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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항쟁의 격전지 ‘거창 거열산성’ 국가사적 지정
  • 김희백
  • 등록 2020-09-24 14:5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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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거창지역 삼국시대 산성 중 최대 규모


거창군은 문화재청이 ‘거창 거열산성’을 국가지정문화재 사적 제559호로 지정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번에 국가사적으로 지정된 거열산성은 삼국항쟁기와 백제부흥운동기에 신라와 백제가 각축을 벌이던 곳으로, 거창군의 진산(鎭山)인 건흥산(乾興山, 해발 572m) 정상부를 둘러가며 돌로 쌓은 신라 산성이다.


지금까지 지표조사 1회, 시굴 2회, 발굴 2회 등의 학술조사와 2차례 학술대회를 통해 거열산성은 신라시대에 축성된 1차성과 통일신라시대에 증축된 2차성으로 구성되어 축성시기와 축성방법, 산성의 운영 시기를 달리하는 독특한 형태로 신라 산성의 변화과정을 밝힐 수 있는 핵심유적임이 확인되었다.


1차성의 둘레는 약 418m이며 1차성에 덧붙여 축조된 2차성의 둘레는 약 897m로, 2차성과 연결되지 않는 1차성 안쪽을 헐어낸 구간과 1․2차성 중복구간을 제외한 전체 산성 둘레는 약 1,115m이다. ‘삼국사기(三國史記)’ 등 고문헌의 기록에 의하면 1차성은 663년까지 백제부흥운동이 전개된 것으로 기록된 거열성으로 비정되고 있다.


이후 1차성에 증축된 2차성은 673년(신라 문무왕 13년) 나당전쟁을 대비하기 위해 신라가 거점지역인 거열주에 축조한 만흥사산성(萬興寺山城)으로 파악되며, 이는 ‘대동지지(大東地志)’ 기록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서쪽 계곡에 조성된 1차성의 집수시설(集水施設, 성내에 물을 모으는 시설)과 동쪽 계곡의 2차성의 집수시설은 축조방법 및 구조 등에서 차이를 보이며, 축성기법의 변화와 함께 고대토목공법 복원과 수리사(水利史) 연구에 있어 중요한 자료이다.


이 중 2차성의 집수시설은 매우 가파른 경사면에 조성되어 있으며, 대규모의 축대, 상부의 토사가 집수시설 내로 흘러드는 것을 막기 위한 수거시설(水渠施設, 깬돌로 만든 물도랑), 정연하게 축조한 방형의 호안석축(護岸石築, 집수시설 벽면을 보호하기 위해 깬돌로 쌓은 구조물), 집수시설 내 수위가 일정 높이에 도달하면 물을 외곽으로 배출하여 축대가 유실되는 것을 방지하는 여수로(餘水路)의 설치, 영조척(營造尺, 토목건축에 사용된 자)을 이용한 계획적인 축조기법 등이 확인되었다.


거열산성은 축성시기를 달리하는 1차성과 2차성으로 구성되어 있고, 기존 성곽유적에서 확인된 사례가 많지 않은 계곡부 집수시설이 1차성과 2차성에서 모두 확인되어 성곽연구사 및 수리사 연구를 위한 핵심유적에 해당되며, 문헌에서도 실체가 확인되는 등 그 역사적 가치와 희소성을 인정받아 국가사적으로 지정되었다.


구인모 거창군수는 “거창군민의 숙원사업이자 공약사업인 거열산성이 국가사적으로 지정되어 군민과 기쁨을 같이 나누며 거창군이 품격 있는 역사문화관광 도시로 거듭날 수 있는 큰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 문화재 학술조사와 역사 유적사업을 통해 군민의 문화적 자긍심을 더욱 높일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거창군은 거열산성 사적의 체계적인 보존․정비를 통해 역사문화 활용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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