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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 별세 - "나는 우물 파는 사람, 내가 마시려는 게 아니다” 추현욱 사회2부 기자
  • 기사등록 2022-02-26 15:17:40
  • 수정 2022-02-26 17: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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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이 26일 세상을 떠났다. 1934년생으로 향년 88세다. 고인은 3년 전부터 암을 선고받고 투병해 왔었다.

고인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지성이자 석학으로 꼽힌다. 초대 문화부 장관, 새천년준비위원회 위원장, 88서울올림픽 개폐회식 총괄기획위원 등을 역임했고, 언론사 논설위원, 대학교수, 문학 평론가, 기호학자, 문명학자 등 다채로운 직함을 가지며 창조적인 사유를 바탕으로 60년간 문화계에서 종횡무진 활약했다.

그는 강단의 학자이자 평론가였을 뿐만 아니라 문화 기획자로서의 면모도 과시했다. 그는 1988 서울올림픽 개·폐회식 식전 상임위원으로 참여해 개회식에 선보인 '굴렁쇠 소년' 퍼포먼스를 기획했다.

단 1분에 불과했지만 이후 서울올림픽 개회식의 가장 인상적이고 상직적인 장면으로 기억되고 있는 이 퍼포먼스에 대해 그는 후일 한 인터뷰에서 "원고지에 쓰던 것을 잠실 운동장에 펼친 것"일 뿐이라고 했다.

그는 2019년 초 자신이 암 투병 중임을 밝혔다. 그해 12월, '이상의 집'에서 열린 강연을 마친 뒤 그는 암세포가 몸 구석구석에 퍼졌지만, 항암치료를 받는 대신 암과 친구로 지내고 있다면서 마지막까지 문학 선생으로 살고 싶다는 바람도 피력했었다.

그리고, 그는 생을 마무리하는 순간까지 글과 함께하며 자신의 소망이자 자신과의 약속을 지켰다.

일부에서는 글 쓰는 사람이 왜 이곳저곳 기웃대며 외도를 하느냐, 지긋이 한 영역만 파고 들었으면 세계적인 대가가 됐을 것이라며 비아냥대기도 했는데 그의 대답은 이랬다.

"나는 우물을 파는 사람…마시는 사람은 따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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