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여주시 미술관 「아트뮤지엄 려」 상반기 기획전
  • 유성용
  • 등록 2022-02-14 15:38:31

기사수정
  • ‘조형의 본질 – 점 · 선 · 면 · 색 展’


▲ 사진제공=여주시청 / 박주원-청동채 달항아리

 


작가는 경이로운 자연을 대상으로 본래 보다 더 생생하거나 극적으로 표현할 수 있고, 작가가 원하는 구도로 재구성할 수도 있으며, 상상력을 동원하여 단순하고 상징적으로 표현할 수도 있다. 작가는 100호, 200호 이상 큰 화면에 한 폭의 산수를 담아내기도 하고 엽서 크기의 작은 화면에 우주를 표현해낼 수도 있다. 


한 줄의 선이 산과 바다, 땅의 지평선을 만들 수도 있고, 하나의 점으로 우주를 그려낼 수도 있다. 그리고, 흑과 백 한 색에 만 가지 색을 담아낼 수도 있다. 세상의 모든 형태를 원, 구, 원뿔, 원기둥, 기하학적 구조로 표현하려 했던 세잔을 넘어, 점, 선, 면으로 조형의 본질을 표현하려 했던 칸딘스키는 구체적인 형상이 오히려 형태의 본질을 왜곡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최소한의 구조와 형태로 조형의 본질을 표현하려 했다.


우리는 조형의 본질에 대해서 논하기 전에 우선 예술의 본질을 먼저 언급해야 할 필요가 있다. 예술의 본질에 대해서는 동·서양의 시각 차이가 있다. 동양에서는 정신적 측면에 많은 비중을 두었고, 서양에서는 과학적이고 경험적 시각에서 해석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현대에 들어서면서 동·서양 각자의 시각에서 해석하는 예술관에 한계를 느끼면서 기존의 시각에서 벗어나 더 확장된 영역의 이론을 섭렵하면서 흐름을 만들어간다. 물론, 각자의 입장에서의 확장과 수용이다. 이번 전시에서 점, 선, 면, 색을 통해서 살펴보는 조형의 본질은 궁극적으로 예술의 본질과 맥을 함께 한다.


이번 전시에 참여한 작가는 동양화, 서양화, 도자를 통해 각자의 철학과 시각으로 조형의 본질을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우리나라 대표 원로작가들이다.


먼저 동양화가 ‘송수련’은 ‘관조(觀照)’라는 주제로 자신의 욕심이나 선입견을 모두 내려놓고 무심(無心)이 아닌, 정심(淨心)으로 바라보는 사물과 시간, 관계성의 본질을 꿰뚫어 본다. 수 없이 반복되는 붓질을 통해 표현되는 느낌은 절제와 정제의 미와 한국 채색화의 깊이가 무엇인지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서양화가 ‘김영자’는 점, 선, 면, 색을 통해 주름의 속성을 이야기한다. 작가는 “불규칙한 점, 선, 면, 색이 그리는 규칙성이 만들어내는 주름은 유연하고 확장 가능한 시대정신을 드러내고 생성과 소멸의 영속적 파동을 상징하기도 한다”고 설명한다.


달항아리는 보통 물레로 아랫부분과 윗부분을 성형해서 접합하는 방법을 주로 써왔다. 그래서 달항아리의 중앙 부위를 보면 접합한 자국이 나 있다. 이 방법을 업다지 기법이라 한다. 도자 작가‘조병호’(여주 1호 명장)는 이 전통 기법을 이용하여 달항아리를 만드는 작가이다. 흙과 유약의 성분, 그리고 굽는 온도와 유약의 용융점까지 전통적 방법을 면밀히 탐구하고 현대적 방법을 결합해서 하나의 도자 작품을 얻는다. 특히, 달항아리의 선은 유려함 그 자체이다. 또한 눈이 녹으면서 발하는 유백색과 옥색을 품은 달항아리는 모든 색을 품은 듯, 발색한다.


도자 작가‘박부원’(경기도 광주시 초대 명장)은 타래기법으로 달항아리를 만드는 작가로 유명한 경기도 광주 도자기 명장이다. 업다지 기법과는 다르게 흙을 타래로 만들어 쌓아 올리는 기법으로 항아리를 만든다. 당연히 매끄러움 보다는 질박한 선의 느낌이 더 강조되는데, 그 선의 모양은 당당하고 힘차게 뻗어있다. 또한 현대미술 전반에 각별한 관심을 가져왔던 박부원 명장은 선사시대의 암각화에서 영감을 얻어 본인의 작품에 적용하고 현대적으로 변용하면서 새로운 달항아리 제작에 힘을 쏟고 있다.


