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1000원 가게' 다이소
  • 조기환
  • 등록 2021-05-25 13:31:30

기사수정

국내 오프라인 유통기업 중에 유일하게 실적이 고공행진하는 곳이 있다. '1000원 가게'로 유명한 다이소다. 최근 공시된 작년 다이소 매출은 1조9785억원. 전년보다 20% 넘게 성장했다. '제4 유통'으로 불리는 균일가 매장을 국내에 안착시킨 사람이 박정부 아성다이소 회장이다. 


공과대학을 나온 그는 중소기업에서 근무하다가 어쩔 수 없는 일로 회사를 나왔다. 늦깎이로 일본 연수를 대행하는 회사를 세웠고, 기념품과 생활용품을 일본으로 수출하는 사업을 병행했다. 그는 일본 다이소산업에 납품하며 유통업에 눈을 돌렸다. "1989년 무렵부터 일본으로 물건을 팔러 다녔는데 일본 기업으로부터 주문을 받는 일은 쉽지 않았다. 이때 100엔 숍을 보며 내 손으로 직접 팔아보자는 생각을 갖게 됐다. 


1992년 아성다이소 전신인 아성산업을 설립했고 1997년 5월 천호동에 첫 매장을 열었다." 이렇게 닻을 올린 다이소는 초기에는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적자를 벗어나는 데도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러나 10년 만에 매출이 1000억원을 돌파했고, 2015년에는 1조원을 넘어섰다. 현재 매장은 1300여 곳에 달한다. 다이소 성공 요인은 가격을 월등히 앞서는 상품 가치에 있다. 박 회장 설명을 들어보자. "1000원짜리 제품과 1000원 현금을 놓고 선택하라고 했을 때 머뭇거림 없이 상품을 집도록 해야 한다." 


가격 대비 성능과 만족도를 높여야 한다는 것인데 구매와 물류, 마케팅, 매장 운영 등 모든 게 혼연일체로 움직여야 가능한 일이다. 박 회장은 '싼 게 비지떡'이라는 말을 가장 싫어한다. 그는 싸면서도 품질과 가치가 높은 상품을 내놓으려면 스스로 철저해야 한다는 '자강론'을 펼친다. "상품이 매장까지 나오는 과정은 길다. 모든 단계를 미리 연출하고 준비한다. 납품업체와 새로운 제품에 대한 디자인과 개념을 논의하고 시제품을 만들어 오면 치열하게 토론한다. 이렇게 힘든 과정을 거치는 이유는 분명하다. 우리가 게으르면 고객이 먼저 알기 때문이다. 하나가 불량이면 고객은 100% 불량이라고 생각한다." 


동종업계가 극심한 불황에 빠져 있는데도 홀로 호황을 누리는 저력이 어디에 있는지 엿볼 수 있는 말이다. 일본에서는 일기일회(一期一會)를 ‘이찌고 이찌에’라고 읽는다. 일본의 다도(茶道)를 상징하는 단어로서 “다회(茶會)에 임할 때는 그 다회가 일생에 한번 뿐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의미다. 일본의 직업의식은 대개 그러하다. 일기일회, 즉 ‘이찌고 이찌에’의 심정으로 손님을 대한다. “한번 온 손님을 다시 오게 만들 수 있다면 언제 어디서 장사를 해도 성공한다”는 문구가 ‘장사의 신’에 나온다. 


그 책의 저자 ‘우노 다카시’가 일본의 선술집(이자카야)을 매번 성공시키는 아주 단순하면서도 어려운 비결이다. 한번 온 손님이 다시 온다는 것은 일기일회의 마음가짐으로 정성껏 손님을 대할 때 비로소 가능하기 때문이다. 일본의 우동집과 이자카야, 모노쯔쿠리, 마찌코바,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사장들 대부분이 그런 치열한 직업의식에 충실하다.


(장박원 매경 논설위원, 박정부 아성다이소 회장의 自强)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가장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공인중개사협회 법정단체 전환…국회 본회의 통과 한국공인중개사협회를 법정단체로 전환하는 내용을 담은 「공인중개사법 일부개정법률안」이 29일 오후 4시 27분, 제431회 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를 통과했다.이번 법안 통과로 한국공인중개사협회는 1999년 임의단체로 전환된 이후 27년간 정부와 국회를 상대로 지속적으로 요구해 온 핵심 숙원 과제를 마침내 해결하게 됐다.개정안은 지.
  2. 충우회, 20년 ‘나라사랑’ 실천…2026년 정기총회서 새 도약 다짐 충우회(회장 이규현)가 오는 1월 28일 낮 12시, 충남 서산시 베니키아호텔에서 ‘2026년 정기총회’를 열고 향후 사업 방향과 새로운 도약을 다짐한다.이번 정기총회는 지난 20년간 이어온 충우회의 나라사랑 실천과 사회공헌 활동을 되돌아보고, 2026년도 사업 계획의 기틀을 마련하는 자리로 마련됐다.충우회는 단순한 친목 단체를 넘어 ...
  3. 제천 새마을금고 이전·증축 공사, 인도 점령 논란…제천시 “불법 확인 시 과태료 부과” 충북 제천시 청전동에서 진행 중인 동제천 MG새마을금고 이전·증축 공사 현장이 인도를 점거한 채 대형 크레인 차량을 동원해 공사를 진행하면서 시민들의 보행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현장을 확인한 결과, 크레인 차량과 각종 작업 장비가 보도블록 위 인도를 사실상 점령해 보행자들이 통행할 수 없는 상태였으며...
  4. [풀뿌리정치를 말하다] 전북의 이름으로, 기록으로 남긴 도전 [전북특별자치도 취재팀]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가 자신의 정치·행정 여정을 담은 저서 『김관영의 도전』 출판기념회를 2월 1일 오후 전주대학교 학생회관 슈퍼스타홀에서 열었다.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이어진 이날 행사는 출판기념회라는 형식 속에서도 이례적으로 차분했고, 정치적 수사보다 ‘기록’과 ‘성찰’...
  5. 울주군보건소, 임신부부 백일해 무료 예방접종 지원 울산 울주군이 신생아에게 치명적인 감염병인 백일해 예방을 위해 다음달부터 지역 임산부와 배우자를 대상으로 ‘백일해(Tdap) 무료 예방접종’을 지원한다고 30일 밝혔다. 백일해는 백일해균에 의해 감염되는 호흡기 질환으로, 전염성이 매우 강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백일해 기초접종을 마치지 않은 생후 2개월 이전 영아의 경우 감...
  6. 제천 제4산단 조성사업, 도 승인 신청…본격 추진 단계 돌입 제천시와 충북개발공사가 추진 중인 ‘제천 제4 산업단지 조성사업’이 산업단지계획 승인 신청을 마치며 본격적인 추진 단계에 들어섰다.제천시는 30일 충청북도에 제천 제4 산업단지 산업단지계획 승인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산업단지계획 승인 신청은 산업단지 조성을 위한 핵심 행정절차로, 향후 사업 추진의 속도와 방향을 좌우.
  7. 서생면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착한기업·착한가게 현판 전달 울주군 서생면 지역사회보장협의체(공동위원장 최자애, 김형수)가 30일 신규 착한기업과 착한가게로 가입한 업체 3곳을 방문해 현판 전달식을 가졌다.신규 착한기업은 (주)세이프(대표 이상범)와 키존(주)에너지산단지점(대표 이승희) 등 2곳이며, 동해곰장어나라(대표 예선자)가 신규 착한가게로 가입했다. 이날 협의체 위원들은 어려운 경..
역사왜곡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