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VR 디스플레이 선글라스만큼 얇아진다, 서울대 공대 이병호 교수팀 개발
  • 조기환
  • 등록 2021-03-29 09:39:25

기사수정



서울대 공과대학(학장 차국헌)은 전기·정보공학부 이병호 교수팀이 커다란 헤드셋 형태인 VR(Virtual Reality, 가상현실) 장치의 크기를 대폭 줄일 수 있는 새로운 VR 디스플레이 기술을 개발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연구로 VR의 대중 확산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되던 거추장스럽고 불편한 착용감에 대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 VR 디스플레이의 부피가 큰 이유는 내부에 존재하는 공간 때문이다. 이 공간의 두께를 줄이려면 VR 광학계 렌즈의 초점거리를 줄여야 하지만 눈과 렌즈 사이에 확보돼야 할 최소 거리(아이 릴리프, Eye Relief)를 위해서는 너무 짧은 초점거리의 렌즈는 사용할 수 없는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VR 광학계 설계에 착수했다.

연구팀이 제안한 렌즈 배열 VR 디스플레이는 기존 렌즈 외에 2차원 렌즈 배열을 추가로 삽입한 구조다. 2차원 렌즈 배열이란 작은 렌즈들이 병렬로 배열된 광학소자다. 이 광학계 구조에서는 아이 릴리프 거리는 그대로 확보하면서 렌즈의 실질적인 초점거리를 줄일 수 있기 때문에 필요한 공간을 기존 대비 절반 이하로 줄일 수 있다.

또한 연구팀은 빛의 편광 상태를 제어함으로써 빛이 광학계의 공간 안에서 앞뒤로 왕복 진행하도록 광경로를 접는(Folding) 기법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짧은 물리적 거리만으로 충분한 광경로를 확보한 것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어 필요한 공간을 추가로 3분의 1 더 줄였다. 이에 따라 부피는 총 6분의 1 이하로 줄어든다. 결과적으로 연구팀은 이론상 3.3mm 두께의 공간만을 필요로 하는 VR 광학계 설계 개발에 성공했다.

이 기술의 핵심은 라이트 필드(Light Field) 분석을 통해 렌즈 배열이 내재적으로 지니는 단점을 보완하고 VR에 적합한 성능을 갖도록 최적화한 것이다. 연구팀이 개발한 디스플레이 광학계는 얇은 두께뿐만 아니라 가로 102도, 세로 102도의 넓은 시야각, 8.8mm 너비의 눈동자 중심 위치 영역(아이 박스, Eye-Box), 20mm의 아이 릴리프 거리를 가지는 등 뛰어난 안경형 VR 디스플레이 성능을 갖췄다.

연구팀은 액정표시장치(LCD) 디스플레이 패널과 프레넬(Fresnel) 렌즈를 사용해 제작한 안경형 프로토타입을 공개했다. 이 안경형 장치는 내부 공간, LCD 패널 및 프레넬 렌즈 등 필요한 소자의 두께를 모두 포함해 그 두께가 8.8mm에 불과하다.

