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창국제평화영화제와 강원영상위원회가 함께한 '10월의 금요시네마'가 10월 29일 진행된 철원 상영전을 마지막으로 막을 내렸다. 10월 한 달 동안 평창, 양양, 영월, 화천, 철원 지역 작은영화관에서 진행된 이번 순회상영전은 평창국제평화영화제에서 호평받은 작품들을 강원 관객들에게 선보이며 지역 영상문화의 다양성을 확장하고 지역 관객들의 작품 선택 폭을 넓혔다는 평을 받았다.
지난 10월 29일, 철원 작은영화관 뚜루에서 마지막 순회상영 작품인 한국 단편 애니메이션 <메밀꽃, 운수 좋은 날, 그리고 봄봄>이 상영됐다. 이효석과 현진건, 김유정의 대표작들을 각색한 옴니버스 영화로, 올해 평창국제평화영화제 클로즈업 섹션을 통해 조명했던 작품. 올해 개막작 <무녀도>로 영화제를 찾았던 '연필로 명상하기' 스튜디오 안재훈 감독은 순회상영전의 첫 시작이었던 10월 2일 평창에 이어 철원에도 직접 참석해 관객과의 대화와 캐리커쳐 이벤트를 진행했다. 큰 관심 덕에 신청이 일찍 마감됐던 철원은, 교복을 입은 학생들을 비롯해 다양한 연령층의 관객들이 상영관을 가득 메우며 영화에 대한 관심을 반영했다.
관객과의 대화에 참여한 한 여성 관객은 “영화를 보며 학창 시절에 읽었던 단편 소설들이 떠올랐다”며 “문학이 애니메이션으로 어떻게 구현될지 굉장히 궁금했는데, 힐링하며 현실을 치유받는 느낌이었다”고 전했다. 한 고등학생은 “수업 시간에 배운 작품들이지만 잘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많았는데, 애니메이션을 보며 작품 속 내용에 깊이 공감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안재훈 감독은 “애니메이션에서는 정확하게 시대를 해석하고 담아내는 것이 중요하기에, 오래전 신문들과 기록들을 끊임없이 찾아다니며 작업했다”며 “오랜 시간이 흐른 후에도 이 작품이 자연스럽게 그 시대의 풍경을 기억하게 하는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한 김형석 프로그래머는 “이 작품과 <소나기>, 곧 개봉하는 김동리의 <무녀도>까지, 아마 안재훈 감독은 한국 문학을 가장 사랑한 감독일 것”이라며 “경성을 비롯해 작품 속에 등장하는 시대적 배경에 대한 묘사는 어떤 영화나 드라마보다 훨씬 사실적”이라고 전했다. 안재훈 감독은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으로 <운수 좋은 날>을 꼽았다. “<메밀꽃 필 무렵>에는 봉평과 허생원의 삶이 아름답게 그려졌고, <봄봄>은 새로운 시도를 해볼 수 있어서 좋았다. 다만 <운수 좋은 날>은 특수한 시대적 상황에 대해 영화적으로 조금 더 설명했어야 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며 “국가가 개인을 지켜주지 못할 때 개인이 얼마나 힘든 상황에 처하게 되는지, 저 시대를 살아갔던 이들의 삶에 대해 조금은 떠올려 주셨으면 한다”고 전했다. 이어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문화가 사라져 가고 있는 시기에, 이렇게 많은 관객들과 마주하고 있어 뭉클하다”며 “마을의 이름을 가진 극장에서, 또 다른 세계를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작품들을 계속 봐주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이번 철원 상영전을 마지막으로 10월 한 달 동안 강원영상위원회와 강원도 내 작은영화관들이 협력해 진행했던 순회상영전이 마무리됐다. 평창국제평화영화제 김형석 프로그래머는 “이번 순회상영전을 진행하며 이런 문화 행사에 대한 소중함을 다시 한번 새롭게 인식할 수 있었다”며 “관객들과 직접 만나 소통할 수 있는 자리를 자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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