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제주 신창리 바다에서 中 중세 무역선의 3.1m 대형 닻돌 발견
  • 유성용
  • 등록 2020-11-24 14:50:40

기사수정


제주 신창리 닻돌 인양 현장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소장 김연수)와 국립제주박물관(관장 김유식)이 공동으로 올해 5월말부터 7월까지 실시한 제주 신창리 해역 수중발굴조사에서  중국 도자기, 동전과 함께 3.1m짜리 대형 닻돌(碇石) 1점을 확인하였다. 제주 신창리 해역 수중유적은 중국 남송(南宋, 1127~1279)대 도자기가 다량 발견되고 있는 곳으로, 과거 중국 무역선이 난파되면서 형성된 유적으로 추정된다.


이번에 발굴된 닻돌은 두 조각으로 쪼개져 발견되었으며, 전체적으로 긴 마름모꼴로 중앙부가 두툼하고 양 끝으로 갈수록 가늘어지는 형태이다. 모든 면을 편평하게 다듬었는데, 자연석의 일부만을 다듬어 사용한 우리나라 전통 닻돌과는 차이를 보인다. 닻돌 중앙부에는 닻채와 맞닿는 부분에 22cm의 얕은 홈이 가공되어 있으며, 고정못을 설치하기 위한 폭 7cm 가량의 홈도 확인된다.


이런 형태의 닻돌은 중국 송·원대에 유행하던 것으로 중국 송나라 사신인 서긍(徐兢)이 쓴 『선화봉사고려도경(宣和奉使高麗圖經)』에 형태나 사용방법이 상세히 기록(“… 아래에는 닻돌을 달아매고 돌 양 곁에 나무 갈고리 두 개를 두었다. … 닻을 내려 물 바닥에 떨구고, 닻줄을 당겨 고정시키면 배는 가지 않는다.”)되어 있다.


이로 보아 닻돌은 나무로 된 닻가지와 결합되어 배를 정박시키는데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중국에서는 이런 형태의 닻을 목조석정(木爪石碇)이라고 부른다.


중국 닻돌이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사례로는 태안 마도 해역에서 3점, 진도 명량대첩로 해역에서 1점이 있다. 이 닻돌들은 길이 175cm 내외, 두께 11~13cm, 무게 100~130kg 정도이나, 이번 신창리 해역에서 발견된 닻돌은 전체 길이 310cm, 중심부 폭 36cm, 중심부 두께 29cm, 무게 586kg으로 크기와 무게가 기존 닻돌에 비해 매우 크고 무겁다는 점이 특징이다.


지금까지 발견된 송대 닻돌 중 중국 광둥성 양장(陽江)시 앞바다에서 발견된 난하이(南海) 1호의 닻돌이 가장 큰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닻돌은 길이 310cm, 무게 420kg로 신창리 해역에서 발견된 것과 길이와 형태는 비슷하나, 무게는  신창리 것이 약 1.4배 무겁다. 이를 통해 신창리 해역에서 난파된 선박의 규모를 간접적으로나마 추정해 볼 수 있다.


이번 발굴조사에서는 닻돌과 함께 중국 동전도 확인되었다. 발견된 동전은 경덕원보(景德元寶, 1004~1007년 주조), 희령원보(熙寧元寶, 1068~1077년), 선화통보(宣和通寶, 1119~1125년)로 모두 북송(北宋)대에 만들어진 것이다. 이 동전들 중 경덕원보는 고려 시대 제주도의 대표적 사찰인 수정사 터에서 중국 도자기와 함께 발견된 사례가 있으며, 희령원보는 제주 고내리 유적에서 발견된 사례가 있다. 이렇듯 제주도내 육상과 바다 속에서 같은 종류의 유물이 확인된다는 것은 과거 바닷길을 통한 동아시아 국제교류 상에서 제주도의 위치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사례라 할 수 있다.