연구 논문의 제1저자인 방기승 연구원은 “이번에 고안된 안경형 VR 디스플레이는 10년간 해결되지 못했던 불편한 착용감 및 제한된 사용 환경 등의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며 “해상도 등 성능을 더 발전시켜 실제 안경처럼 일상생활 내내 착용할 수 있는 가상현실 및 증강현실 하드웨어를 구현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병호 교수는 “이는 VR 기기의 새로운 장을 열 혁신기술”이라고 말했다. 이 기술은 국제특허를 출원했으며 제품 생산에 나서는 기업이 있다면 1~2년 안에 상용화가 가능한 수준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가상현실 분야의 세계적인 학술회의인 IEEE VR에서 3월 29일 발표될 예정이며, 권위 있는 학술지인 ‘IEEE TVCG(Transactions on Visualization and Computer Graphics)’에 3월 25일 자로 공개됐다. 해당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및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의 디지털콘텐츠 원천기술 개발 사업의 지원을 받았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가장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제천문화원, 내부 제보로 ‘보조금 부당 집행·직장 내 괴롭힘’ 의혹 폭발… 제천시는 민원 취하만 기다렸나 충북 제천문화원이 보조금 부당 집행·근무 불성실·직장 내 괴롭힘 의혹에 휩싸였다. 내부 기간제 근로자인 A 씨가 국민신문고를 통해 구체적 정황을 제출하며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했지만, 제천시가 이를 성의 없는 조사와 민원 취하 종용으로 무마하려 했다는 비판이 거세다.A 씨는 신고서에서 문화원 내부에서 ▲ 각종 사업 보...
  2. 【기자수첩】보조금은 눈먼 돈이 아니다…제천문화원 사태, 제천시는 무엇을 했나 보조금은 ‘지원금’이 아니다.혈세다. 그리고 그 혈세를 관리·감독할 책임은 지자체에 있다.최근 제천문화원과 관련해 국민신문고를 통해 제기된 내부 제보 내용은 단순한 회계 미숙이나 행정 착오의 수준을 넘어선다. 보조금 집행 이후 카드수수료를 제한 금액을 되돌려받았다는 의혹, 회의참석 수당과 행사 인건비가 특정 인...
  3. 중부소방서·드론전문의용소방대·CPR전문의용소방대·태화파출소 [뉴스21 통신=최세영 ]▲ 사진제공=중부소방서 드론전문의용소방대울산중부소방서 구조대와 드론전문의용소방대, CPR전문의용소방대, 태화파출소는 12월 13일(토)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까지 태화연 호수공원 일대에서 겨울철 생활안전 및 화재예방 강화를 위한 합동 안전 캠페인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이번 캠페인은 동절기 산불 위험 증...
  4. “We Serve” 실천 60년…울산라이온스클럽이 미래 100년을 향하다 [뉴스21 통신=최세영 ]▲ 사진제공=울산라이온스클럽2025년 12월 11일(목) 오후 6시 30분, 울산 보람컨벤션 3층에서 울산라이온스클럽 창립 60주년 기념식이 성대하게 개최됐다. 이번 행사에는 지역사회 인사뿐 아니라 울산 무궁화라이온스클럽을 포함한 30개 라이온스클럽의 회장단과 라이온들이 참석해 울산라이온스클럽의 60년 역사를 함께 축...
  5.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익산시지회, 청소년 주거안전 지킴이로 나서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익산시지회(지회장 김남철)가 지역 청소년의 주거 안전을 위한 공익 활동에 적극 나서며 지역사회에 모범적인 사회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익산시지회는 사회 진출을 앞둔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부동산 기초 이해 및 전세사기 예방교육을 실시했다. 이번 교육은 대학 진학, 자취, 독립 등으로 처음 주거 계...
  6. “염화칼슘에 가로수가 죽어간다”… 제천시,친환경 제설제 782톤’ 긴급 추가 확보 충북 제천시가 겨울철마다 반복돼 온 염화칼슘 과다 살포로 인한 도심 가로수 피해 논란 속에, 뒤늦게 친환경 제설제 782t을 추가 확보했다.환경 단체와 시의회의 강한 문제 제기가 이어지자, 시가 올해 겨울철 제설 정책을 전면 수정한 것이다.지난 9월 19일 열린 ‘제설제 과다 살포에 따른 가로수 피해 실태 간담회’에서는 “인도 ...
  7. [신간소개]악마의 코드넘버 새디즘 신은 나를 버렸으나, 나는 12미터의 종이 위에 나만의 신을 창조했다." 18세기 가장 위험한 작가, 마르키 드 사드의 충격적 실화 바탕 팩션! '사디즘(Sadism)'이라는 단어의 기원이 된 남자, 마르키 드 사드 백작. 그는 왜 평생을 감옥에 갇혀야 했으며, 잉크가 마르자 자신의 피를 뽑아 글을 써야만 했을까? 전작 《지명의 숨겨진 코드》...
역사왜곡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