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텍사스주에서 사실상 낙태를 금지하는 '낙태제한법'이 발효되자 주(州) 경계를 넘어 '원정 낙태'에 나서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텍사스주는 1일부터 사실상 낙태를 금지하는 법이 시행되면서 큰 혼란에 빠졌다.
'심장 박동법'으로 불리는 이 법은 낙태 금지 시기를 20주에서 태아 심장박동이 감지되는 6주로 앞당기는 내용을 담았다. 임신 6주 차는 여성이 아이를 가졌다는 사실을 인지하기 어려워 사실상 낙태를 원천봉쇄하게 된다고 미국 언론들은 전했다.
이렇다 보니 텍사스주 병원 곳곳은 법 시행 직전 낙태를 원하는 여성들이 몰려들면서 대혼란이 빚어졌다. 또한 텍사스주와 인접한 주의 병원들은 평소보다 두 배 이상 많은 수의 낙태 상담 전화가 쏟아졌다.
이같은 상황에 비영리단체 펀드 텍사스 초이스(FTC)는 텍사스를 비롯 낙태 제한법이 있는 지역의 여성들이 해당 지역을 벗어나 다른 주에서 시술을 바을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원정 낙태는 벌써 현실화한 것이다.
낙태 찬성단체를 이끄는 알렉시스 맥길 존슨은 "위헌적인 낙태 금지법 때문에 텍사스의 700만 명 가임기 여성이 낙태 접근권을 상실하게 됐다"며 "여성들이 낙태를 위해 수백만 마일을 여행하도록 강요받고 있다"고 비판했다.
임신 건강 문제 연구단체 구트마허 인스티튜트는 법 시행 이전 텍사스 여성이 낙태 클리닉까지 가는 평균 거리는 12마일(약 20㎞)이었으나 법 발효 이후 원정 낙태 여성의 이동 거리는 20배나 먼 248마일(약 400㎞)로 늘어난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낙태 반대 단체들은 새 법 시행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면서 불법 낙태 감시 활동에 착수했다. 심지어 낙태 현상금 사냥꾼까지 등장할 기세다.
낙태 반대단체 '텍사스 생명권' 트위터에는 한 회원이 "방금 낙태 클리닉에 한 남자가 여자를 태우고 가는 것을 봤다"며 "현상금을 받게 되느냐"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미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지역이자 캘리포니아에 이어 둘째로 인구가 많은 텍사스에서 낙태제한법이 통과하자 다른 주(州)에서도 파장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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