이렇듯, 회화와 도자라는 각 장르를 통해 표현한 조형 언어와 양식들은 현대 예술을 가늠해 보고 향후 예술 방향의 단면을 그려보는데 좋은 영감을 줄 것으로 생각한다. 이번 전시에서 회화와 도자 각 장르에서 점, 선, 면, 색을 통해 풀어내는 작가들의 조형 본질에 대한 탐구와 각 작품들이 홀로 존재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각 작품들이 서로 조화를 이루면서 하나의 공간을 만들어내는 모습을 함께 경험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또한 현대미술에서 전통과 전승, 현대적 감각이 어떻게 어우러지고 재탄생하는지 확인해 보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가장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공인중개사협회 법정단체 전환…국회 본회의 통과 한국공인중개사협회를 법정단체로 전환하는 내용을 담은 「공인중개사법 일부개정법률안」이 29일 오후 4시 27분, 제431회 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를 통과했다.이번 법안 통과로 한국공인중개사협회는 1999년 임의단체로 전환된 이후 27년간 정부와 국회를 상대로 지속적으로 요구해 온 핵심 숙원 과제를 마침내 해결하게 됐다.개정안은 지.
  2. 충우회, 20년 ‘나라사랑’ 실천…2026년 정기총회서 새 도약 다짐 충우회(회장 이규현)가 오는 1월 28일 낮 12시, 충남 서산시 베니키아호텔에서 ‘2026년 정기총회’를 열고 향후 사업 방향과 새로운 도약을 다짐한다.이번 정기총회는 지난 20년간 이어온 충우회의 나라사랑 실천과 사회공헌 활동을 되돌아보고, 2026년도 사업 계획의 기틀을 마련하는 자리로 마련됐다.충우회는 단순한 친목 단체를 넘어 ...
  3. 제천 새마을금고 이전·증축 공사, 인도 점령 논란…제천시 “불법 확인 시 과태료 부과” 충북 제천시 청전동에서 진행 중인 동제천 MG새마을금고 이전·증축 공사 현장이 인도를 점거한 채 대형 크레인 차량을 동원해 공사를 진행하면서 시민들의 보행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현장을 확인한 결과, 크레인 차량과 각종 작업 장비가 보도블록 위 인도를 사실상 점령해 보행자들이 통행할 수 없는 상태였으며...
  4. [풀뿌리정치를 말하다] 전북의 이름으로, 기록으로 남긴 도전 [전북특별자치도 취재팀]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가 자신의 정치·행정 여정을 담은 저서 『김관영의 도전』 출판기념회를 2월 1일 오후 전주대학교 학생회관 슈퍼스타홀에서 열었다.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이어진 이날 행사는 출판기념회라는 형식 속에서도 이례적으로 차분했고, 정치적 수사보다 ‘기록’과 ‘성찰’...
  5. 사진·영상 신고 무력화? 비산먼지 현장 외면한 제천시 판단 도마 위 충북 제천시 청전동 아파트철거 현장에서 비산먼지가 발생했다는 신고가 접수됐지만, 제천시가 “출장 당시 살수 조치가 이뤄지고 있었다”는 이유로 행정처분을 하지 않으면서 행정의 소극적 대응을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본지는 앞서 해당 철거 현장에서 살수 조치 없이 철거 공사가 강행되며 다량의 비산먼지가 발생하고 있다.
  6. 울주군보건소, 임신부부 백일해 무료 예방접종 지원 울산 울주군이 신생아에게 치명적인 감염병인 백일해 예방을 위해 다음달부터 지역 임산부와 배우자를 대상으로 ‘백일해(Tdap) 무료 예방접종’을 지원한다고 30일 밝혔다. 백일해는 백일해균에 의해 감염되는 호흡기 질환으로, 전염성이 매우 강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백일해 기초접종을 마치지 않은 생후 2개월 이전 영아의 경우 감...
  7. 제천 제4산단 조성사업, 도 승인 신청…본격 추진 단계 돌입 제천시와 충북개발공사가 추진 중인 ‘제천 제4 산업단지 조성사업’이 산업단지계획 승인 신청을 마치며 본격적인 추진 단계에 들어섰다.제천시는 30일 충청북도에 제천 제4 산업단지 산업단지계획 승인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산업단지계획 승인 신청은 산업단지 조성을 위한 핵심 행정절차로, 향후 사업 추진의 속도와 방향을 좌우.
역사왜곡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