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국세청 게이트 터졌다...전직 세무서장들 사후뇌물 의혹
  • 김만석
  • 등록 2021-10-06 09:49:01

기사수정



국세청 산하 일선 세무서들이 ‘대민창구’로 운영하는 세정협의회가 본연의 뜻과는 다르게 ‘로비 창구’로 전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세정협의회 민간 회원들은 관할 세무서로부터 세무조사 유예 등의 특혜를 봤고, 세무서장은 각종 민원을 들어준 대가로 퇴직 후 1년간 고문료 명목으로 답례를 받았다는 게 의혹의 핵심이다.


고문료 지급은 여러 경로로 확인된다.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의원(경남 양산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은 “서울 종로세무서 세정협의회 회원인 김모 보령약품 대표로부터 ‘고문료 지급’이 사실이라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종로세무서 모 간부는 한 언론의 기자에게 “세정협의회는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관행적으로, 사실은 사후뇌물 맞다. 


그런데 그것을 터치를 못하는 것”이라는 실토를 했다. 그러면서 “세정협의회라는 이름을 쓰고 있지만 사실 서장들의 사후뇌물, 공공연하게 다 아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또 “세정협의회는 서장 업무고, 서장 영역이라 (세무서 내)어느 누구도 그것에 대해 물어보는 것조차 금기시돼 있다. 명단조차도 보자고 말을 못 한다”고 말했다.


국세청이 국정감사를 앞두고 김두관의원실에 제출한 ‘서울 소재 세무서별 세정협의회 명단’에 따르면 27곳의 서울 일선 세무서가 운영하는 세정협의회 민간 회원은 509곳이다. 세무서 1곳당 평균 19곳이 참여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서울 강남소재 세정협의회 소속 민간 회원은 “고문료 내냐”는 의원실 관계자의 질문에 “네. (전직) 서강들은 (월) 100만원 정도, (전직) 과장들은 한 50만원 정도. 대신 룰이 있다. 1명당 1년 하고 끝난다. 전국이 다 그렇다”며 고문료 성격에 대해서도 “이게 사실은 삥 뜯기는 거잖아요. 전관예우. 그리고 세무조사가 있을 경우 도움을 받으려는 측면이 있다. 보험 성격도 있다”고 답했다. 이어 “아무래도 (세무조사가)부드럽고 쉽게 되니까, 담당자가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완전히 다르다. 조사가 빡세면 그 스트레스도 무시 못한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경기도 동부지역 세정협의회 소속 민간 회원도 김두관의원실 관계자에게 “고문료를 월 50만원 씩 납부한다”고 이야기 했다.


국세청 공무원이 퇴직 후 세정협의회 소속 민간기업에 취업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했다. 특히 송파구 소재 OO산업의 경우 2014년 3월 서울 잠실세무서로부터 기재부장관상을 받고 이듬해 6월 이모 잠실세무서장이 퇴직하자, 시차를 두고 2018년 3월 그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그리고 2019년 3월 OO산업은 잠실세무서 세정협의회에 가입했다. 국세청이 김두관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기재부장관상의 경우 3년간 세무조사 유예 및 납세담보 면제, 무역보험 우대 외에도 공항출입국 우대, 의료비 할인, 대출금리 등 금융 우대, 국방부와 방위사업청 입찰 적격심사 시 가점을 부여하는 적격심사 우대 등의 파격적 혜택이 따른다. 이에 대해 의원실 관계자는 “본인이 관할 내 기업에 상을 주고, 상을 준 곳에 사외이사로 들어간 경우”라며 “무엇보다 기업 입장에서는 3년간 세무조사 유예는 매우 매력적”이라고 지적했다.


지방에서도 세정협의회를 둘러싼 비리 사건이 있었다. 김두관 의원실에 따르면 김모 해남세무서장은 세정협의회로부터 고가의 선물세트를 수수한 혐의(김영란법 위반)가 국무총리실에 적발돼 국무조정실 공직 복무 관리관실로부터 1차 조사를 받고, 현재 국세청 감사담당관실로 사건이 이첩됐다.


국세청은 전국에 7개의 지방국세청과 그 지방청 산하에 130개의 일선 세무서를 두고 있다. 이들 세무서는 대민 창구로 세정협의회를 운영중이다. 국세청이 펴낸 ‘국세청 50년사’를 보면, 세정협의회 역사는 1971년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긴 역사를 자랑하듯 전관예우, 청탁과 봐주기 등의 부정도 관행이란 이름으로 세정협의회에 뿌리 박혔다. 국세청이 김 의원실에 보낸 답변서에 보면 “세정협의회는 지역여론 수렴, 세정홍보 협조 등을 위해 세무서에서 운영하는 민관 협의체”이며, “세무서와 납세자 간의 소통창구로 운영되고 있다”고 기재돼있다.


