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상거래업체 '쿠팡'이 미국 증시에 성공적으로 상장하자 경쟁업체인 마켓컬리도 연내 증시 상장 추진 계획을 밝혔다.
쿠팡이 미국 상장으로 실탄을 확보하고, 네이버와 SSG닷컴이 연합전선을 구축하는 등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자 생존하기 위해 추가 자금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마켓컬리 운영사 컬리에 따르면 김슬아 대표는 최근 팀장급 이상 직원들을 대상으로 연내 상장 추진 계획을 공유했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올해 안에 상장을 추진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미국 증시로 한정하지는 않았다"면서 "한국과 미국 시장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도 김 대표가 연내 상장을 위한 계획을 금융인들과 논의하고 있다며 "마켓컬리가 쿠팡처럼 올해 중 미 뉴욕 증시 상장을 검토 중"이라고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는 마켓컬리가 약 8억8000만달러(약 1조원) 가치를 가진 업체라고 소개했다. 또 내부자료를 인용해 마켓컬리 이용자의 재이용률이 60%로 업계 평균치(29%)보다 훨씬 높다고 전했다.
저널은 세계에서 다섯번째로 큰 한국의 온라인 쇼핑 시장은 올해 규모가 1천160억달러로 작년보다 11%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며 한국 온라인 시장의 강점으로 자체 물류 시스템을 통한 안정적인 배송 등을 꼽았다.
2015년 문을 연 마켓컬리는 국내 최초로 '새벽배송'이라는 개념을 만들어냈다. 아침 식사 전에 신선식품 등을 배송해 젊은 주부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탔고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2015년 29억원 수준이었던 연매출은 2019년에 4289억원으로 급증했다. 다만 적자도 매년 늘어나 2019년 순손실 975억원을 기록했다. 회원 수는 이달 현재 700만명을 넘어섰고 지난달 문을 연 김포 물류센터를 포함 총 4개의 물류 센터를 운영 중이다.
김 대표는 WSJ 인터뷰에서 "신선 먹거리로 시작한 사업을 다른 제품 영역으로 확장하기보다는 계속 식품 분야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된 쿠팡은 공모가보다 40.71% 오른 49.25달러에 장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