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심판의 편파판정 논란을 딛고 금메달을 따낸 황대헌의 이른바 '치킨 연금'은 선수의 심리안정 차원에서 나온 아이디어였다.
베이징 동계올림픽 한국선수단장을 맡았던 윤홍근 BBQ 회장은 2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치킨연금 탄생의 뒷이야기를 털어놨다.
윤 회장은 "지난 7일 남자쇼트트랙 1000m 준결승에서 황대헌 선수가 1위로 통과했지만,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실격 처리를 당한 뒤 '당장 철수하라, 보이콧 하고 들어오라'는 연락이 밤새도록 왔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선수단 내부에서도 '일부는 철수하자, 또 일부는 그래서는 안 된다'며 새벽 3, 4시까지 잠을 자지 않고 선수단 관계자들과 논의했다"고 말했다.
결국 윤 회장은 고민 끝에 선수단 철수 대신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항의를 택했다. 황대헌의 '치킨 연금'도 이 과정에서 선수들의 심리를 안정시키기 위해 나왔다.
윤 회장은 "제가 '어떻게 하면 충격에서 벗어나서 평상심을 찾을 수 있겠느냐'고 했더니 갑자기 황대헌 선수가 '단장님, 저는 매일 1일 1 BBQ를 하는데 평생 치킨 먹게 해주시면 어제 일 잊어버리고 제대로 금메달을 딸 수 있을 것 같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이를 들은 윤 회장은 "정말이냐, 마음을 다잡을 수 있겠냐"고 했고, 황대헌 선수는 "그렇게만 해 주신다면 제가 지금부터 더 새로이 마음을 가다듬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윤 회장은 "그러자 갑자기 '박장혁도 1일 1닭을 하는데 장혁이형까지 지원을 해달라'고 하고, 옆에 있던 이준서 선수도 '저도 매일 치킨을 한 마리씩 먹는다고 하더라"고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