김 의원은 국세청의 전직 세무서장들에 대한 사후뇌물 의혹을 ‘국세청 게이트’로 규정하면서, “전국의 전직 세무서장들에 대한 국세청게이트 의혹에 대해 수사기관에서 전면적으로 수사 해야 할 것”이라고 강하게 이야기 했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가장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기자수첩】보조금은 눈먼 돈이 아니다…제천문화원 사태, 제천시는 무엇을 했나 보조금은 ‘지원금’이 아니다.혈세다. 그리고 그 혈세를 관리·감독할 책임은 지자체에 있다.최근 제천문화원과 관련해 국민신문고를 통해 제기된 내부 제보 내용은 단순한 회계 미숙이나 행정 착오의 수준을 넘어선다. 보조금 집행 이후 카드수수료를 제한 금액을 되돌려받았다는 의혹, 회의참석 수당과 행사 인건비가 특정 인...
  2. 제천문화원, 내부 제보로 ‘보조금 부당 집행·직장 내 괴롭힘’ 의혹 폭발… 제천시는 민원 취하만 기다렸나 충북 제천문화원이 보조금 부당 집행·근무 불성실·직장 내 괴롭힘 의혹에 휩싸였다. 내부 기간제 근로자인 A 씨가 국민신문고를 통해 구체적 정황을 제출하며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했지만, 제천시가 이를 성의 없는 조사와 민원 취하 종용으로 무마하려 했다는 비판이 거세다.A 씨는 신고서에서 문화원 내부에서 ▲ 각종 사업 보...
  3.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익산시지회, 청소년 주거안전 지킴이로 나서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익산시지회(지회장 김남철)가 지역 청소년의 주거 안전을 위한 공익 활동에 적극 나서며 지역사회에 모범적인 사회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익산시지회는 사회 진출을 앞둔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부동산 기초 이해 및 전세사기 예방교육을 실시했다. 이번 교육은 대학 진학, 자취, 독립 등으로 처음 주거 계...
  4. ‘위약금면제·역대급 과징금’... KT 해킹 조사결과 ‘초긴장’ [뉴스21 통신=추현욱 ]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KT 해킹 조사 최종 결과를 연내 발표하겠다고 밝히면서 KT가 ‘초긴장’하고 있다.19일 업계에 따르면 배 부총리는 지난 1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쿠팡 정보유출 청문회에서 “KT 조사를 빨리 마무리 짓고 연내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당초 ...
  5. 대구경북통합신공항 민간공항 기본계획 고시 19일(금), 대구경북통합신공항의 민간공항 기본계획이 2024년 12월 초안 발표 이후 1년 만에 고시되었다. 당초 예상보다 지연된 것은 의성군 화물터미널 추가 신설에 따른 총사업비 조정 협의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 점이 배경으로 작용했다.  의성군에 들어서게 될 화물터미널은 활주로 동측안으로 최종 결정되었으며, 이는 항공기 통행 ...
  6. 의성군 승진(2026. 1. 1.字) 의성군 승진(2026. 1. 1.字) <5급 승진의결> - 3명▲총무새마을과 오미영 ▲건축과 권귀연▲농업정책과 장승남 <6급 승진> - 15명▲기획예산과 박규택 ▲총무새마을과 배한진▲총무새마을과 전상원 ▲민원과 홍성조▲관광문화과 이문숙 ▲청년정책과 오진석▲통합돌봄과 신유경 ▲안전건설과 여창현▲농촌활력과 김규년 ▲건축과 김..
  7. 서울시지체장애인협회 용산구지회, 2025 연말결산 및 나눔행사 성황리 개최 사단법인 서울시지체장애인협회 용산구지회(회장 김상근)는 12월 19일(금) 오후 6시, 용산구 문화센터 4층 대강당에서 **'2025년 연말맞이 연말결산 및 나눔행사'**를 성황리에 개최했다.이날 행사는 한 해 동안의 활동을 돌아보고, 장애인 당사자와 지역사회가 함께하는 화합과 나눔의 의미를 되새기는 뜻깊은 자리로 마련됐으며, 장애인 ...
역사왜곡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