작품들을 연이어 작곡하였다.


이때 만들어진 첼로 협주곡 제2번은 명쾌한 형식과 매끄럽고 우아한 선율의 주제를 가졌다. 또한 첼로의 개성이 충분히 발휘된 화려한 기교, 독주 악기와 오케스트라의 조화 등이 더해져 그야말로 진정한 고전 협주곡의 탄생이었다고 할 수 있다. 우아한 선율이 첼로의 기교로 펼쳐지는 1악장과 서정미 넘치는 노래로 편안한 울림을 선사하는 2악장, 경쾌한 주제가 화려함을 뽐내는 3악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여미혜는 2013년 한국 첼리스트 최초로 독일 뉘른베르크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도이치그라모폰 레이블로 음반을 출반하여 큰 호응을 불러일으켰다. 한국에서 왕성히 활동하던 중 2014년 비엔나로 이주하여 과감히 유럽 시장에 도전했다. 현재 유럽을 중심으로 매년 30회 이상의 오케스트라 협연, 독주회, 실내악 등의 공연으로 국제적인 활동을 펼쳐 나가고 있다. 연주자로서의 활동뿐만 아니라 세계 유수의 국제 콩쿠르 심사위원으로도 활동 중인데 2023년 8월에 오스트리아 비엔나에 처음으로 생기는 앙겔리카마이 첼로 콩쿠르의 심사위원장으로 위촉되어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줄리안 코바체프 상임지휘자는 “코로나19 이후 공연계에도 많은 제약이 따랐다. 특히 무대 위 거리두기로 인해 악기 편성이 작은 곡 위주로 선곡하다 보니 오케스트라의 진면목을 보여줄 기회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 슈트라우스의 알프스 교향곡으로 스케일과 감동까지 관객이 오케스트라 무대에서 기대하는 모든 것을 보여드릴 계획이다.”라는 소감을 전했다. 덧붙여 “뛰어난 테크닉과 내면 깊숙이 솟아나는 자연스러운 음악성을 지닌 연주자로 평가받는 첼리스트 여미혜와의 호흡도 기대된다.”라고 밝혔다.


대구시향 〈제483회 정기연주회〉는 일반 R석 3만원, S석 1만 6천원, H석 1만원으로, 공연 당일 오후 2시 30분까지 대구콘서트하우스 홈페이지, 인터파크(1661-2431) 등에서 예매할 수 있다. 이번 공연부터 그랜드홀 객석을 100% 개방한다. 예매 취소는 공연 전일 오후 5시까지 가능하다. 모든 할인의 중복 적용은 불가하며, 공연 당일 티켓 수령 시 반드시 할인에 따른 증빙자료를 제시해야 한다. 초등학생(8세) 이상 관람할 수 있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가장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공인중개사협회 법정단체 전환…국회 본회의 통과 한국공인중개사협회를 법정단체로 전환하는 내용을 담은 「공인중개사법 일부개정법률안」이 29일 오후 4시 27분, 제431회 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를 통과했다.이번 법안 통과로 한국공인중개사협회는 1999년 임의단체로 전환된 이후 27년간 정부와 국회를 상대로 지속적으로 요구해 온 핵심 숙원 과제를 마침내 해결하게 됐다.개정안은 지.
  2. 충우회, 20년 ‘나라사랑’ 실천…2026년 정기총회서 새 도약 다짐 충우회(회장 이규현)가 오는 1월 28일 낮 12시, 충남 서산시 베니키아호텔에서 ‘2026년 정기총회’를 열고 향후 사업 방향과 새로운 도약을 다짐한다.이번 정기총회는 지난 20년간 이어온 충우회의 나라사랑 실천과 사회공헌 활동을 되돌아보고, 2026년도 사업 계획의 기틀을 마련하는 자리로 마련됐다.충우회는 단순한 친목 단체를 넘어 ...
  3. 제천 새마을금고 이전·증축 공사, 인도 점령 논란…제천시 “불법 확인 시 과태료 부과” 충북 제천시 청전동에서 진행 중인 동제천 MG새마을금고 이전·증축 공사 현장이 인도를 점거한 채 대형 크레인 차량을 동원해 공사를 진행하면서 시민들의 보행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현장을 확인한 결과, 크레인 차량과 각종 작업 장비가 보도블록 위 인도를 사실상 점령해 보행자들이 통행할 수 없는 상태였으며...
  4. [풀뿌리정치를 말하다] 전북의 이름으로, 기록으로 남긴 도전 [전북특별자치도 취재팀]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가 자신의 정치·행정 여정을 담은 저서 『김관영의 도전』 출판기념회를 2월 1일 오후 전주대학교 학생회관 슈퍼스타홀에서 열었다.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이어진 이날 행사는 출판기념회라는 형식 속에서도 이례적으로 차분했고, 정치적 수사보다 ‘기록’과 ‘성찰’...
  5. 사진·영상 신고 무력화? 비산먼지 현장 외면한 제천시 판단 도마 위 충북 제천시 청전동 아파트철거 현장에서 비산먼지가 발생했다는 신고가 접수됐지만, 제천시가 “출장 당시 살수 조치가 이뤄지고 있었다”는 이유로 행정처분을 하지 않으면서 행정의 소극적 대응을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본지는 앞서 해당 철거 현장에서 살수 조치 없이 철거 공사가 강행되며 다량의 비산먼지가 발생하고 있다.
  6. 울주군보건소, 임신부부 백일해 무료 예방접종 지원 울산 울주군이 신생아에게 치명적인 감염병인 백일해 예방을 위해 다음달부터 지역 임산부와 배우자를 대상으로 ‘백일해(Tdap) 무료 예방접종’을 지원한다고 30일 밝혔다. 백일해는 백일해균에 의해 감염되는 호흡기 질환으로, 전염성이 매우 강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백일해 기초접종을 마치지 않은 생후 2개월 이전 영아의 경우 감...
  7. 제천 제4산단 조성사업, 도 승인 신청…본격 추진 단계 돌입 제천시와 충북개발공사가 추진 중인 ‘제천 제4 산업단지 조성사업’이 산업단지계획 승인 신청을 마치며 본격적인 추진 단계에 들어섰다.제천시는 30일 충청북도에 제천 제4 산업단지 산업단지계획 승인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산업단지계획 승인 신청은 산업단지 조성을 위한 핵심 행정절차로, 향후 사업 추진의 속도와 방향을 좌우.
역사왜곡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