제주 신창리 수중유적은 1983년 금제 장신구가 발견되면서 처음 존재가 알려졌다. 지난해 처음으로 진행된 정식 발굴조사에서 중국 남송대 저장성 룽취안(龍泉) 요에서 생산된 다량의 도자기와 상인이 직접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인장 2점을 확인한 데 이어, 올해 2차년 발굴조사에서 대형 중국 닻돌과 중국 송대(宋代)의 동전까지 발견되어 신창리 해역 수중유적의 성격을 규명하는 중요 자료들을 추가 확보하였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앞으로도 신창리 해역을 포함하여 제주도 해안에 대한 지속적인 조사를 계획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과거 해양교류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보다 다양한 연구가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가장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기자수첩】보조금은 눈먼 돈이 아니다…제천문화원 사태, 제천시는 무엇을 했나 보조금은 ‘지원금’이 아니다.혈세다. 그리고 그 혈세를 관리·감독할 책임은 지자체에 있다.최근 제천문화원과 관련해 국민신문고를 통해 제기된 내부 제보 내용은 단순한 회계 미숙이나 행정 착오의 수준을 넘어선다. 보조금 집행 이후 카드수수료를 제한 금액을 되돌려받았다는 의혹, 회의참석 수당과 행사 인건비가 특정 인...
  2. 제천문화원, 내부 제보로 ‘보조금 부당 집행·직장 내 괴롭힘’ 의혹 폭발… 제천시는 민원 취하만 기다렸나 충북 제천문화원이 보조금 부당 집행·근무 불성실·직장 내 괴롭힘 의혹에 휩싸였다. 내부 기간제 근로자인 A 씨가 국민신문고를 통해 구체적 정황을 제출하며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했지만, 제천시가 이를 성의 없는 조사와 민원 취하 종용으로 무마하려 했다는 비판이 거세다.A 씨는 신고서에서 문화원 내부에서 ▲ 각종 사업 보...
  3. 중부소방서·드론전문의용소방대·CPR전문의용소방대·태화파출소 [뉴스21 통신=최세영 ]▲ 사진제공=중부소방서 드론전문의용소방대울산중부소방서 구조대와 드론전문의용소방대, CPR전문의용소방대, 태화파출소는 12월 13일(토)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까지 태화연 호수공원 일대에서 겨울철 생활안전 및 화재예방 강화를 위한 합동 안전 캠페인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이번 캠페인은 동절기 산불 위험 증...
  4.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익산시지회, 청소년 주거안전 지킴이로 나서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익산시지회(지회장 김남철)가 지역 청소년의 주거 안전을 위한 공익 활동에 적극 나서며 지역사회에 모범적인 사회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익산시지회는 사회 진출을 앞둔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부동산 기초 이해 및 전세사기 예방교육을 실시했다. 이번 교육은 대학 진학, 자취, 독립 등으로 처음 주거 계...
  5. 울산시, 청년형 유홈(U home) 청년들에 인기 [뉴스21 통신=최세영 ] 유홈(달동)                          유홈(백합)유홈(삼산)유홈(양정)유홈(태화)                                ▲ 조감도제공=울산광역시울산시가 지난 11월 28일부터 12월 10일까지 청년층의 주거만족도 향상을 위해 추진 중...
  6. KTX·고속버스 한 곳에서, 익산역 환승체계 개선 구상 나서 호남 철도의 관문 '익산역'이 고속철도와 고속·시외버스, 택시 등 다양한 교통수단을 한자리에서 갈아타는 복합환승센터로 확장하는 밑그림을 그려나간다.  익산시는 국토교통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대광위)가 추진하는 '복합환승센터 혁신모델 컨설팅 지원사업' 공모에 익산역이 최종 선정됐다고 11일 밝혔다. ...
  7. 이동환 고양시장, 고양시 “2개 노선 도시철도망 확정” 환영 [뉴스21 통신=추현욱 ]고양특례시 관내 도시철도 2개 노선이 12일 제2차 경기도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되어 국토부에서 최종 승인·고시했다.이동환 고양특례시장은 “고양시 서북부지역의 열악한 교통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추진해 왔던 철도교통망 확충계획의 일부인 도시철도 사업이 확정되었다”라고 밝히고 “촘촘한 ...
역사왜곡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